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좋습니다.”
한국 축구대표팀 ‘캡틴’ 손흥민(토트넘)은 몸 상태를 묻자 밝은 표정을 지으며 이렇게 답했다. 14일(한국시각) 쿠웨이트 쿠웨이트시티의 자베르 알아흐마드 국제경기장에서 펼쳐진 쿠웨이트와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5차전 원정경기에서 3-1 승리를 거둔 직후 진행된 방송사 인터뷰를 통해서다.
이날 손흥민은 주장 완장을 차고 선발 출전해 교체로 물러나기 전까지 64분을 소화했다. 허벅지 부상에서 복귀한 지 보름도 채 되지 않은 데다, 대표팀 합류 바로 직전 소속팀에서 다소 무리하게 풀타임을 소화한 터라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컸지만, 홍명보 대표팀 감독은 손흥민을 투입시켰다.
손흥민은 다행히 몸 상태가 괜찮았다. 64분을 소화하는 동안 활발하게 그라운드를 누볐다. 이런 그는 전반 19분 득점포까지 가동했다. 황인범(페예노르트)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박스 안으로 과감하게 돌파하는 과정에서 걸려 넘어져 페널티킥(PK)을 얻어낸 후 직접 키커로 나서 침착하게 성공시켰다.
이 득점으로 손흥민은 황선홍 대전 하나시티즌 감독과 함께 역대 A매치 최다득점 공동 2위(50골)에 오르면서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이 부문 1위는 58골을 넣은 차범근 전 수원 삼성 감독이다. 손흥민은 앞으로 1골만 더 넣으면 황 감독을 제치게 되고, 9골을 더 뽑아내면 차 전 감독을 넘어서게 된다.
손흥민은 “승리하는 건 항상 너무 기쁜 일”이라고 운을 뗀 뒤 “선수들이 하루하루 고생해서 얻어낸 승리다. 많은 분들이 쉬운 경기라고 생각하셨을 수도 있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힘들게 노력했고, 그 노력한 것들이 오늘 경기장에서 나와서 기쁘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대표팀에 와서) 많은 골을 넣을 수 있어서 감사하다. 또 그동안 함께 했던 모든 스태프들과 동료에게 이 자리를 빌려서 감사 인사를 전한다”며 “다시 대표팀에 복귀했는데, 선수들이 하나같이 도와줘서 골을 넣었다. 기쁘다”고 했다. 이어 “차 전 감독님, 황 감독님과 함께 거론되는 것 자체가 영광”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9월 소속팀에서 허벅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해 지난달 소집에서 제외됐던 손흥민은 앞서 3일 부상에서 돌아온 후 출전 시간을 점차 늘려가고 있다. “제 몸 상태를 많은 분들이 관심 가져주시고 걱정해주셔서 감사드린다”는 그는 “원래 컨디션으로 돌아왔다. 다음 경기에선 100%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손흥민은 “(아시아 3차 예선 1차전 팔레스타인전 때) 첫 스타트를 잘 못 끊어서 많이들 걱정하셨는데, 좋은 컨디션과 좋은 환경에서 잘 준비해서 올해 마지막 경기 반드시 승리로 장식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수학능력시험을 치른 수험생들에게 “고생 많았다”고 응원 메시지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