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최근 들어 로스앤젤레스(LA) FC와 개인 합의를 맺기 직전 단계에 다다르면서 한국 축구 역사상 9번째로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에 입성하는 듯했던 손흥민(33)이 토트넘에 잔류할 가능성이 다시 커졌다. 토마스 프랭크(51·덴마크) 감독이 손흥민의 잔류를 암시하는 듯한 발언을 이어가면서다.
토트넘 소식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스퍼스 웹은 30일(한국시간) “LA FC가 제안을 보낸 이후 손흥민이 LA FC로 이적할 가능성은 매우 커졌다. 최근엔 LA FC가 손흥민과 개인 조건 합의가 임박했다는 사실이 드러났으며, 손흥민은 LA FC행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며 “하지만 프랑크 감독이 최근 손흥민의 거취와 관련해서 매우 흥미로운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프랑크 감독은 최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전문 유튜브 채널 맨 인 블레이저스에 출연해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세운 업적은 정말 놀랍다. 그는 훌륭한 선수고 수년 동안 아주 좋은 활약을 펼쳤다”며 “다음 시즌도 토트넘에서 아주 좋은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좋은 멘털리티를 갖고 있고 열심히 훈련하며 동료들을 격려하고 있다. 그래서 정말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프랑크 감독의 발언이 실제 손흥민을 잔류시키겠다는 것인지는 명확하진 않지만, 그동안 손흥민의 거취에 관한 질문을 받자 일부러 답변을 회피했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보다 구체적으로 답변한 것을 비추어봤을 때 손흥민의 잔류 가능성이 이전보다 커졌다고 현지에선 보고 있다. 스퍼스 웹은 “프랑크 감독의 발언은 손흥민을 염두에 두고 있는 듯하다”고 내다봤다.
프랑크 감독이 손흥민의 잔류를 암시한 발언은 이뿐만이 아니다. 홍콩 투어 도중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손흥민은 지난 10년간 토트넘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그는 왼쪽 윙어로 엄청난 성공을 거뒀고, 또 9번 자리에서도 훌륭한 플레이를 선보였다”면서 “구단 입장에선 (손흥민처럼) 여러 포지션에서 뛸 수 있는 선수를 보유하는 게 필요하다. 최고의 선수들을 출전시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새 시즌 손흥민을 활용할 계획이 있음을 예고했다.
물론 프랑크 감독이 손흥민을 새 시즌 구상에 포함하면서 잔류시킬 생각이 있다고 하더라도, 손흥민이 만약 토트넘을 떠나기로 한다면 올여름 10년 동행에 마침표를 찍을 가능성이 크다. 더군다나 손흥민은 현재 LA FC로부터 적극적인 구애를 받고 있다. LA FC는 손흥민이 EPL에서 10년간 활약하며 최고의 선수로 손꼽히는 데다, 아시아 전역에서 큰 인기를 끄는 만큼 전력 보강과 마케팅 전략 모두 잡겠다는 포석 속 새로운 슈퍼스타로 낙점했다.
LA FC는 이미 손흥민에게 이적 제안을 보낸 후 개인 조건 합의를 맺기 직전 단계까지 다다른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달 초 올리비에 지루가 떠나면서 샐러리캡(연봉 총액 상한제)을 초과하는 연봉을 지급할 수 있는 지명 선수 자리도 한 자리 비워놓은 상태다. 손흥민에게 막대한 연봉을 제시하면서 설득할 수 있는 셈이다.
한편, 지난 2015년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손흥민은 이적 첫 시즌은 적응 등을 이유로 고전했지만,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적응을 마친 후 눈부신 퍼포먼스 속에 ‘에이스’로 발돋움했다. 실제 통산 454경기를 뛰면서 173골·101도움을 기록했다. 토트넘 역사상 최다출전 6위이며, 최다득점 5위에 해당한다. 2023년부터는 아시아인 최초로 주장으로 임명됐다.
이 기간에 손흥민은 UEL 우승 1회를 달성했다. 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을 한 차례 거머쥐었고, 잉글랜드 프로축구선수협회(PFA) 올해의 팀에 한 차례 선정되는 영광을 누렸다. 2020년 국제축구연맹(FIFA) 푸스카스상을 수상하고, 2019년과 2022년 세계 축구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발롱도르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