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올여름 토트넘(잉글랜드)과 이별을 택한 ‘캡틴’ 손흥민(33)이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역대 최고 이적료를 경신하면서 로스앤젤레스 FC(LA FC)로 이적을 앞두고 있다. 손흥민이 LA FC 유니폼을 입게 되면 홍명보(56), 이영표(48·이상 은퇴), 황인범(28·페예노르트) 등에 이어 역대 9번째 MLS 코리안리거가 되며, 김문환(30·대전 하나시티즌)에 이어 두 번째로 LA FC에 입단하는 한국인이 된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4일(한국시간) “손흥민은 토트넘을 떠난다고 발표한 후 이적료 2000만 파운드(약 368억 원) 수준에 LA FC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그는 MLS에 합류할 준비가 된 듯하며, MLS 역대 최고 이적료를 경신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아직 최종 세부 사항은 논의 중이지만, 손흥민의 LA FC행은 사실상 서류작업과 메디컬 테스트만 남은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MLS 역대 최고 이적료는 지난 2월, 에마뉘엘 라테 라스가 미들즈브러(잉글랜드)를 떠나 애틀랜타 유나이티드(미국)에 합류할 당시 기록한 2250만 파운드(약 414억 원)다. 손흥민의 예상 이적료는 현재 2000만 파운드지만 이보다 더 높은 이적료에 LA FC에 합류할 거로 예상되고 있다. 손흥민의 연봉은 MLS 전체 3위인 세르히오 부스케츠보다 높을 거로 전망되고 있다. 부스케츠의 연봉은 655만 파운드(약 120억 원)다.
구체적인 이적 시기는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하지만, 다음주에 LA행 비행기에 오를 거란 관측이 나왔다. 그렇게 된다면 LA에서 서류작업과 메디컬 테스트를 거쳐 계약서에 최종 서명하면 이적도 공식화될 공산이 크다. 미국 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톰 보거트 기자는 “LA FC는 이미 손흥민과 개인 합의는 끝났으며, 현재 블록버스터급 영입을 마무리하고 있다”며 “손흥민은 이르면 다음 주 LA에 도착할 수 있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이라고 말했다.
앞서 손흥민은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서울국제금융센터(TWO IFC)에서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서 “정말 어려운 결정이었다. 올여름을 끝으로 팀을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팀을 떠나기로 결정한 지는 조금 오래됐다”면서 “이런 선택을 하는 데 있어서 팀에서도 많이 도와줬다. 제 결정을 존중해준 팀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토트넘은 10년 동안 제가 가장 많이 좋아했고, 축구 선수로서, 사람으로서 가장 많이 성장한 곳”이라고 덧붙였다.
토트넘을 떠나기로 결정한 이유를 묻자 손흥민은 “한 팀에서 10년간 있었던 건 자랑스러운 일이다. 저 스스로 정말 하루도 빠짐없이 팀을 위해 모든 걸 받쳤다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해 노력했고,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우승을 하면서 팀에서 이룰 수 있는 것을 다 이뤘다고 생각했다. 그게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새로운 환경과 동기부여가 필요했고, 변화가 필요했다”고 했다.
향후 거취를 묻는 질문에 손흥민은 “확실하게 결정되면 그때 말씀드리겠다”고 말을 아꼈다. 손흥민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끝난 뉴캐슬 유나이티드(잉글랜드)와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2경기에서 주장 완장을 차고 선발 출전해 65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비며 토트넘 소속으로 마지막 경기를 치른 후에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결정된 건 없기에 기다려주시면 좋겠다”고 선을 그었다.
손흥민이 향후 거취에 대해 입을 닫았지만 이미 현지에선 LA FC를 유력한 차기 행선지로 전망하면서 MLS로 향할 거로 일제히 전망했다. 그리고 실제 LA FC행이 임박하면서 손흥민은 MLS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설 거로 보인다. 손흥민이 LA FC로 이적을 앞두게 되면서 일부 축구 팬들은 그가 인터 마이애미에서 뛰고 있는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와 맞붙는 그림을 기대하고 있다. 둘은 지금까지 통산 두 차례 맞붙은 바 있다.
지난 2015년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손흥민은 10년 동안 통산 454경기를 뛰면서 173골·101도움을 기록, 눈부신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토트넘 역사상 최다출전 6위이며 최다득점 5위다. 이 기간 주장 완장을 달고 UEL 우승을 이끌며 팀에 17년 만에 트로피를 안겼고, EPL 공동 득점왕(23골)에도 올랐다. 또 국제축구연맹(FIFA) 푸스카스상(한 해 동안 가장 멋진 골을 넣은 선수에게 수여하는 상)을 수상했고 아시아인 최초로 주장으로 임명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