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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호비치 & Co.' 피오렌티나, 제노아 대파하다

[골닷컴] 김현민 기자 = 피오렌티나가 제노아와의 경기에서 간판 공격수 두산 블라호비치를 중심으로 막강 화력을 과시하면서 120년 만에 6골 차 대승을 거두었다.

피오렌티나가 아르테미오 프란키 홈에서 열린 2021/22 시즌 세리에A 22라운드에서 제노아를 6-0으로 대파했다. 이와 함께 피오렌티나는 최근 3경기 연속 무승(2무 1패) 포함 지난 주말 토리노전 0-4 대패의 충격을 씻어내고 7위에서 6위로 한 계단 순위를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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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기에서 피오렌티나는 평소 즐겨 쓰는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간판 공격수 두산 블라호비치를 중심으로 니콜라스 곤살레스와 리카르도 사포나라가 좌우 측면에 서면서 공격 삼각편대를 형성했다. 수비형 미드필더 루카스 토레이라가 포백 앞을 보호하는 가운데 유세프 말레와 자코모 보나벤투라가 역삼각형 형태로 중원을 구축했다. 크리스티아노 비라기와 알바로 오드리오솔라가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고, 이고르 줄리우와 니콜라 밀렌코비치가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다. 골문은 피에트로 테라치아노 골키퍼가 지켰다.

피오렌티나 선발 라인업 vs 제노아buildlineup.com

경기는 시종일관 피오렌티나의 압도적인 우세 속에서 이루어졌다. 피오렌티나는 점유율에서 74대26으로 크게 앞섰고, 슈팅 숫자에선 22대3으로 7배 이상 많았다. 코너킥 역시 피오렌티나는 4개를 얻어내는 동안 상대에게 단 하나의 코너킥도 내주지 않았다. 말 그대로 피오렌티나가 지배한 경기라고 할 수 있겠다.

피오렌티나는 경기 시작하고 8분 만에 사포나라가 측면에서 중앙으로 드리블 돌파를 감행하다 제노아 오른쪽 측면 수비수 실반 헤프티의 태클에 쓰러지면서 페널티 킥을 얻어냈다. 하지만 블라호비치의 페널티 킥이 베테랑 골키퍼 살바토레 시리구의 선방에 막히면서 결정적인 득점 기회가 무산됐다. 블라호비치는 골키퍼의 타이밍을 속이는 파넨카 킥을 과감하게 시도했으나 이를 시리구가 이미 넘어진 상태에서도 손을 쭉 뻗어서 막아내는 노련미를 보여주었다.

비록 득점 기회가 무산되긴 했으나 피오렌티나의 공격은 그칠 줄을 몰랐다. 결국 피오렌티나는 14분경, 일찌감치 선제골을 넣으며 앞서나갔다. 곤살레스의 스루 패스를 블라호비치가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한 걸 각도를 좁히고 나온 시리구 골키퍼가 온몸을 날리면서 막아냈으나 이를 바로 뒤에서 대기하고 있었던 오드리오솔라가 리바운드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킨 것.

선제골 이후에도 피오렌티나는 지속적으로 제노아의 골문을 두들겼다. 22분경엔 곤살레스의 크로스를 말레가 환상적인 바이시클 킥으로 가져갔으나 골대를 벗어났다. 28분경엔 토레이라의 강력한 중거리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29분경엔 곤살레스의 크로스에 이은 블라호비치의 헤딩 슈팅이 골대를 살짝 빗나갔다.

결국 피오렌티나는 34분경, 비라기의 측면 돌파에 이은 크로스를 보나벤투라가 헤딩 슈팅으로 가져간 걸 시리구 골키퍼가 선방했으나 재차 보나벤투라가 리바운드 슈팅으로 빈 골대에 밀어넣으며 점수 차를 2골로 벌려나갔다. 기세가 오른 피오렌티나는 41분경, 비라기가 강력한 프리킥으로 골을 추가하면서 3골 차 리드를 잡은 채 전반전을 마무리했다.

피오렌티나의 공세는 후반 들어서도 그칠 줄을 몰랐다. 피오렌티나는 후반 5분 만에 보나벤투라의 롱패스를 감각적인 볼터치로 받아낸 블라호비치가 수비수를 앞에 둔 상태에서도 골키퍼 키 넘기는 환상적인 로빙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4골 차 리드를 만들어냈다. 이번 시즌 물오른 그의 득점 감각을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인 장면이었다.

피오렌티나는 후반 23분경, 비라기가 다시 한 번 강력한 왼발 프리킥으로 골을 추가했다. 비라기의 골과 함께 5골 차 여유있는 리드를 잡자 빈첸소 이탈리아노 피오렌티나 감독은 곧바로 보나벤투라와 비라기, 사포나라, 곤살레스를 빼고 조셉 알프레드 던칸과 알렉사 테르지치, 조나단 이코네, 호세 카예혼을 교체 출전시키면서 체력 안배에 나섰다.

피오렌티나는 후반 32분경, 던칸이 측면으로 길게 내준 패스를 받은 이코네가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먼 포스트에서 쇄도해 들어오던 토레이라가 헤딩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6-0 대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피오렌티나 vs 제노아 결과ACF Fiorentina English

피오렌티나가 세리에A에서 6골 차 대승을 거둔 건 1992년 안코나전 7-1 대승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즉 20년 만의 대승이라고 할 수 있다. 피오렌티나가 이보다 더 큰 점수 차로 세리에A에서 승리한 건 1942년 모데나전(8-0 승)과 1959년 우디네세전(7-0 승), 두 경기가 전부이다.

이 경기 대승의 주역은 바로 주장 비라기이다. 그는 2골을 넣었고, 보나벤투라의 골도 사실상 이끌어내면서 3골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 특히 프리킥으로 멀티골을 넣은 건 세리에A 전체를 기준으로 하더라도 2017년 당시 볼로냐 소속이었던 공격수 시모네 베르디 이후 5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흥미로운 점이 있다면 베르디는 오른발과 왼발로 각각 프리킥 골을 넣었다).

비라기, 제노아전 프리킥 멀티골ACF Fiorentina English

다만 이 한 경기를 넘어 시즌 전체를 놓고 보면 블라호비치의 꾸준한 득점력이 피오렌티나의 상승세에 가장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비록 페널티 킥이 골키퍼 선방에 막히긴 했으나 그는 제노아전에서도 골을 적립하면서 이번 시즌 세리에A 17골로 라치오 간판 공격수 치로 임모빌레와 함께 득점 공동 1위로 올라섰다. 무엇보다도 그는 세리에A 홈 7경기 연속 골을 넣는 데 성공했다. 블라호비치 이전에 아르테미오 프란키 구장(피오렌티나 홈)에서 열린 세리에A에서 7경기 연속 골을 넣은 건 피오렌티나의 전설적인 공격수 알베르토 질라르디노(2008년) 밖에 없었다.

이렇듯 피오렌티나는 블라호비치를 위시해 다른 선수들의 득점까지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면서 지난 시즌과는 확연하게 달라진 득점력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 시즌, 피오렌티나의 세리에A 팀 득점은 47골이 전부였다. 이번 시즌은 21경기 만에(1경기는 연기됐다) 40골 고지에 올라섰다. 특히 공식 대회 기준으로 하면 지난 시즌 41경기 51골이었던 데 반해 이번 시즌은 24경기에서 벌써 48골을 몰아넣고 있다. 이제 3골만 더 넣으면 지난 시즌 공식 대회 득점 기록을 넘어서게 되는 피오렌티나이다.

블라호비치, 질라르디노에 이어 피오렌티나 역대 세리에A 홈 7경기 연속 골OptaPao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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