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전주] 이정빈 기자 = 거스 포옛(우루과이) 감독이 전주월드컵경기장의 잔디 상태를 보고 중립 구장 경기를 택한 아시아축구연맹(AFC)의 결정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동시에 좋은 잔디에서 뛰어야 선수들이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북은 6일 시드니FC와 AFC 챔피언스리그2(ACL2) 8강전 경기를 전주월드컵경기장이 아닌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치렀다. AFC 측에서 전주월드컵경기장 잔디 상태로는 경기를 진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제3구장에서 두 팀이 맞붙었다. 해당 경기에서 전북은 0-2로 패하며 4강 진출에 적색불이 켜졌다.
9일 강원FC와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포옛 감독은 “인터뷰에 앞서서 먼저 질문 하나 하겠다. 저 잔디가 취소할 만큼 상태가 안 좋은가? AFC도 경기장 상태가 좋다는 거 알아야 한다”라고 AFC의 결정을 비판했다.
현재 K리그 구단들은 시즌 초반 잔디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다. FC서울은 홈 구장인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가 쉽게 파이면서 선수들이 경기를 치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서울의 주장인 제시 린가드(잉글랜드)는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잔디 상태가 심각하다는 걸 알렸다. 김기동 감독 역시 경기를 마치고 잔디 상태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포옛 감독은 여느 때보다 빠른 개막이 잔디에 영향을 줬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제 한국에 온 지 얼마 안 되었기에 아직 어떤 상황인지 알아가고 있다. 이제 겨울에 잔디를 얼마나 관리하기가 힘든지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라며 “리그가 평소보다 일찍 개막한 것도 있다. 여러 방법이 있겠다만, 개막을 뒤로 미루는 것도 방법이다”라고 했다.
이어 “잔디 관리사가 아니기에 전문적인 건 모르겠다. 그래도 겨울 잔디를 그대로 활용하는 것과 겨울 이후 잔디를 정비하는 건 차이가 있다. 개막을 뒤로 미루는 게 방법이 될 수도 있다”라며 “연맹 측에 이렇게 하자고 강조하는 건 아니다. 단지 의견일 뿐이다. 선수들의 능력을 마음껏 보여주려면 잔디 상태가 좋아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빅리그에서 화려한 커리어를 쌓은 포옛 감독은 좋은 잔디에서 뛰어야 선수들이 성장할 수 있다고 짚었다. 포옛 감독은 선수 시절 레알 사라고사, 첼시, 토트넘 등에서 뛰었고, 빅리그 통산 425경기 출전해 116골과 16도움을 기록했다.
그에게 커리어 동안 잔디 문제를 겪었던 적이 있었는지 묻자, “어린 시절 커리어를 보냈던 우루과이에서는 잔디 문제가 있었다. 정말 상태가 좋지 않았다”라며 “그래도 우루과이를 떠나 잔디가 좋은 유럽에서 커리어를 보내 다행이다. 좋은 잔디에서 선수 생활을 했기에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었다”라고 잔디의 중요성을 외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