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손흥민(33·토트넘)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떠나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로 향한다. 올여름 토트넘과 이별을 택한 그는 로스앤젤레스 FC(LA FC)와 모든 합의에 도달하면서 이적을 앞두고 있다. 손흥민이 “아직 결정된 게 없어서 기다려주셨으면 좋겠다”고 차기 행선지를 함구했지만 불과 하루 만에 이적이 확정적일 때마다 특유의 ‘HERE WE GO’ 문구로 유명한 유럽 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 기자가 손흥민의 LA FC행 소식을 전했다.
로마노 기자는 4일(한국시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손흥민이 LA FC로 이적한다. 양측 구두 합의가 완료됐다. 손흥민은 토트넘을 떠나 LA FC로 이적할 준비가 됐다. 토트넘은 이적료 1500만 유로(약 240억 원) 이상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손흥민은 LA FC와 계약서에 서명하기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토트넘과 함께 영국으로 돌아가지 않았다”고 ‘HERE WE GO’ 문구와 함께 전했다. 사실상 별다른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손흥민의 LA FC행은 확정적인 셈이다.
구체적인 이적 시기는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하지만, 일각에선 손흥민이 다음주에 미국행 비행기에 오를 거로 전망하고 있다. 그렇게 된다면 미국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한 후 계약서에 최종 서명하면 이적도 공식화될 공산이 크다. 미국 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톰 보거트 기자는 영국 매체 기브 미 스포츠를 통해 “LA FC는 이미 손흥민과 개인 합의는 끝났으며, 현재 블록버스터급 영입을 마무리하고 있다”며 “손흥민은 이르면 다음 주 LA에 도착할 수 있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손흥민은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서울국제금융센터(TWO IFC)에서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서 말문을 연 후 한참 뜸 들이다가 “정말 어려운 결정이었다. 올여름을 끝으로 팀을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팀을 떠나기로 결정한 지는 조금 오래됐다”면서 “이런 선택을 하는 데 있어서 팀에서도 많이 도와줬다. 제 결정을 존중해준 팀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토트넘은 10년 동안 제가 가장 많이 좋아했고, 축구 선수로서, 사람으로서 가장 많이 성장한 곳”이라고 덧붙였다.
토트넘을 떠나기로 결정한 이유를 묻자 손흥민은 “한 팀에서 10년간 있었던 건 자랑스러운 일이다. 저 스스로 정말 하루도 빠짐없이 팀을 위해 모든 걸 받쳤다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해 노력했고,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우승을 하면서 팀에서 이룰 수 있는 것을 다 이뤘다고 생각했다. 그게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저 자신한테 다른 환경에서 축구를 해볼 수 있는 그런 것들이, 제 안에서 이야기를 많이 했다. 새로운 환경과 동기부여가 필요했고, 변화가 필요했다”고 했다.
향후 거취를 묻는 질문에 “이 자리를 통해 어디로 간다고 말씀드리려고 온 건 아니”라고 선을 그은 손흥민은 “확실하게 결정되면 그때 말씀드리겠다”고 말을 아꼈다. 손흥민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끝난 뉴캐슬 유나이티드(잉글랜드)와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2경기에서 주장 완장을 차고 선발 출전해 65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비며 토트넘 소속으로 마지막 경기를 치른 후에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결정된 건 없기에 기다려주시면 좋겠다. 어제 좋은 정보 드렸으니, 오늘은 한발 양보해달라”고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손흥민이 향후 거취에 대해 입을 닫았지만 이미 현지에선 LA FC를 유력한 차기 행선지로 전망하면서 손흥민이 MLS로 향할 거로 일제히 전망했다. 그리고 실제 LA FC행이 임박하면서 손흥민은 MLS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설 거로 보인다. 손흥민이 LA FC로 간다면 홍명보, 이영표, 김기희, 황인범, 김문환, 정상빈, 김준홍, 정호연 등에 이어 역대 9번째 MLS 코리안리거가 되며, 김문환에 이어 두 번째로 LA FC에 입단하는 한국인으로 기록된다. 또 과거 토트넘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위고 요리스와 재회한다.
지난 2015년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손흥민은 10년 동안 통산 454경기를 뛰면서 173골·101도움을 기록, 눈부신 퍼포먼스 속에 ‘에이스’로 활약했다. 토트넘 역사상 최다출전 6위이며 최다득점 5위다. 이 기간 주장 완장을 달고 UEL 우승을 이끌며 팀에 41년 만의 UEFA 유럽클럽대항전 트로피를 안겼고, EPL 공동 득점왕(23골)에도 올랐다. 또 국제축구연맹(FIFA) 푸스카스상(한 해 동안 가장 멋진 골을 넣은 선수에게 수여하는 상)을 수상했고 아시아인 최초로 주장으로 임명돼 선수단을 이끌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