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이정빈 기자 = 토트넘과 계약 기간이 1년밖에 남지 않은 손흥민이 팀을 떠나기로 했다. 다만 성급하게 이적하지 않고, 적절한 시기에 토트넘을 떠날 생각이다. 유력한 선택지로 보였던 LA FC 이적은 실현 가능성이 줄었다.
영국 매체 ‘데일리 미러’는 6일(한국 시각) “주마다 20만 파운드(약 3억 7천만 원)를 받는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10년간 헌신한 끝에 팀을 떠나기로 했다. 다만 서둘러 떠나지 않고 적절한 기회를 노릴 생각이다”라며 “손흥민이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이적에 관심을 보였음에도 LA FC의 제안은 거절할 거로 보인다”라고 보도했다.
손흥민의 미래가 하루마다 달라지고 있다.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와 튀르키예 구단으로부터 강렬한 구애를 받았던 그는 이달 들어 MLS행이 점쳐졌다. 올리비에 지루(릴 LOSC)와 계약을 해지한 LA FC가 손흥민을 영입해 새로운 스타를 맞이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이들은 손흥민을 ‘지정 선수’로 정해 상당한 제안을 하기로 했다.
MLS는 구단마다 최대 3명까지 샐러리캡과 무관한 연봉을 지급할 수 있다. 즉, 지정 선수를 팀의 간판스타라고 볼 수 있다. LA FC는 손흥민이 팀의 새로운 얼굴이 되길 바랐다. 그러나 손흥민은 LA FC 이적을 거부할 거로 예상된다. 그는 토트넘을 떠나는 데 동의했지만, 섣불리 떠나지 않기로 했다.
영국 매체 ‘더 선’ 소속이자, 토트넘 내부 기자인 톰 바클레이도 5일 “LA FC가 당장 손흥민을 영입하지 못할 거로 보인다. 이들은 팀을 떠난 지루를 대체하려고 손흥민에게 관심을 드러냈다”라며 “다만 손흥민은 새로 부임한 프랭크 감독과 면담하기로 했다. 손흥민은 다음 주에 토트넘으로 복귀할 거로 예상된다”라고 소식을 전했다.
바클레이 기자의 보도대로 손흥민은 조만간 토마스 프랭크(덴마크) 감독과 미래를 논의할 예정이다. 프랭크 감독은 손흥민의 경험을 높이 평가하는 거로 알려졌다. 다만 프랭크 감독은 부임 후 마티스 텔을 완전 영입한 데다, 2선 자원 보강을 고려하고 있다. 전방 압박을 기반으로 경기를 풀어가는 프랭크 감독 밑에서 30대인 손흥민이 이전만큼 나설 수 있을지 미지수다.
손흥민이 떠난다면, 그 시기는 내달 3일 이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 토트넘은 올여름 프리시즌 투어를 홍콩과 대한민국에서 진행한다. 아시아 최고 스타인 손흥민을 내세워 해외 팬들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미 경기 외적으로도 다수 계약을 체결하며 추가 수익을 노리고 있다. 손흥민이 프리시즌 투어 전에 이적한다면, 토트넘이 계약을 이행하지 못해 위약금을 내야 한다.
다니엘 레비(잉글랜드) 토트넘 회장은 이를 피하고 싶어 한다. 천문학적인 이적료를 제시하지 않는 이상, 손흥민은 내달 3일까지는 토트넘에 남을 전망이다. 손흥민이 이적 신호를 보낸 가운데, 알아흘리, 알나스르, 알카디시야, 페네르바흐체 등이 영입전을 형성했다. 특히 주제 무리뉴(포르투갈) 감독이 있는 페네르바흐체가 가장 큰 관심을 내비쳤다.
대한민국 국가대표인 손흥민은 함부르크, 레버쿠젠에서 이름을 알렸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준수한 득점력을 뽐낸 그는 2015년부터 토트넘에서 뛰고 있다. 토트넘 이적 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적응에 애를 먹기도 했지만, 이내 적응을 마친 손흥민은 세계적인 공격수로 발돋움했다. 매 시즌 꾸준히 두 자릿수 득점을 터트리며 토트넘을 대표하는 스타가 됐다.
2021-22시즌에는 모하메드 살라(리버풀)과 EPL 공동 득점왕에 오르기도 했다. 이에 앞서서는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푸스카스 어워드, 2020-21 잉글랜드 프로축구선수협회(PFA) 올해의 팀 영예도 차지했다. 오랜 무관이 유일한 아쉬움이었던 손흥민은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염원을 풀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