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손세이셔널’ 손흥민(33·로스앤젤레스 FC)이 올겨울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비시즌 기간 이탈리아 세리에A를 대표하는 명문 AC밀란으로 단기 임대이적할 거란 관측이 끊이질 않고 있다. 만약 손흥민이 관측대로 AC밀란 유니폼을 입게 된다면, 그는 안정환(49·은퇴)과 이승우(27·전북 현대),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에 이어 한국인으로는 역대 4번째 ‘세리에A리거’가 된다.
AC밀란 소식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셈프레 밀란은 22일(한국시간) 이적시장 전문 매체 트랜스퍼 피드를 인용해 “며칠 전 놀랍게도 손흥민이 AC밀란으로 임대이적할 거란 예상이 나왔다. 이는 손흥민이 MLS 휴식기 때 단기 임대이적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라며 “현재로선 루머일 뿐이며 신뢰할 만한 출처를 통해 확인된 바는 없다. 그러나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으며, 계약조건에 대한 추가 정보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손흥민의 AC밀란 단기 임대이적설은 최근 그의 LA FC 계약서에 단기 임대이적할 수 있는 특별 조항, 이른바 ‘베컴룰’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이 유출된 이후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2007년 7월부터 LA 갤럭시에서 뛰던 데이비드 베컴은 2009년 1월과 2010년 1월 두 차례에 걸쳐 AC밀란으로 단기 임대이적했는데, 이는 그가 LA 갤럭시와 계약할 당시 MLS 비시즌 기간 단기 임대이적할 수 있는 ‘특별 조항’을 삽입했기에 가능했다.
앞서 지난 8월, 토트넘(잉글랜드)과 10년 동행에 마침표를 찍고 LA FC로 전격 이적하면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 손흥민은 당시 LA FC와 계약을 체결할 때 ‘베컴룰’을 삽입했다. 이에 따라 만약 손흥민이 ‘베컴룰’을 발동하기로 한다면, 내년 1월 겨울 이적시장 문이 열리면 LA FC와 잠시 동행을 멈추고 단기 임대이적을 통해 다른 구단에서 뛸 수 있다. AC밀란은 이때 과거 베컴을 임대영입했던 것처럼 손흥민을 단기 임대영입하겠다는 계획이다.
K리그처럼 춘추제로 운영되는 MLS는 매년 2월에 시즌을 시작해 그해 12월 초에 시즌이 종료된다. 이후 2~3개월 동안 비시즌 기간에 돌입한다. 비시즌 기간에는 보통 휴식을 취한 후 새 시즌을 준비하는 시간을 갖는다. 반면 매년 8월에 시작해 이듬해 5월에 시즌을 종료하는 추춘제로 운영되는 세리에A를 비롯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스페인 라리가, 독일 분데스리가, 프랑스 리그1 등은 MLS가 비시즌 기간에 돌입할 때 한창 치열한 순위싸움을 벌인다.
물론 현실적으로 손흥민이 ‘베컴룰’을 발동할 가능성은 낮을 거로 전망되고 있다. 사실상 마지막 월드컵인 만큼 모든 것을 쏟아 부겠다고 간접적으로 밝혀온 손흥민이 내년 6월 북중미에서 열리는 월드컵을 앞두고 무리하지 않기 위해서다. 특히 MLS 일정이 끝난 직후 곧바로 단기 임대이적해 강행군을 이어간다면 부상 위험이 커지기에 휴식을 취할 거로 예상되고 있다. 손흥민의 주급과 보너스 등 해결해야 할 부차적인 문제도 뒤따른다.
LA FC 스티브 체룬돌로 감독도 “사람들은 날씨와 정치, 심지어 제 헤어스타일 등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전 그런 것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믿지 않는다”면서 “손흥민에 대해서는 확실한 게 없다. 그가 올겨울 유럽무대로 복귀할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다만 확실한 건 그가 LA FC에서 헌신한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모든 경기에서 이기길 원하고, 시즌이 끝날 때까지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AC밀란이 손흥민을 단기 임대영입할 거란 관측이 나오면서 현지에선 기대감이 계속 커지고 있다. 셈프레 밀란에 따르면 유명 축구 해설가 카를로 펠레가티는 AC밀란이 손흥민을 단기 임대영입하는 것에 동의하면서 “손흥민의 존재는 저를 미치게 할 정도”라며 “그는 최전방과 왼쪽, 오른쪽 어디서든 뛸 수 있고, 공격을 완벽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완벽한 선수다. AC밀란 유니폼을 입길 바란다”고 밝혔다.
AC밀란은 현재 세리에A가 개막한 후 7경기 동안 5승1무1패, 승점 16을 쌓아 선두를 달리고 있다. 2022년 이후 다시 정상에 도전하고 있다. 만약 손흥민이 AC밀란으로 단기 임대이적한다면 커리어에 우승 트로피를 또 추가할 가능성이 있다. AC밀란이 선두를 계속 유지해 우승을 달성하는 가정하에, 손흥민이 AC밀란 소속으로 1경기라도 뛰게 된다면 그 역시도 공식적으로 우승 멤버로 인정받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