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이정빈 기자 = 토트넘으로 이적한 사비 시몬스(22)가 토트넘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쓸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손흥민(33·LAFC)이 떠나면서 공석이 된 등번호 7번을 택하며, 토트넘 에이스 계보를 이어받았다.
토트넘은 30일(한국 시각) 구단 채널을 통해 시몬스 영입을 발표했다. 시몬스는 토트넘과 2030년까지 계약했으며, 계약을 2년 더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이 존재한다. 그는 번호 7번을 택했다.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토트넘은 시몬스를 영입하는 데 6,000만 유로(약 975억 원)를 투자했다.
토트넘은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모건 깁스화이트(25·노팅엄 포레스트)와 에베레치 에제(27·크리스탈 팰리스) 영입 실패로 위기를 맞이했다. 마지막 희망으로 시몬스 영입에 힘을 쏟았다. 애초 시몬스는 첼시와 개인 합의를 마친 터라, 토트넘 이적에 흥미를 보이지 않았다. 다만 첼시와 라이프치히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애매한 상황에 놓였다.
이 틈을 토트넘이 파고들었다. 토트넘은 먼저 라이프치히와 이적료 협상을 완료했다. 라이프치히가 바라는 이적료 6,000만 유로를 단숨에 제시하며 구단 간 합의를 마무리했다. 이어 선수와 협상에 돌입했는데, 이적시장 초중반과 다르게 시몬스가 토트넘 이적에 긍정적인 의사를 내비쳤다.
토트넘은 시몬스에게 구단 최고 급여를 제시한 거로 알려졌다. 토트넘과 합의한 시몬스는 마지막까지 첼시를 기다렸으나, 첼시가 뚜렷한 의사를 내비치지 않아 곧바로 토트넘 합류를 결정했다. 시몬스는 곧바로 메디컬 테스트를 진행했고, 하루 만에 이적 절차를 마쳤다.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시몬스는 등번호 7번을 선택했다. 7번은 이달 초 팀을 떠난 ‘전설’ 손흥민의 번호다. 막중한 책임이 뒤따르는 번호지만, 시몬스는 두려움 없이 이 번호를 사용하기로 했다.
시몬스는 자신이 이 번호를 택한 이유로 “PSV 에인트호번 시절에 이 번호를 사용했다. 그리고 좋은 시즌을 보냈다”라며 “네덜란드 국가대표팀에서 7번을 사용한다. 그래서 7번은 저에게 최고의 번호다”라고 밝혔다.
연이어 시몬스는 “손흥민은 이 번호를 사용하면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작성했다. 구단 안팎으로 모두가 손흥민을 사랑한다”라며 “저도 저만의 이야기를 쓰고 싶다. 큰 책임이 따른다는 걸 알지만, 그걸 감당할 준비가 됐다. 저만의 이야기를 쓸 준비가 됐다”라고 각오했다.
7번이 익숙한 시몬스는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며 새로운 이야기를 써 내려갈 것임을 알렸다. 공교롭게도 시몬스는 손흥민처럼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성장한 선수다. PSV 에인트호번에서 유망주로서 빼어난 잠재력을 선보였는데, 라이프치히 이적 후 전 세계가 주목하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발돋움했다.
시몬스는 지난 두 시즌 동안 라이프치히 소속으로 공식전 76경기 출전해 21골과 19도움을 기록했다. 바르셀로나 유소년팀 출신다운 안정적인 기본기와 높은 축구 지능을 바탕으로 슈팅, 드리블, 오프더볼 등 공격적인 재능을 뽐냈다.
토트넘 입단을 확정한 시몬스는 본머스와 경기를 앞두고 경기장에 등장해 팬들에게 첫선을 보였다. 큰 환호를 받으며 토트넘 훗스퍼 스타디움에 등장한 시몬스는 자신의 시그니처 세리머니를 보이며 홈팬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토트넘은 시몬스가 등번호 전임자인 손흥민처럼 오랫동안 활약하기를 바라고 있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10년 동안 454경기 출전해 174골과 101도움을 기록했다. 시몬스는 손흥민처럼 많은 득점을 기록하는 선수는 아니지만, 다른 역할로 토트넘을 이끌 수 있다. 그가 손흥민을 이어 토트넘에서 새로운 역사를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