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토니 엘랑가 vs 브라이튼Getty Images

'선발 출전 3연승' 엘랑가, 맨유 랑닉 전술에 적합한 이유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유스 출신 측면 공격수 안토니 엘랑가가 왕성한 활동량과 빠른 스피드로 랄프 랑닉 감독 전술에 적합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본인이 선발 출전한 최근 3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기록했다.

맨유가 올드 트래포드 홈에서 열린 브라이튼 호브 & 알비온과의 2021/22 시즌 프리미어 리그 25라운드에서 2-0 완승을 거두었다. 이와 함께 맨유는 12승 7무 6패 승점 43점으로 4위에 올라서는 데 성공했다.

사실 맨유는 이 경기를 앞두고 3경기 연속 무승에 그치며 위기에 직면했었다. 미들스브러와의 FA컵 4라운드에서 비록 동점골을 허용하는 과정에서 핸드볼 반칙에 대한 오심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전후반 포함 연장전까지 1-1 동률을 이루었고, 결국 승부차기 끝에 조기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이어서 최하위 번리와 10위 사우샘프턴을 상대로 연달아 1-1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맨유, 3경기 연속 전반전 선제골 넣고 후반전 실점 허용하면서 1-1 무승부B/R Football

맨유는 3경기 모두에서 전반전에 선제골을 넣었음에도 후반전에 동점골을 허용하면서 1-1 스코어를 기록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3경기 모두 경기 내용은 맨유가 더 좋았고, 득점 기회도 많았으나 추가 골을 넣는 데에 실패했고, 결국 후반전에 체력 문제를 드러내면서 다잡은 승리를 놓쳤다. 침체된 분위기를 반등하기 위해서라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이에 맨유 임시 감독 랑닉은 선발 라인업에 소폭의 변화를 감행했다. 최근 3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했으나 무득점에 그치며 실망만을 안겨주었던 마커스 래쉬포드 대신 엘랑가가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코로나에서 돌아온 프레드가 스콧 맥토미니와 함께 중원을 구축했다. 부상에서 돌아온 빅터 린델뢰프가 해리 매과이어와 함께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다. 전술적인 이유에서 교체된 건 래쉬포드를 엘랑가로 바꾼 게 유일했다고 할 수 있겠다.

맨유 선발 라인업 vs 브라이튼v

이는 주효했다. 비록 엘랑가는 아직 만 19세로 기술적인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고, 기존 맨유 선수들과의 호흡에서도 아쉬운 부분이 있었으나 시종일관 빠르고 많이 뛰면서 랑닉식 압박 축구에 있어 큰 역할을 담당했다.

그는 79분을 소화하면서 전력질주 20회로 출전 선수들 중 최다를 자랑했다. 순간 최고 속도 역시 33.21km/h로 선발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빨랐다. 활동량은 9.20km로 그가 경기장에서 뛰고 있던 기준(79분)으로 따지면 맥토미니(9.53km)에 이어 2위였다. 엘랑가 덕에 맨유는 브라이튼 상대로 활동량(맨유 107.36km, 브라이튼 103.80km)과 전력질주(맨유 118회, 브라이튼 107회)에서 모두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볼경합 횟수는 12회로 맥토미니(21회)에 이어 2위였다. 볼 경합 승률도 66.7%로 오른쪽 측면 수비수 디오구 달롯(88.9%)과 매과이어(80%)에 이어 선발 출전 선수들 중 3위였다. 당연히 볼 경합 승리 횟수(8회) 역시 팀 내 2위에 해당했다. 태클은 3회를 시도해 2회를 성공시켰고, 패스 성공률은 88%로 준수한 수치였다.

안토니 엘랑가 스탯 vs 브라이튼The Tactical Times

무엇보다도 그는 저돌적인 침투로 드리블 돌파 1회를 성공시켰고,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3회의 파울을 얻어냈다. 이 과정에서 그는 52분경, 순간적인 빠른 압박으로 브라이튼 수비수 루이스 덩크로부터 볼을 가로채고선 곧바로 파울을 얻어내며 퇴장을 이끌어냈다. 이 시점까지 맨유는 1골 차 아슬아슬한 리드를 잡고 있었기에 상당히 의미가 큰 퇴장 유도였다.

사실 이 퇴장이 있기 전까지만 놓고 보면 브라이튼의 우세 속에서 이루어졌다. 실제 브라이튼이 점유율에서 59대41로 크게 우위를 점하고 있었고, 슈팅 숫자에서도 8대4로 맨유보다 2배가 더 많았다. 하지만 덩크의 퇴장 이후 수적 우위를 잡은 맨유는 점유율에서 64대36으로 브라이튼을 압도했고, 슈팅 숫자에서도 15대2로 큰 격차를 보이면서 시종일관 공격을 주도했다. 결국 맨유는 정규 시간 90분이 모두 끝나고 추가 시간 5분이 지난 시점에서 브루누가 쐐기골을 넣으며 2-0 승리를 올릴 수 있었다.

맨유 vs 브라이튼 결과Manchester United

분명 엘랑가는 아직 기술적인 부분이 아쉬운 선수이고, 공격 생산 능력도 다소 떨어지는 편에 속한다. 하지만 그는 빠르고 왕성한 움직임으로 전방 압박에 큰 도움을 주었고, 궂은 일도 도맡아했으며, 지속적인 침투로 브라이튼 수비를 괴롭혔다. 그가 공수 전반에 걸쳐 활발하게 움직여줬기에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왼쪽 측면 공격수 제이든 산초가 한층 편하게 공격에 집중할 수 있었다. 이에 힘입어 호날두는 50분경에 선제골을 넣으며 6경기 무득점 부진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이렇듯 엘랑가는 랑닉 감독 전술에 잘 들어맞는 선수이다. 괜히 랑닉 감독이 유망주에 불과했던 그에게 충분한 출전 시간을 부여하고 있는 게 아니다. 그는 전임 감독 올레 군나르 솔샤르 체제에서 2경기 교체로 31분 출전이 전부였으나 랑닉 감독 하에서 438분 출전을 기록 중에 있다. PL 기준 4경기 선발 출전이고, 챔피언스 리그까지 포함하면 5경기에 선발 출전하고 있다. 맨유는 그가 선발 출전한 PL 4경기에서 3승 1무 무패 행진을 이어오고 있고, 특히 최근 3연승(브렌트포드전 3-1 승, 웨스트 햄전 1-0 승, 브라이튼전 2-0 승)을 달리고 있다. 특히 브렌트포드와의 경기에선 이번 시즌 첫 골을 신고한 엘랑가이다.

맨유는 래쉬포드가 극도의 부진에 빠졌고, 또다른 측면 공격수 메이슨 그린우드는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인해 무기한 출전 정지 처분을 받은 상태다. 쓸 수 있는 측면 공격 자원 자체가 제한적이다. 그러하기에 전술적인 효용성이 있는 엘랑가의 등장은 맨유에게 가뭄의 단비와도 같다고 할 수 있겠다.

랑닉 "엘랑가는 매우 총명한 친구이다. 그는 본인이 해야 할 일을 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 지 경청하며, 경기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모든 노력을 아까지 않는다"

랑닉의 엘랑가 칭찬Stretty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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