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부천] 김형중 기자 = 부천FC1995의 이영민 감독과 베테랑 한지호가 승격 소감을 밝혔다.
부천은 15일 오후 1시 부천종합운동장 미디어실에서 승격 기념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2025시즌 K리그2 3위에 오른 부천은 플레이오프에서 성남FC를 따돌리고 오른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수원FC에 2연승을 달리며 꿈에 그리던 K리그1 승격에 성공했다. 이로써 부천은 2026시즌 구단 역사상 최초로 K리그1에 참가한다.
말 그대로 동화를 썼다. 부천은 2024시즌 K리그2에서도 인건비 약 34억 원을 지출하며 김포와 충북청주 등과 함께 저예산 팀으로 분류되었다. 2025시즌도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이영민 감독을 필두로 선수단이 똘똘 뭉쳐 시즌 막판까지 상위권을 유지했고 결국 구단 역사상 최초로 승격의 꿈을 이뤘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영민 감독은 "상상했던 것이 이뤄지다 보니 조금 멍했다. 기뻤지만 이제 K리그1을 준비해야 한다. 걱정이 앞선다"라고 전했다. 함께 참석한 최고참 한지호는 "축하 문자를 너무 많이 받아서 답장하는 데에만 2~3일 걸렸다. 너무 감사드린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대단한 것을 이뤘다. K리그1에서 잔류할 수 있도록 준비 잘하겠다"라고 말했다.
잔류가 목표라는 이영민 감독은 "첫 시즌은 무조건 잔류가 목표다. 그렇지만 저희 축구 색깔을 바꿀 순 있지만 공격 같은 건 유지해야 한다"라며 "그래야 팬들께 즐거움을 드릴 수 있다. 팬들께 즐거움 드릴 축구를 계속 연구하겠다"라고 목표를 밝혔다.
이미 K리그1에서 100경기 이상 출전한 경험이 있는 베테랑 한지호는 "감독님 전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집중하자고 후배들에게 강조하고 싶다. K리그1이라고 다리가 3~4개 달린 선수들이 뛰는 게 아니다. 우리도 충분히 잘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두 사람 모두 가장 기대되는 매치업으로 제주SK FC와 경기를 꼽았다. 부천은 부천SK 시절이었던 2006년 SK가 부천에서 제주로 연고지를 옮기며 팀이 사라지는 아픔을 겪었고, 이후 팬들과 지자체가 합심해 세운 구단이다. 팀의 역사를 알고 있는 이영민 감독은 "제주전이 기대된다. K리그의 흥행 요소이다. 전술적으로 좋은 축구, 팬들께 즐거움을 드릴 수 있는 축구를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지호도 "저도 제주전이 기대된다. 부천에 온지 5년째인데 제주와 역사도 알고 있다. 팬들 위해서 저희 선수들이 꼭 승리해서 팬들께 기쁨 줘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한지호는 기자회견 종료 직후 구단과 1년 재계약을 맺으며 내년 시즌 부천 유니폼을 입고 K리그1 무대를 누비게 되었다.
다음은 이영민 감독과 한지호 일문일답.
Q. 승격 소감
이영민: 일주일밖에 안 지났는데 2~3주 지난 것 같다. 승격했을 땐 기뻤는데 K리그1을 준비해야 한다. 준비하는 데 심혈을 기울여야 좋은 시즌 될 것 같다. 기쁘지만 내년 준비 철저히 잘 하겠다.
한지호: 축하 문자를 너무 많이 받아서 답장하는데 2~3일 걸렸다. 축하해주신 분들께 너무나 감사드린다. 대단한 것을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이뤘다고 생각한다. 목표인 잔류를 할 수 있도록 준비 잘하겠다.
Q. 다른 지도자들에게 K리그1 관련 받은 조언 있나?
이영민: 많은 분들께서 축하 많이 해주셨지만 유병훈 감독과는 올 시즌 초에 만났다. K리그1과 2가 뭐가 다르냐고 물어본 게 있다. 유병훈 감독이 느꼈던 걸 얘기해줬다. 저도 반대로 이런 건 이렇게 하는 게 어떠냐고 한 것도 있다. 자세한 것은 좀 더 소통하고 많은 분들께 조언 구해야 될 것 같다. 제가 생각하는 게 다 아니다. 그분들이 경험하신 것도 있기 때문에 잘 듣고 제가 판단해서 팀을 꾸려야 될 것 같다.
Q. 감정 표현을 잘 안 하는 스타일인데 승격 당시 얼마나 기뻤나?
이영민: 표현을 많이 하고 싶은 사람인데 잘 안 된다. 선수들에게도 살갑게 다가가고 칭찬도 많이 해주고 싶은데 성격상 잘 안 됐다. 승격하고 나서도 정말 기쁜데 제가 상상했던 것이 이뤄지다 보니 조금 멍했다. 그 다음날 아침에 아내가 첫마디로 '괜히 웃음이 난다'고 하더라. 저도 그랬다. 근데 잠들 땐 또 걱정이 앞섰다. 기쁜 건 하루였다. 다가올 걸 준비해야 되기 때문에 걱정이 앞선다.
Q. 선수단과 좋은 관계 비결은?
이영민: 선수들과 관계는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 신뢰라는 건 쉬우면서도 어려운 거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의 신뢰가 없다면 감독이 아무리 좋은 전략과 전술을 사용해도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제일 많이 강조하는 건 선수들과 신뢰다. 저도 그 신뢰를 지키도록 노력하고 제가 보이는 모습에 따라 선수들도 신뢰를 할 것이다. 좋은 전술도 필요하지만 그런 게 가장 중요하다.
Q. 다음 시즌 잔류 외 목표?
이영민: 현실적으로 잔류가 목표다. 처음으로 K리그1에 발을 담군다. 여러 시즌 거쳐야 좋은 곳으로 달려갈 수 있다. 첫해는 무조건 잔류가 목표다. 그렇지만 저희 축구 색깔을 바꿀 순 있지만 공격같은 건 유지해야 한다고 본다. 그래야 팬들께 즐거움을 드릴 수 있다. 잘하는 건 유지하고 필요한 건 보완해서 팬들께 즐거움 드릴 수 있도록 계속 연구하겠다.
한지호: K리그1에서도 감독님의 축구가 먹힐 거라 확신하기 때문에 잔류 이상 목표를 가지면 좋겠다. 좋은 팀과 경기에서 재밌는 축구를 하고 선수들과 감독님과 깊은 신뢰를 쌓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Q. 2026시즌 제도 변화로 강등 가능성이 적어졌는데?
이영민: 제도적으로 올해와 같은 상황이면 더 힘들 거다.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좀 더 K리그1에서 머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래도 한 팀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우리가 그 팀에 들어가면 안 된다는 명확한 목표가 있다. 부천이 올라가서 당장 좋은 성적을 바랄 순 없겠지만 팬들이 원하는 바가 있고 K리그1에서도 좋은 성적을 가질 수 있는 팀을 만들어야 한다. 첫 해가 가장 중요하다.
Q. K리그1 경험이 많은데 후배들에게 어떤 조언?
한지호: 재계약에 사인을 안 해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선수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똑같다. 감독님과 코칭스태프의 전술에 대한 이해도 높이고 집중해서 선수 신분으로 최대한 감독님 전술을 활용하는 게 가장 큰 해야할 일이다. 후배들에게 강조하고 싶다. K리그1이라고 다리가 3~4개 달린 선수들이 아니다. 지금 하던 대로 해도 충분히 잘 할 것이다.
Q. 잔류 위해 구단에게 바라는 점?
이영민: 여러 가지 있을 수 있다. 요구하기 시작하면 끝도 없다. 분명히 우리가 부족한 부분도 많고 여러가지 사안이 있겠지만 지금은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당장 이거 저거 해달라고 하기 보다 조금이라도 K리그1에서 경쟁력 가질 수 있는 부분 보완하길 바란다. 그런 것만 뒷받침 되면 재밌는 한 해 될 것이다.
Q. 승격이 가장 실감나는 부분은?
이영민: 일단 K리그1에 올라왔기 때문에 가장 실감나는 부분은 선수 수급 문제다. 기존 저희 선수들은 좋은 선수들이 있지만 선수 보강도 잘 해야만 저희가 버틸 수 있다. 몸값을 물어봤을 때 가장 실감난다.
Q. 기대 매치업은?
이영민: 팬들이 기대하는 매치업은 제주전이다. K리그 사랑하는 팬들에게 모두 좋은 흥행 요소다. 전술적으로 더 재밌는 축구,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축구를 해야 더 흥행한다고 본다. 당장 서울과 수원 같은 빅매치처럼은 안 되겠지만 그 정도를 만들 수 있다고 본다. 제주전이 걱정은 되지만 활성화 위해서 더 준비해야 한다. 안양전도 재밌을 거 같다.
한지호: 저도 제주전이 기대된다. 부천에 온지 5년째인데 제주와 역사도 알고 있다. 팬들 위해서 저희 선수들이 꼭 승리해서 팬들께 기쁨 줘야 한다고 본다.
Q. 은퇴 고려 나이에도 K리그1 복귀하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축하 메시지는?
한지호: 포항 신광훈 형 한 살 형인데 저와 경찰청에서 만나서 친하게 지냈다. 한 번도 광훈이 형과 대결이 성사되지 않았다. 내년에 뛰게 됐고 같이 뛰면 너무 좋겠다는 말을 해줘서 감동 받았고 기대된다. 광훈이 형과 대결 성사시키고 싶다.
Q. 헤르메스 비롯한 부천 팬들이 다른 K리그1 팀 팬들과 다른 점은?
이영민: 다른 팬들과 다른 부분은 제가 봤을 때 부천을 사랑하는 마음이 다르고 저희 선수단을 위해 표현하는 방법이 열정적으로 다르다고 본다. 다른 팬들과 붙었을 때 운동장에선 절대 기죽지 않게끔 준비 잘 하겠다. 팬들도 저희 선수들이 한발 더 뛸 수 있도록 더 응원해주시면 좋겠다. 저희 선수들이 처음에 올라가서 힘에 부치고 많은 승리를 하지 못할 수 있지만 부천만의 색깔을 보여드리도록 하갰다..
한지호: 저도 부산에서 오래 뛰었는데 부천에서 느꼈던 건 어느 팀보다 열정이 뛰어나다고 느꼈다. 부천에 뛰면서 실감했다. 내년에 분명히 어려운 시기가 와도 헤르메스가 질책보다 칭찬을 해주셔서 선수들이 위기를 극복하는 순간이 왔으면 좋겠다.
Q. 인천전 끝나고 팬들과 소통을 했는데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했나?
이영민: 인천 경기 끝나고 팬들과 이슈가 있었다. 코리아컵 2라운드 끝나고 천안 경기 끝나고 팬들과 이슈가 있었다. 그분들과 계속 소통하는 건 정답이 하나다. 그분들이 생각하는 거나 제가 부천을 생각하는 건 똑같다. 생각하는 마음은 똑같지만 표현에 대한 생각이 달랐다. 저도 팬들과 소통했고 운동장에서 얼마나 선수들이 보여줬냐가 제가 했던 거나 선수들이 했던.... 올 시즌 했던 게 내년엔 더 힘들 수도 있다. 부천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같이 한걸음씩 내딛는다며 경기력도 그렇고 경기 외적인 것으로도 좀 더 탄탄한 팀이 될 수 있다.
Q. 전지훈련 전 스쿼드 구성 계획은?
이영민: 제가 부천에 있는 동안 스쿼드를 완성하고 전지훈련 간 게 대부분이었다. 작년엔 조금 딜레이 돼서 갈레고가 태국 현지에서 합류했다. 지금은 시간이 촉박하다. 전지훈련 전에 구성이 다 될 수 있진 않을 것 같다. 그렇게 되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조금 신중을 기해야 할 것 같고 타이밍도 잘 맞아야 한다. 전지훈련 전까지 스쿼드 구성을 다 하려고 노력하겠다. 안양이 승격해서 잔류하는 좋은 사례를 봤을 때 핵심 선수들 영입을 잘 했고 그 선수들로 하여금 잔류에 성공했다. 우리 예산 안에서 그런 선수들에게 투자할 수 있다면 과감하게 해야한다고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