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아기 괴물’ 오현규(24·헹크)가 여름 이적시장 문이 닫히기 전날 슈투트가르트로부터 제안을 받으면서 꿈꿔오던 빅 리그행을 앞뒀다가 무산되자 이적이 불발된 이유로 다양한 주장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헹크가 직접 오현규의 슈투트가르트행이 무산된 이유를 공개했다.
3일(한국시간) 스포르자, 스타 스포르트TV, HLN 등 벨기에 매체들에 따르면 헹크는 “양 구단 간에 원칙적인 합의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이적 조건과 관련된 분쟁으로 인해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져 거래가 무산됐다”면서 “이번 거래 무산으로 오현규는 헹크로 복귀해 토르스텐 핑크 감독의 핵심 선수단에 다시 합류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헹크의 이 같은 발표는 오현규의 슈투트가르트행이 무산된 이유로 메디컬 테스트 탈락을 제기한 주장이 잇달아 나오자 반박하기 위해서다. 실제 키커, 빌트 등 독일 매체들은 일제히 슈투트가르트가 메디컬 테스트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자 의구심을 제기하면서 오현규 영입을 철회했다고 보도했다.
슈투트가르트가 의구심을 제기한 부분은 오현규의 왼쪽 십자인대 부상 이력이다. 9년 전, 오현규는 매탄고 재학 시절 왼쪽 십자인대를 다쳤다. 당시 상당 부분이 손상됐는데도 그는 수술이 아닌 자연치유를 택했고, 이후 재활을 거쳐 수원 삼성에서 프로에 데뷔해 김천 상무, 셀틱을 거쳐 헹크에서 커리어를 이어왔다.
헹크는 오현규가 프로 생활을 이어오는 동안 왼쪽 십자인대로 특별하게 문제 됐던 일이 없었고, 이적할 때마다 메디컬 테스트에서 탈락한 적이 없었던 것을 강조하면서 메디컬 테스트 탈락이 거래가 무산된 이유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오현규의 슈투트가르트행이 무산된 실질적인 이유를 구체적인 이적 조건과 관련된 분쟁이라고 공개한 것이다.
HLN은 “슈투트가르트는 메디컬 테스트에서 오현규의 왼쪽 십자인대 문제를 지적했고, 이적료를 낮춰서 다시 협상하려고 했다. 심지어 임대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헹크가 이에 응하지 않았다”며 “헹크는 오현규의 왼쪽 십자인대가 전혀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실제 그는 그동안 왼쪽 십자인대에 특별한 문제 없이 선수 생활을 이어왔다”고 설명했다.
앞서 슈투트가르트는 여름 이적시장 마지막 날을 앞두고 오현규 영입에 나섰다. 슈투트가르트는 주포였던 닉 볼테마데가 뉴캐슬 유나이티드로 이적하면서 주전급으로 활용할 최전방 공격수가 에르메딘 데미로비치밖에 없자 새로운 최전방 공격수를 찾아 나서더니 오현규를 낙점, 헹크와 이적료 2000만 유로(약 326억 원) 선에서 원칙적으로 구단 간 합의를 맺었다.
올여름 헹크에 잔류하는 분위기였던 오현규는 슈투트가르트의 러브콜에 고민하지 않았다. 쉽게 찾아오지 않는 빅 리그 입성 기회를 놓치지 않고자 이적을 단행했다. 오현규는 5년 계약 등 큰 틀에서 슈투트가르트와 원칙적으로 개인 합의를 맺은 후 곧바로 이적 절차를 마무리하기 위해 독일로 건너갔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이적이 무산돼 빅 리그 입성이 좌절됐다.
한편, 슈투트가르트행이 불발된 오현규는 아쉬움을 뒤로 한 채 헹크로 곧장 돌아가지 않고 미국으로 건너가 축구대표팀에 합류한다. 축구대표팀은 오는 7일 미국(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스타디움)과 10일 멕시코(지오디스 파크)로 이어지는 원정 평가전 2연전을 치른다. 오현규는 이후 A매치 기간이 끝나면 헹크로 다시 돌아가 주전 경쟁을 펼칠 거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