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형중 기자 =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이 중동의 복병 요르단을 만난다. 비교적 수월한 상대를 만났다는 평가지만, 2007년 아시안컵을 기억하며 방심하면 안 된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에 오른 클린스만호는 6일 밤 12시(한국시각) 아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요르단과 결승 진출을 놓고 다툰다. 이미 양 팀은 조별예선에서 만나 2-2 무승부를 거둔 만큼, 치열한 한판 승부가 예상된다.
한국은 조별예선 E조 2위로 통과하며 16강과 8강에서 강호 사우디아라비아와 호주를 차례로 만났다. 두 경기 모두 연장 혈투 끝에 승리를 따내며 4강에 올랐다. 4강 상대 요르단은 앞선 두 팀에 비해 비교적 쉬운 상대로 손꼽히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E조 3위로 16강에 오른 요르단은 이라크를 만나 3-2로 대역전극을 이뤄냈다. 2-1로 뒤지던 후반 추가시간 5분 동점골을 뽑아내더니, 2분 뒤 역전골까지 터트리며 극적인 8강행에 성공했다. 끊임없이 공격을 시도한 끝에 결실을 맺었다. 이번 대회 돌풍을 일으킨 타지키스탄과 만난 8강전에서는 끈끈한 조직력을 선보였다. 슈팅 숫자는 9-5로 밀렸지만 세트피스 상황에서 집중력을 발휘하며 상대 자책골을 이끌어내 승리했다.
결승 진출까지 한 고비만을 남겨둔 한국은 2007년 아시안컵을 기억해야 한다. 당시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끌던 한국은 조별예선부터 휘청였다. 1차전 사우디에 비기고 2차전 바레인에 패했지만 3차전 인도네시아를 꺾고 1승 1무 1패로 조별예선을 통과했다. 강호 이란과의 8강에서는 득점없이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승리했다.
4강전이 문제였다. 당시 돌풍을 일으키며 올라온 복병 이라크를 상대했다. 모두 우리보다 한 수 아래라고 생각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한국은 전후반과 연장까지 총 120분 동안 철저히 잠근 이라크 골문을 여는데 실패했다. 결국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 돌입했고, 4번 키커 염기훈과 5번 키커 김정우가 실축하며 패하고 말았다.
최근 전 국가대표 이천수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당시를 회상하며 "대회 전 제주도에서 치른 평가전 때의 이라크와 본선에서의 이라크는 달랐다. 중동에서 만난 중동팀은 다르더라"라고 말한 바 있다. 그만큼 요르단도 우리보다 편한 환경에서 기대 이상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다는 의미다.
클린스만 감독은 대회 전부터 부정 여론에 시달렸지만, 결승까지 갈 거라는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제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선 단 한 걸음만이 남았다. 요르단만 넘으면 64년 만의 우승에 도전할 수 있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