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 위원이었던 박주호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한국 축구대표팀 새 사령탑 선임 과정을 폭로했다. 박주호의 한 마디 한 마디는 그야말로 충격적이었으며, 유명무실한 전력강화위원회의 실체가 고스란히 드러냈다.
박 위원은 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캡틴 파추호’를 통해 ‘국가대표 감독 선임 과정, 모두 말씀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박 위원은 지난 2월 정해성 전력강화위 위원장의 추천으로 5개월 동안 축구대표팀 새 사령탑 선임 작업에 함께했다.
박 위원은 유력한 축구대표팀 차기 사령탑으로 거론됐던 제시 마시(미국) 캐나다 축구대표팀 감독을 추천했다고 밝혔다. “마시 감독은 축구대표팀에 가장 잘 맞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그는 “마시 감독과 이야기를 나눠봤는데 한국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한국 선수들의 장·단점, 성향 등 깊게 대화를 나눴다”고 공개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마시 감독은 축구대표팀 차기 사령탑으로 선임되지 않았다. 박 위원은 이에 “충격이 컸다”고 말하면서 “마시 감독과 긍정적인 교류가 있었다. 처음 컨택한 게 지난 3월 초반이었고, 항상 한국에 온다고 했다. 그래서 당연히 올 줄 알았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박 위원은 “마시 감독과 (협상이) 지연된 이유는 처음에 추천했을 때 별로 그렇게 관심을 갖지 않았다. 마시 감독을 모르는 사람도 많았다”고 추가적인 폭로도 이어갔다. 축구대표팀 새 사령탑을 선임하기 위해 모인 전력강화위인 것을 고려하면 박 위원의 발언은 그야말로 충격적이었다.
지난 3월 A매치 때 임시 감독을 결정한 방식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박 위원은 “황선홍 감독과 박항서 감독, 김도훈 감독이 후보군에 있었다. 근데 갑자기 1·2·3순위를 적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감독을 어떻게 투표로 하는지, 다수결로 어떻게 감독을 정하는지 이해가 안 갔다”며 “결국 투표를 해서 정했다”고 밝혔다.
박 위원은 전력강화위 내부에서 국내파 감독 선임에 힘을 실었다고 주장했다. “회의 전부터 ‘국내 감독이 낫지 않아?’라는 대화가 오고 갔다. 외국 감독을 제시하면 무조건 흠을 잡았다”며 “홍명보 감독이 누누이 안 한다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흐름은 높은 순위에 있었다. 홍명보 감독을 임명하는 분위기로 흘러갔다”고 말했다.
녹화 도중 홍명보 감독이 내정됐다는 소식을 접한 박 위원은 “진짜로? 정말 몰랐다. 홍 감독이 계속 고사하셔서 아닌 줄 알았다”며 “지난 5개월이 너무 허무하다. 전력강화위가 앞으로 필요 없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절차 안에서 이뤄진 게 하나도 없기 때문”이라고 안타까운 현실을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