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파비오 칸나바로(51·이탈리아) 감독이 6년 만에 중국 축구계로 다시 돌아올 수도 있을 전망이다. 새 사령탑을 찾고 있는 중국 축구대표팀을 맡고 싶다는 의사를 직접 표현하면서다. 칸나바로 감독은 현역 시절 세계 축구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발롱도르를 수상하는 등 최고의 수비수로 불렸던 인물이다.
중국 매체 소후닷컴은 29일(한국시간) “칸나바로 감독이 중국 대표팀 사령탑직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미 그는 중국축구협회(CFA)에 공식적으로 추천 서류를 제출했으며, CFA가 확정한 외국인 감독 후보에 오른 파울루 벤투 감독, 키케 플로레스 감독과 함께 중국 대표팀 사령탑 자리를 두고 경쟁을 벌일 거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현재 중국 대표팀은 사령탑이 공석이다. 앞서 CFA는 지난 27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를 이유로 브란코 이반코비치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당장 내달 한국에서 열리는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동아시안컵)은 중국 20세 이하(U-20) 대표팀 사령탑 데얀 조르제비치 감독이 임시로 이끈다.
CFA는 9월 A매치 기간 전까지 새 사령탑을 선임하는 것을 목표로 선임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이라고 계획도 밝혔다. 이런 가운데 자국 감독보단 외국인 감독을 더 선호하는 CFA는 벤투 감독과 플로레스 감독을 후보에 올렸고, 본인 스스로 중국 대표팀 사령탑직을 희망한 칸나바로 감독까지 삼파전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칸나바로 감독이 중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게 된다면, 6년 만에 중국 축구계로 복귀하게 된다. 그는 2014년 광저우FC(중국) 지휘봉을 잡으면서 중국 축구계와 처음 인연을 맺었고, 알나스르(사우디)로 떠났다가 2016년 톈진 취안젠(중국) 사령탑으로 부임하면서 중국 축구계로 돌아왔다. 이후 광저우FC를 이끌었고, 이때 겸임하면서 중국 대표팀을 잠시 맡기도 했다.
칸나바로 감독이 중국 대표팀을 잡으려는 건 최근 몇 년간 지도자로서 연이은 실패를 거듭하면서 명성이 추락한 터라, 이를 회복할 기회를 잡기 위함으로 알려졌다. 실제 2022년 베네벤토 사령탑으로 부임했다가 성적 부진을 이유로 경질됐고, 이어 우디네세(이상 이탈리아)와 디나모 자그레브(크로아티아)에서도 해임되면서 현재 야인으로 지내고 있다.
소후닷컴은 “칸나바로 감독은 돈 때문에 중국 대표팀을 맡으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증명할 기회가 필요해 지원한 것”이라며 “칸나바로 감독은 CFA와 논의 과정에서 자신의 연봉 요구 수준이 시장 기대치보다 낮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으며 중국 대표팀을 어려움 속에서 이끌어 나가는 도전을 소중히 여긴다고 밝혔다”고 덧붙였다.
칸나바로 감독은 현역 시절 세계적인 수비수였다. 특히 2006년 독일 월드컵 당시 주장으로 참가해 이탈리아 대표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이 활약상을 인정받아 그해 발롱도르를 수상하는 영예까지 안았다. 칸나바로 감독은 나폴리와 파르마, 인터밀란, 유벤투스(이상 이탈리아),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등 빅 클럽에서 뛰기도 했다.
이런 칸나바로 감독은 지난해 2월 한국 대표팀 차기 사령탑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당시 이탈리아 매체 일 마티노에 따르면 대한축구협회(KFA)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한 후 칸나바로 감독에게 사령탑직을 제안하기 위해 연락했다. 칸나바로 감독은 연락을 받은 후 관심을 드러내면서 진지하게 고려했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협상은 무산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