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지난 시즌 ‘혹사 논란’이 일을 정도로 아픈 몸을 이끌고 수비라인을 지키고도 올여름 ‘방출 대상’으로 분류된 ‘철기둥’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의 상황은 여전히 달라지지 않았다. 김민재를 매각하겠다는 바이에른 뮌헨의 입장엔 변함이 없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바이에른 뮌헨은 김민재를 매각한 후 이적료 수익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21일(한국시간) 독일 매체 키커에 따르면 바이에른 뮌헨은 김민재와 주앙 팔리냐를 매각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사회에선 여전히 이번 여름 이적시장 때 이적료 수익을 창출하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킹슬레 코망이 잔류를 원하고 사샤 보이의 경우 코칭스태프가 잔류를 요청함에 따라 ‘방출 대상’으로 분류한 김민재와 팔리냐를 매각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실제 바이에른 뮌헨은 이미 김민재에게 올여름 떠나도 된다고 ‘이별 통보’ 전달하는 등 매각에 전념하고 있다. 김민재를 매각하기 위해 당초 5000만 유로(약 792억 원)로 책정한 이적료를 3500만 유로(약 554억 원)까지 낮췄다. 영입할 당시 원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김민재의 이적료를 낮춘 건 그만큼 최대한 빨리 매각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바이에른 뮌헨은 특히 앞서 지난달 말 바이어 레버쿠젠과 계약이 만료되면서 FA(자유계약선수) 신분이 된 요나탄 타를 영입해 김민재 대체자를 확보했다. 현지에서도 바이에른 뮌헨이 새 시즌 타와 다요 우파메카노를 주축 센터백으로 활용할 거로 전망하고 있다. 김민재는 타의 합류와 맞물려 설 자리가 잃기 때문에 방출될 거로 내다보고 있다.
문제는 지난 시즌 김민재의 헌신에 대한 바이에른 뮌헨의 ‘푸대접’이다. 김민재는 아킬레스건염과 무릎 부상, 허리 통증, 인후통 등 온몸이 종합 병원이 될 정도로 혹사 논란이 일은 가운데서도 참고 버티면서 강행군을 이어왔다. 실제 바이에른 뮌헨이 모든 대회 통틀어 50경기를 치르는 동안 43경기(3골)에 출전해 활약했다. 출전 시간으로 놓고 보면 3593분으로 요주아 키미히(4287분) 다음으로 최다다.
앞서 국제프로축구선수협회(FIFPro)도 지난 4월 아킬레스건염 등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임에도 바이에른 뮌헨과 한국 축구대표팀을 오가며 무려 55경기 이상을 소화하고, 특히 국경을 넘어 이동한 것만 20차례 이상인 데다, 그 거리만 무려 7만4000km에 달한 김민재를 두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김민재의 ‘혹사 논란’을 집중 조명하면서 동시에 김민재가 더는 부상을 당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관리해줘야 한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하지만 바이에른 뮌헨은 김민재의 부상 투혼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분위기다. 특히 지난 시즌 김민재가 중요한 경기에서 결정적인 순간 실책을 범한 것을 두고 실망하며 매각을 결단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 그는 인터밀란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 2차전에서 연달아 자신의 마크맨을 놓쳐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고, 탈락의 원흉으로 지목되면서 거센 비판·비난을 받았다.
독일 매체 TZ는 “김민재는 지난 2023년 큰 기대를 안고 나폴리를 떠나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다. 그러나 바이에른 뮌헨 입단 이후 꾸준히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으며, 특히 UCL과 같은 중요한 경기에서 더욱 그랬던 김민재는 이제 매각 대상에 올랐다”며 “타의 계획된 영입은 바이에른 뮌헨이 수비라인의 위계를 재편하려는 의도다. 타는 우파메카노와 함께 다음 시즌부터 수비라인을 이끌 리더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에른 뮌헨이 김민재를 ‘방출 대상’으로 분류, 매각을 결심하자 복수 구단이 그에게 구애를 보내고 있다. 리버풀과 첼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나폴리, 유벤투스, AC밀란, 파리 생제르맹(PSG), 페네르바체, 알나스르 등이 현재 김민재에게 관심이 있다. 다만 김민재는 현재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참가를 이유로 현재 미국에 있는 데다, 여전히 아킬레스건염 부상이 완벽하게 회복되지 않아 구체적인 협상은 아직 진행되고 있진 않다.
김민재는 2017년 전북 현대에서 프로에 데뷔한 후 2년간 활약하다가 베이징 궈안을 거쳐 2021년 페네르바체로 이적하면서 유럽 무대에 발을 디뎠다. 시간이 지날수록 빠른 성장을 거듭한 그는 이듬해 나폴리 유니폼을 입었다. 나폴리로 이적한 김민재는 곧바로 핵심으로 자리매김하더니 쟁쟁한 공격수들을 상대로 ‘괴물’ 같은 수비력을 뽐냈다.
빼어난 활약을 펼치면서 나폴리가 33년 만에 정상에 올라서는 데 앞장선 김민재는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상과 올해의 팀에 동시에 선정됐다. 이는 아시아 국적 최초 수상자와 우승팀에서 나온 최초 수상자 ‘대기록’이었다. 아울러 생애 처음으로 세계 축구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발롱도르 후보에 오른 데에 이어, 22위에 오르면서 뛰어난 활약상을 인정받았다.
김민재는 이후 러브콜을 잇달아 받더니 지난 2023년 바이에른 뮌헨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바이에른 뮌헨에서도 제 기량을 마음껏 뽐내며 주축으로 활약했다. 첫 시즌 전반기 내내 붙박이로 뛰다가 후반기 들어서 벤치로 밀려났지만, 두 번째 시즌은 ‘혹사 논란’이 일 정도로 거의 모든 경기에 출전했고, 부상 여파 속에서도 투혼을 발휘해 독일 분데스리가 우승을 이끌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