[골닷컴] 강동훈 기자 = 이탈리아 현지에서 손흥민(33·로스앤젤레스FC)이 올겨울 AC밀란으로 단기 임대이적할지 관심이 상당히 크다. 손흥민이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비시즌 기간 AC밀란으로 단기 임대이적할 수 있을 거란 루머가 확산된 가운데, 국가대표 동료이자 후배인 오현규(24·헹크)에게 손흥민이 AC밀란으로 단기 임대이적할 가능성을 물어봤다.
AC밀란 소식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밀란 뉴스는 24일(한국시간) “손흥민이 이번 겨울 MLS 휴식기 동안 AC밀란으로 단기 임대이적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과거 데이비드 베컴이 그랬던 것처럼”이라면서 “그리고 이것은 단순한 이적설이 아니라 실제로 가능성이 있다. 손흥민의 국가대표 동료 오현규의 발언을 통해 그것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밀란 뉴스에서 활동하는 알레산드로 스키아보네 기자는 오현규와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오현규에게 손흥민의 AC밀란 단기 임대이적설을 묻자 오현규는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는 있겠지만 최종 결정은 (흥민이형) 본인에게 달려 있다”면서 “흥민이형은 여전히 실력이 뛰어나다. AC밀란이나 다른 빅클럽에서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올겨울 MLS 휴식기 기간 AC밀란으로 단기 임대이적할 지는 알아서 결정할 것 같다”고 했다.
오현규는 계속해서 “흥민이형이 LA 생활이 정말 멋지다고 제게 말해줬었다. 저는 아직 LA에 가본 적이 없는데 꼭 가보고 싶다. 제 목표는 내년에 열리는 북중미 월드컵 때 LA에서 뛰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흥민이형은 제 우상이다. 어렸을 때부터 흥민이형이 뛰는 경기를 다 봤다. 지금 국가대표 주장도 맡고 있다. 발자취를 따라가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이탈리아 현지에서 손흥민이 올겨울 AC밀란으로 단기 임대이적할지 관심이 상당히 큰 이유는, 최근 그의 LA FC 계약서에 단기 임대이적할 수 있는 특별 조항, 이른바 ‘베컴룰’이 있다는 사실이 유출되면서다. 2007년 7월부터 LA 갤럭시에서 뛰던 베컴은 2009년 1월과 2010년 1월 두 차례에 걸쳐 AC밀란으로 단기 임대이적했는데, 이는 그가 LA 갤럭시와 계약할 당시 MLS 비시즌 기간 단기 임대이적할 수 있는 ‘특별 조항’을 삽입했기에 가능했다.
앞서 지난 8월, 토트넘과 10년 동행에 마침표를 찍고 LA FC로 전격 이적하면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 손흥민은 당시 LA FC와 계약을 체결할 때 ‘베컴룰’을 삽입했다. 이에 따라 만약 손흥민이 ‘베컴룰’을 발동하기로 한다면, 내년 1월 겨울 이적시장 문이 열리면 LA FC와 잠시 동행을 멈추고 단기 임대이적을 통해 다른 구단에서 뛸 수 있다. AC밀란은 이때 과거 베컴을 임대영입했던 것처럼 손흥민을 단기 임대영입하겠다는 계획이다.
K리그처럼 춘추제로 운영되는 MLS는 매년 2월에 시즌을 시작해 그해 12월 초에 시즌이 종료된다. 이후 2~3개월 동안 비시즌 기간에 돌입한다. 비시즌 기간에는 보통 휴식을 취한 후 새 시즌을 준비하는 시간을 갖는다. 반면 매년 8월에 시작해 이듬해 5월에 시즌을 종료하는 추춘제로 운영되는 세리에A를 비롯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스페인 라리가, 독일 분데스리가, 프랑스 리그1 등은 MLS가 비시즌 기간에 돌입할 때 한창 치열한 순위싸움을 벌인다.
또다른 AC밀란 소식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셈프레 밀란은 지난 22일 이적시장 전문 매체 트랜스퍼 피드를 인용해 “며칠 전 놀랍게도 손흥민이 AC밀란으로 임대이적할 거란 예상이 나왔다. 이는 손흥민이 MLS 휴식기 때 단기 임대이적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라며 “현재로선 루머일 뿐이며 신뢰할 만한 출처를 통해 확인된 건 없다. 그러나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으며, 계약조건에 대한 추가 정보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물론 현실적으로 손흥민이 ‘베컴룰’을 발동할 가능성은 낮을 거로 전망되고 있다. 사실상 마지막 월드컵인 만큼 모든 것을 쏟아 부겠다고 간접적으로 밝혀온 손흥민이 내년 6월 북중미에서 열리는 월드컵을 앞두고 무리하지 않기 위해서다. 특히 MLS 일정이 끝난 직후 곧바로 단기 임대이적해 강행군을 이어간다면 부상 위험이 커지기에 휴식을 취할 거로 예상되고 있다. 손흥민의 주급과 보너스 등 해결해야 할 부차적인 문제도 뒤따른다.
LA FC 스티브 체룬돌로 감독도 “사람들은 날씨와 정치, 심지어 제 헤어스타일 등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전 그런 것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믿지 않는다”면서 “손흥민에 대해서는 확실한 게 없다. 그가 올겨울 유럽무대로 복귀할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다만 확실한 건 그가 LA FC에서 헌신한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모든 경기에서 이기길 원하고, 시즌이 끝날 때까지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AC밀란이 손흥민을 단기 임대영입할 거란 관측이 나오면서 현지에선 기대감이 계속 커지고 있다. 셈프레 밀란에 따르면 유명 축구 해설가 카를로 펠레가티는 AC밀란이 손흥민을 단기 임대영입하는 것에 동의하면서 “손흥민의 존재는 저를 미치게 할 정도”라며 “그는 최전방과 왼쪽, 오른쪽 어디서든 뛸 수 있고, 공격을 완벽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완벽한 선수다. AC밀란 유니폼을 입길 바란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