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감이 커지면서 선수들이 제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했다.”
충남아산FC 주장 박세직은 팀이 개막 후 무승의 늪에 빠지면서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그 이유를 묻자 이같이 말했다. 지난 30일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남FC와 하나은행 K리그2 2025 5라운드 홈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거둔 직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서다.
지난 시즌 충남아산은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2위에 올라 창단 이래 처음으로 승강 플레이오프(PO)에 진출하면서 돌풍을 일으켰다. 충남아산은 승강 PO 1차전 홈경기에서 대구FC를 4-3으로 제압하며 돌풍을 이어갔지만, 2차전 원정경기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치열한 혈투 끝에 1-3으로 패해 1·2차전 합산 스코어 5-6으로 아쉽게 승격 문턱을 넘지 못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충남아산은 새 시즌 다이렉트 승격을 목표로 준비했다. 겨우 내 사령탑 교체와 더불어 강준혁, 박대훈, 주닝요 등 주축 선수들의 이탈이 있었지만, 지난 시즌 수석코치를 지내면서 팀 사정을 잘 아는 배성재 감독이 내부 승격해 우려를 최소화한 데다, 김종민과 박세진, 손준호 등을 영입해 전력보강도 알차게 했다.
충남아산은 그러나 이번 시즌 개막 후 5경기 동안 아직 첫 승을 거두지 못해 순위표 12위(3무2패·승점 3)에 머무르고 있다. 꿈꾸던 다이렉트 승격과는 거리가 상당히 먼 위치다. 물론 시즌 초반이라서 순위가 크게 상관없다고는 하지만, 기대했던 것과 달리 성적이 부진하자 팬들은 불평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그렇다면 개막 전만 하더라도 인천 유나이티드, 서울 이랜드FC, 수원 삼성 등과 함께 유력한 승격 후보로 꼽힌 충남아산은 왜 개막 후 무승의 늪에 빠지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일까. 우선 배 감독은 부담감을 성적 부진의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경기를 치르면 치를수록 선수들이 급해지는 느낌”이라고 말한 그는 “아무래도 부담감이 커지면서 그런 것 같다”고 짚었다.
주장 박세직 역시도 생각은 비슷했다. “사실 1라운드부터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는 그는 “물론 승리가 중요한 건 맞다. 하지만 선수들 모두 ‘무조건 이겨야 한다’ ‘이기는 거 말고는 안 된다’ 이런 생각들 때문에 제 플레이를 하지 못하고, 또 준비한 것들을 보여주지 못했던 것 같다”고 생각을 전했다.
박세직은 지난 시즌 기대 이상의 성적을 냈던 터라 올 시즌 그걸 뛰어넘어야 하는 것 때문에 부담감이 큰 거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하면서 “사실 지난 시즌은 승리를 못 하더라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고, 부담감도 없었다. 그러나 (작년에 2위를 하고 나서) 저희가 주목을 많이 받고, 준우승팀이라는 입장에서 경기를 하다 보니 부담감이 커졌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그러면서 “개막전부터 어떻게든 앞으로 치고 나가기 위해서 승리에 집착했던 것들이 부담감으로 이어지면서 이렇게 된 것 같다”며 “지금은 다시 도전자의 입장으로 돌아와서 최대한 마음을 편하게 가지면서 준비한 플레이를 하자고 선수들에게 이야기하고 있다. 계속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는데, 다음 경기는 이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박세직은 새롭게 합류한 손준호와 중원에서의 호흡이 어떤지 묻는 질문엔 “정말 (기량이) 뛰어난 선수기 때문에 같이 뛰면서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답한 후 “제가 그동안 중원에서 조율하고 선수들의 위치를 잡아주는 역할을 했었는데, 준호와 같이하니깐 부담을 덜게 됐다. 서로가 서로한테 도움이 되고, 잘 맞는 것 같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