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수원] 강동훈 기자 = 한국 축구대표팀 핵심 미드필더 이재성(마인츠)이 선제골을 뽑아낸 데다, 전방위적으로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이날 한국이 요르단과 무승부를 거두면서 그의 활약은 빛이 바랬다.
이재성은 25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요르단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8차전 홈경기에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하는 동안 1골을 터뜨리는 등 종횡무진 활약했다. 한국은 그러나 이재성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면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2선 중앙에 위치한 이재성은 각각 좌우에 자리한 황희찬(울버햄프턴), 이동경(김천)과 함께 삼각편대를 꾸려 최전방 공격수를 맡은 손흥민(토트넘)을 지원 사격했다. 중앙에서 손흥민을 도와 공격을 진두지휘하고, 수비 시엔 적극적으로 상대를 압박하는 역할을 맡았다.
공격의 한 축을 맡았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PSG)이 발목 부상으로 소집 해제되고, 이날 선발로 나선 황인범(페예노르트)이 종아리 부상 여파로 컨디션이 온전하지 않은 가운데 이재성의 역할을 그 어느 때보다 중요했다. 창의성이 뛰어난 데다, 언제 어디서든 위협적인 기회를 만들 수 있는 몇 안 되는 미드필더였기 때문이다.
이재성은 공교롭게도 앞서 지난해 10월 요르단과 3차전 당시 득점포를 가동하면서 2-0 승리를 이끌었던 좋은 기억도 있었다. 이날 그의 발끝에 많은 기대가 쏠린 이유도 그래서였다. 물론 그는 “제게 주어진 역할을 수행하는 게 우선이다. 제가 골을 넣든 동료가 골을 넣든 승리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지만, 많은 이들은 이재성의 활약을 기대했다.
이재성은 그 기대에 부응했다. 당초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됐던 이날 일찌감치 선제골을 뽑아내면서 한국이 순조롭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게 만들었다. 이재성은 킥오프 5분 만에 손흥민의 코너킥을 문전 앞으로 재빠르게 쇄도해 왼발로 툭 밀어 넣었다. 요르단전 2경기 연속골을 뽑아낸 이재성은 통산 96번째 A매치 14호골을 기록했다.
이후로도 이재성은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움직이며 활약했다. 중앙에만 국한되지 않고 좌우를 오가며 공격 전개에 집중했다. 또 하프라인 밑까지 내려와 경기를 조율하고, 수비 가담도 잊지 않았다. 엄청난 활동량과 멀티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그의 장점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재성은 하지만 맹활약을 펼치고도 웃지 못했다. 이날 무승부를 거두면서 활약이 빛바랬기 때문이다. 한국은 이재성의 선제골로 앞서가다가 전반 30분 마흐무드 알마르디(알후세인)에게 동점골을 허용했고, 이후 남은 시즌 파상공세를 퍼붓고도 승부를 뒤집지 못하면서 비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