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상암] 강동훈 기자 = FC서울이 이번 시즌 12개 구단 중 처음으로 1경기에서 5골 이상을 뽑아내면서 김천상무를 상대로 완승을 거머쥐었다. 개막 후 기대했던 것에 비해 득점이 터지지 않는 등 활약이 부족했음에도 김기동 서울 감독이 계속해서 신뢰한 일류첸코(독일)가 2골 1도움을 올리는 ‘원맨쇼’를 선보이면서 대승에 앞장섰다.
서울은 3일 오후 7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김천과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5라운드 홈경기에서 5-1로 승리했다. 조영욱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은 서울은 일류첸코의 멀티골과 임상협의 추가골을 앞세워 손쉽게 승전고를 울렸다.
승점 3을 추가한 서울은 승점 8(2승2무1패)을 쌓으면서 단숨에 순위표 4위까지 4계단이나 껑충 뛰어올랐다. 4경기 무패행진(2승2무)을 내달린 서울은 오는 7일 대구FC 원정을 떠난다. 반면 패배한 김천은 2위(3승2패·승점 9)에 그대로 머물렀지만, 4위 서울과 격차가 승점 1로 좁혀지면서 바짝 추격당하는 입장에 놓였다. 김천은 오는 6일 홈에서 광주FC를 상대한다.
서울의 대승을 이끈 건 일류첸코였다. 일류첸코는 지난 2019시즌과 2020시즌 포항스틸러스에서 함께했던 김 감독과 4년 만에 재회하면서 시즌이 시작되기 전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던 최전방 공격수다. 그는 당시 2시즌 동안 모든 대회에서 48경기 동안 31골(12도움)을 뽑아냈다. 그러나 일류첸코는 올 시즌 개막 후 4경기 동안 1골에 그치는 등 기대했던 것보다 활약이 저조했다. 특히 직전 라운드 강원FC전에선 하프타임 때 교체되는 굴욕을 겪기도 했다.
김 감독은 그러나 경기력과 컨디션이 완전치 않은 일류첸코를 이날도 최전방 공격수로 기용하면서 믿음을 불어넣었다. “본인도 답답해한다. 마음이 급한 것 같다. 경기력이라는 게 갑자기 확 오르는 게 아니”라며 신뢰한 김 감독은 “일류첸코가 스스로 계속 노력하고 있다. 분명히 경기력이 더 좋아질 거로 기대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일류첸코는 자신을 믿어준 김 감독에 승리를 안겨줬다. 이날 그는 2골 1도움을 올리는 ‘원맨쇼’를 펼쳤다. 전반 15분 기성용이 페널티 박스 왼쪽 모서리 부근에서 올린 크로스를 문전 앞에 있던 일류첸코가 받아 등을 지고 버텨낸 후 뒤로 흘려줬다. 이때 조영욱이 논스톱 오른발 슈팅을 때렸다. 조영욱의 발을 떠난 공은 골문 왼쪽 하단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일류첸코의 시즌 1호 도움이었다.
일류첸코는 이후 단숨에 멀티골을 뽑아냈다. 전반 33분 문전 오른쪽 부근으로 침투한 임상협이 낮게 크로스를 올리자 골문 앞으로 쇄도하던 일류첸코는 몸을 날려 왼발바닥으로 밀어 넣었다. 5분 뒤엔 기성용이 페널티 박스 안 왼쪽 측면으로 좁혀들어온 후 크로스를 올리자 일류첸코는 문전 앞쪽으로 쇄도하면서 몸을 던져 오른발로 마무리 지었다. 일류첸코는 시즌 2·3호골을 터뜨렸다.
일류첸코의 ‘미친 활약’에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온 서울은 격차를 더 벌리면서 달아났다. 전반 추가시간 1분 임상협이 페널티 박스 왼쪽 모서리 부근에서 슈팅을 때렸는데 문전 앞쪽에서 바운드가 된 후 그대로 골문 오른쪽 하단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골키퍼 강현무도 꼼짝 못 하는 코스였다.
서울은 후반 7분 김민준이 페널티 아크서클 정면에서 때린 환상적인 왼발 슈팅에 실점을 헌납하긴 했지만, 다시 4골 차로 격차를 벌렸다. 후반 34분 일류첸코를 대신해 교체로 들어간 박동진이 김천의 골네트를 출렁였다. 결국 서울은 이날 1만3040명 관중 앞에서 5-1 완승을 거두면서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