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kaku Chelsea 2022Getty Images

'볼터치 7회' 루카쿠, 그라운드에서 사라지다

[골닷컴] 김현민 기자 = 구단 역대 최고 이적료의 사나이 로멜루 루카쿠가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경기에서 충격적인 부진을 보이며 첼시 팬들에게 실망 만을 안겨주고 있다.

첼시가 셀허스트 파크 원정에서 열린 팰리스와의 2021/22 시즌 프리미어 리그(이하 PL) 26라운드에서 고전 끝에 경기 종료 1분을 남기고 터져나온 하킴 지예흐의 결승골에 힘입어 1-0 신승을 거두었다. 이와 함께 첼시는 14승 8무 3패 승점 50점으로 3위 자리를 굳건히 하는 데 성공했다.

기사는 아래에 이어집니다

비록 승리를 거두긴 했으나 경기 내용은 처참한 수준이었다. 이 경기에서 첼시는 점유율에서 57대43으로 우위를 점하긴 했으나 슈팅 숫자에서 9대7로 근소하게 앞설 뿐이었다. 심지어 코너킥에선 4대4로 동률이었다. 팰리스가 13위로 중하위권 팀인 데다가 최근 PL 6경기에서 3무 3패로 승리가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망적인 경기였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특히 루카쿠의 부진이 심각했다. 그는 전반 내내 볼터치 2회가 전부였다. 그마저도 볼터치 2회 중 1회는 바로 킥 오프하면서 터치한 것이었다. 즉 전반 내내 플레이가 진행되는 동안 볼을 만진 건 딱 한 번 밖에 되지 않았다.

루카쿠, 팰리스전 전반전 볼터치 2회OptaJoe

후반전에도 루카쿠의 부진은 이어졌다. 후반전까지 모두 포함하더라도 루카쿠의 볼터치는 7회가 전부였다. 볼터치 7회는 축구 통계업체 'OPTA'가 해당 기록을 집계하기 시작한 2003/04 시즌 이래로 90분 이상을 출전한 선수들 중 PL 1경기 최소이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이 경기에서 루카쿠는 슈팅은 고사하고 드리블 돌파 시도조차 없었다. 찬스메이킹도 전무했다. 도리어 오프사이드 반칙만 2회를 범하면서 공격의 맥을 끊었다(공교롭게도 오프사이드 반칙을 했을 시에 두 번 모두 슈팅을 시도해 기록이 취소됐다).

볼 경합은 4회 시도해 모두 패했고, 공중볼 경합 역시 2회를 시도해 단 한 번도 따내지 못했다. 당연히 볼 경합 승률과 공중볼 경합 승률 모두 0%였다. 이에 더해 패스는 6회를 시도해 4회를 동료들에게 배달하면서 66.7%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했다. 루카쿠 같은 공격수가 볼터치 7회 중 6회를 패스로 연결했다는 건 도망치는 플레이로 일관했다는 걸 방증한다고 할 수 있다.

루카쿠 기록 vs 팰리스 Squawka Football

결국 루카쿠는 이번 경기에서도 무득점으로 일관하면서 2021년 12월 29일, 브라이튼 호브 앤 알비온전 득점 이후 PL 4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치고 있다. 그나마 FIFA 클럽 월드컵에서 2경기 연속(알 힐랄과의 준결승전과 파우메이라스와의 결승전) 골을 넣으며 살아나는 듯싶었으나 영국으로 돌아오자마자 또다시 침묵한 루카쿠이다.

더 우려가 되는 부분은 루카쿠의 부진이 2021년 12월 31일, '스카이 이탈리아'와의 독점 인터뷰 내용이 공개된 이후부터 시작됐다는 데에 있다. 루카쿠는 12월 31일 이전만 하더라도 코로나 확진으로 3경기 결장한 이후 복귀하자마자 2경기 연속 골(애스턴 빌라전과 브라이튼전)을 넣으며 후반기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스카이 이탈리아'를 통해 "첼시에서 행복하지 않다"는 폭탄 발언을 해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이에 토마스 투헬 첼시 감독은 1월 2일에 열린 리버풀과의 21라운드에 그를 명단 제외하는 강수를 던졌다.

이후 그는 투헬 감독과의 면담을 통해 사태 수습에 나섰고, 매경기 선발 출전 기회를 얻고 있으나 무득점으로 일관하고 있다. 안 그래도 '스카이 이탈리아'와의 인터뷰로 인해 그에 대한 첼시 팬들의 민심이 바닥을 치고 있는데 연이은 부진으로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모양새이다.

그럼에도 첼시는 이적 시장도 모두 끝난 마당이기에 적어도 이번 시즌까지는 루카쿠에게 의존해야 한다. 여전히 첼시 공격 자원들 중 PL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고 있는 선수가 루카쿠(5골)이다. 공식 대회를 기준으로 하면 첼시 전체 선수들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골(10골)을 넣고 있다. 루카쿠의 백업 공격수 티모 베르너는 PL 11경기에 출전해 1골에 그치면서 골 못 넣는 공격수라는 조롱을 받고 있다. 결국 첼시가 남은 경기들에서 성과를 올리기 위해선 루카쿠의 득점이 필수이다. 그가 살아나야 첼시도 살아날 수 있다.

루카쿠 기록 vs 팰리스(스카이)Sky Sports Premier League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