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이정빈 기자 = 다니엘 레비(63·잉글랜드) 회장이 지난 25년간 이룬 영입 중에서 손흥민(33·LAFC) 가장 우수한 사례로 뽑혔다. 손흥민이 지난 10년간 토트넘에서 굵직한 역사를 남겼기에 당연한 평가였다.
영국 매체 ‘팀토크’는 6일(한국 시각) 지난 25년간 토트넘 영입 역사를 돌아봤다. 5일 레비 회장이 토트넘 회장직을 내려두면서 그가 영입한 선수들을 재조명했다. 이 매체는 레비 회장 시기에 토트넘이 이룬 ‘최고의 영입’과 ‘최악의 영입’을 각각 10명씩 선정했다.
최고의 영입으로는 델리 알리(29·무소속), 위고 요리스(38·LAFC), 저메인 디포(42·은퇴), 크리스티안 에릭센(33·무소속), 루카 모드리치(39·AC 밀란), 개러스 베일(36·은퇴) 등 토트넘을 이끌었던 선수들이 나왔다. 그런데 이 선수들을 제치고 손흥민이 가장 훌륭한 영입으로 선정됐다.
손흥민을 최고의 영입 1위로 선정한 ‘팀토크’는 “그는 의심할 여지 없이 지난 10년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가장 뛰어난 공격수이자, 진정한 토트넘의 전설이었다”라며 “그는 훌륭한 선수이자, 훌륭한 사람이고, 레비 회장이 영입한 환상적인 선수다”라고 평가했다. 오랫동안 뛰어난 활약을 펼친 손흥민을 극찬했다.
손흥민과 토트넘 간 인연은 지난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레버쿠젠에서 주목받는 공격수였던 손흥민은 2015년 여름 이적시장 막바지에 토트넘 유니폼을 입었다. 레비 회장이 끈질긴 협상 끝에 레버쿠젠에서 손흥민을 데려왔다. 토트넘은 손흥민에게 2,300만 파운드(약 431억 원)를 투자하며 큰 기대를 걸었다.
당시 2,300만 파운드는 토트넘 최고 이적료 3위에 해당한 거액이었다. 토트넘과 레비 회장이 손흥민 영입에 심혈을 기울였다는 게 드러나는 이적료였다. 다만 손흥민은 족저근막염 부상으로 새로운 리그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1시즌 만에 이적을 결심했는데, 마우리시오 포체티노(53·아르헨티나) 감독과 레비 회장이 그를 설득해 팀에 남겼다.
토트넘에 남은 손흥민은 두 번째 시즌부터 진가를 발휘했다. 양발 슈팅 능력과 주력을 바탕으로 한 돌파로 상대 수비진을 무너트렸다. 함께 공격진을 이룬 해리 케인(32·바이에른 뮌헨), 알리, 에릭센과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하며 EPL을 대표하는 선수로 거듭났다.
손흥민은 2016-17시즌부터 2023-24시즌까지 8시즌 연속으로 EPL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단순히 득점뿐 아니라 도움도 착실하게 쌓았다. 손흥민은 EPL에서 두 자릿수 득점과 도움을 동시에 달성하는 10-10을 세 차례나 달성했다.
2021-22시즌은 손흥민과 토트넘에 잊을 수 없는 시즌이었다. 해당 시즌 토트넘은 초반 부진으로 중위권까지 추락했는데, 안토니오 콘테(56·이탈리아) 감독이 부임한 후 달라졌다. 콘테 감독 아래서 손흥민 역시 감각을 되찾았다. 후반기 골폭풍을 몰아쳤고, 시즌 종료 후 모하메드 살라(33·리버풀)와 23골로 공동 득점왕을 차지했다. 해당 시즌 토트넘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권을 얻었다.
득점왕 외에도 손흥민은 다양한 영예를 얻었다. 2019-20시즌 번리전에서 나온 단독 질주 후 득점으로 2020 국제축구연맹(FIFA) 푸스카스 어워드를 받았고, 2020-21시즌에는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PFA) 올해의 팀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우승 커리어가 유일한 흠이었지만, 2024-25시즌 UEFA 유로파리그(UEL) 우승 트로피를 손에 넣으며 염원을 풀었다. 손흥민은 경기 후 감정을 쏟으며 그간 쌓아둔 한을 날려버렸다. 손흥민을 필두로 UEL 트로피를 차지한 토트넘은 이번 시즌 다시 UCL 본선에 나선다.
다만 손흥민은 이번 여름이 토트넘과 동행을 마칠 적기라고 판단했다. 그는 지난달 한국에서 치른 프리시즌 도중에 토트넘을 떠나겠다고 밝혔다. 쿠팡플레이 시리즈에서 토트넘에 작별을 건넨 손흥민은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사커 구단인 LAFC로 향했다. 이 과정에서 2,650만 달러(약 368억 원) 이적료를 받으면서 MLS 이적료 기록을 세웠다.
LA에 입성한 손흥민은 연이틀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가 하는 행동마다 미디어와 팬들이 반응했다. 경기장 밖에서 영향력을 뽐낸 손흥민은 경기장 안에서도 스타임을 증명했다. 첫 경기부터 페널티 킥을 얻어내더니, 이후 2경기 연속으로 공격 포인트를 올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