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이정빈 기자 = 로베르토 솔다도(40·은퇴)가 토트넘에서 성공했다면 ‘손케 듀오’는 없었을 거다.
영국 매체 ‘팀토크’는 6일(한국 시각) 다니엘 레비(63·잉글랜드) 회장이 토트넘 회장직에서 사임하자, 토트넘 영입 역사를 돌아봤다. 이 매체는 레비 회장 시기에 토트넘이 이룬 ‘최고의 영입’과 ‘최악의 영입’ 순위를 선정했다.
최악의 영입 순위에서 탕기 은돔벨레(28·니스)가 1위로 선정된 가운데, 2위에는 스페인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인 솔다도가 이름을 올렸다. 솔다도는 2013년 여름 토트넘에 합류해 2시즌 동안 북런던에서 뛰었다. 그는 영입 당시만 하더라도 큰 기대를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솔다도는 스페인을 대표하는 골잡이 중 한 명이었다.
헤타페, 발렌시아 등에서 활약한 솔다도는 토트넘 이적 전까지 4시즌 연속으로 20골 이상 기록했다. 2012-13시즌에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24골을 포함해 공식전 30골 고지를 밟았다. 이런 활약을 지켜본 레비 회장은 솔다도에게 2,600만 파운드(약 487억 원)를 투자해 그를 품었다. 2,600만 파운드는 당시 토트넘 이적료 기록이었다.
그런데 솔다도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무대에 적응하지 못했다. 거친 EPL에서 좀처럼 예리한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고, 결국 자리를 잃었다. 솔다도가 벤치로 향하면서 그 자리를 메운 건 해리 케인(32·바이에른 뮌헨)이었다. 케인은 솔다도와 다르게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결국 세계적인 공격수가 됐다.
케인에게 밀린 솔다도는 2015년 여름, 토트넘을 떠나 비야레알로 이적했다. 솔다도의 이적은 또 다른 전설을 만들었다. 솔다도를 1,600만 유로(약 260억 원)에 매각한 토트넘은 그 돈을 재투자해 레버쿠젠에서 가능성을 보였던 손흥민(33·LAFC)을 데려왔다. 그리고 이 영입은 구단 역사를 뒤바꿨다.
솔다도가 해주지 못한 역할을 케인과 손흥민은 확실하게 해냈다. 두 선수는 매 시즌 25개 이상 공격 포인트를 책임졌다. 또한 EPL 합작골 신기록(41골)까지 달성하며 새 역사를 작성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53·아르헨티나), 주제 무리뉴(61·포르투갈), 안토니오 콘테(56·이탈리아) 등 감독이 자주 바뀌어도 손케 듀오의 활약은 꾸준했다.
영원할 것 같던 손케 듀오는 2023년 케인이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나면서 해체됐다. 케인은 독일로 떠났지만, 파트너인 손흥민은 토트넘에 남았다. 토트넘의 새로운 주장이 된 손흥민은 지난 5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그리고 토트넘에서 모든 걸 이룬 그 역시 지난달 팀을 떠났다.
한편, 뜻하지 않게 손케 듀오 탄생에 이바지한 솔다도는 토트넘을 떠나 비야레알에서 준수한 기량을 뽐냈다. 비야레알에서 부활을 알린 그는 페네르바흐체, 그라나다, 레반테 등을 거쳐 2023년 선수 커리어를 마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