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철기둥’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가 이번 여름 매각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 지 나흘 만에 그를 원하는 구단들로부터 동시다발적 러브콜을 받고 있다.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유벤투스, 첼시가 김민재를 영입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 김민재는 최근 바이에른 뮌헨이 그를 대체 불가능한 존재로 간주하지 않으면서 ‘판매 불가’ 목록에서 제외해 매각설이 불거진 상태다.
유럽 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플로리안 플레텐버그 기자는 19일(한국시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김민재는 적절한 제안이 들어올 경우 올여름 바이에른 뮌헨을 떠날 수 있다. 그는 상황을 인지하고 있지만, 여전히 (독일 분데스리가) 우승 경쟁에 전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미 여러 구단이 김민재에게 관심을 표명했다. 유벤투스가 김민재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고, 뉴캐슬과 첼시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뉴캐슬과 첼시를 포함해 복수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구단들은 이미 김민재의 에이전트와 잠재적으로 이적에 관해 대화를 나눈 것으로 확인됐다. 뉴캐슬과 첼시를 제외하면, 과거 김민재가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하기 전에 가장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복수의 EPL 구단 중 하나로 예상되고 있다. 김민재는 현재 새로운 도전을 위해 EPL 진출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플레텐버그 기자는 지난 15일 바이에른 뮌헨이 김민재를 ‘판매 불가’ 목록에서 제외하면서 올여름 매각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전망을 전했다. 바이에른 뮌헨이 김민재를 적극적으로 매각할 계획은 없지만, 김민재를 대체 불가능한 존재로 간주하지 않으면서 적절한 이적 제안을 받는다면 그를 매각하는 데 열려 있다는 관측이었다. 김민재의 이적료로 최소 5000만 유로(약 810억 원)를 요구할 거라는 구체적인 내용도 덧붙였다.
현지에선 바이에른 뮌헨이 김민재 매각을 고려하는 건, 최근 치명적인 실책을 자주 범하면서 예전 같은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걸 이유로 꼽았다. 실제 김민재는 지난 13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분데스리가 29라운드에 이어 17일 인터밀란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 2차전에서 자신의 마크맨을 놓쳐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런 그는 올 시즌 유럽 5대 리그(잉글랜드·스페인·이탈리아·독일·프랑스) 치명적 실책 1위에 올랐다.
다만 일각에선 바이에른 뮌헨이 당장 김민재를 매각하겠다는 건 아니지만, 이러한 이유로 매각을 고려한다는 측면에서 김민재가 억울할 수 있다고 감싸기도 했다. 김민재가 예전과 같은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없는 건, 최근 아킬레스건염과 허리 통증, 인후통 등 온몸이 종합 병원이 될 정도로 혹사 논란이 일은 가운데서도 참고 버티면서 강행군을 이어왔기 때문이다.
실제 이번 시즌 김민재는 바이에른 뮌헨이 모든 대회 통틀어 46경기를 치르는 동안 42경기(3골)에 출전해 활약했다. 출전 시간으로 놓고 보면 3548분이다. 이는 요주아 키미히(3927분) 다음으로 최대 출전 시간이다. 해리 케인(3312분)과 마이클 올리스(3048분), 자말 무시알라(2871분) 등보다도 더 많이 뛰었다. 그만큼 김민재는 ‘필수불가결한’ 존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제프로축구선수협회(FIFPro)도 아킬레스건염 등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임에도 이번 시즌 바이에른 뮌헨과 한국 축구대표팀을 오가며 통틀어 무려 55경기를 소화했고, 특히 국경을 넘어 이동한 것만 20차례로 7만4000km를 다닌 김민재를 두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김민재의 혹사 논란을 집중 조명하면서 동시에 김민재를 관리해줘야 한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물론 바이에른 뮌헨은 김민재에 대해 5000만 유로 이상의 제안이 들어올 때만 매각을 고려하고, 그렇지 않다면 남은 계약기간은 동행을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플레텐버그 기자는 “만약 김민재가 떠난다면 바이에른 뮌헨은 (새로운 센터백을 영입하기 위해) 재투자를 진행할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김민재, 다요 우파메카노, 이토 히로키, 에릭 다이어, 요시프 스타니시치를 센터백 옵션으로 두고 다음 시즌을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민재는 지난 2017년부터 전북 현대에서 뛰다가 2년간 활약한 후 베이징 궈안을 거쳐 2021년 페네르바체로 이적하면서 유럽 무대에 발을 디뎠다. 시간이 지날수록 빠른 성장을 거듭한 그는 이듬해 나폴리 유니폼을 입었다. 나폴리로 이적한 김민재는 곧바로 ‘핵심’으로 자리매김하더니 쟁쟁한 공격수들을 상대로 ‘괴물’ 같은 수비력을 뽐냈다.
빼어난 활약을 펼치면서 나폴리가 33년 만에 최정상에 올라서는 데 앞장선 김민재는 이탈리아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상과 베스트 일레븐에 동시에 선정되는 영예도 얻었다. 이는 아시아 국적 최초 수상자와 우승팀에서 나온 최초 수상자라는 ‘대기록’이었다. 아울러 생애 처음으로 세계 축구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발롱도르 후보에 오른 데에 이어, 30명 가운데 22위에 오르면서 뛰어난 활약상을 인정받았다.
김민재는 이후 러브콜을 잇달아 받더니 지난 2023년 바이에른 뮌헨 유니폼을 입었다. 역대 21번째 ‘코리안 분데스리거’가 된 그는 ‘세계 최강’으로 불리는 바이에른 뮌헨에서도 제 기량을 마음껏 뽐내며 주축으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바이에른 뮌헨 입단 당시 “계속해서 발전하겠다”고 다짐했던 그는 약속을 이행하며 세계 최고의 센터백으로 발돋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