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혁한국프로축구연맹

미드필더→골키퍼 '프로 데뷔 후 첫 경험' 이우혁, 박수받을 자격 충분했다

[골닷컴] 강동훈 기자 = 이우혁(29·경남FC)이 프로 데뷔 후 11년 만에 처음으로 골키퍼 장갑을 꼈는데, 기대 이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선보였다. 비록 2골을 헌납했지만 충분히 박수받을만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우혁은 16일 진주종합경기장에서 열린 부천FC와의 하나원큐 K리그2 10라운드 홈경기에서 골문을 지켰다. 본래 미드필더 포지션이던 그였지만 팀 사정으로 인해 2011년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골키퍼로 출전했다.

이날 이우혁이 골키퍼로 나선 이유는 기존 전문 골키퍼 4명이 전부 뛸 수 없는 악재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주전 손정현(30)을 비롯해 고동민(19), 안호진(23)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고, 신예 김민준(22)은 팔 부상으로 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

경기 연기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도 있었다. 경남은 전문 골키퍼 없이 경기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자 연맹에 문의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선수 외에 17명의 선수(골키퍼 1명 포함)를 기용할 수 있다면 경기를 진행한다는 규정 탓에 그대로 강행됐다. 이때 일반 부상자는 선수 구성에서 제외되지 않는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규정상 경기는 진행해야 한다. 코로나19 규정에 부상으로 인한 예외까지 적용하면, 추후 같은 이유로 경기 연기를 요청하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전했다.

이우혁은 필드 플레이어 유니폼이 아닌 등번호 6번이 새겨진 노란색 골키퍼 유니폼을 입고 골문 앞에 섰다. K리그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낯선 상황 속 관심을 집중적으로 받았지만 경남으로선 전문 골키퍼가 아니었기 때문에 걱정이 앞섰다. 더욱이나 제대로 훈련을 받지도 못했기에 우려는 배가 됐다.

하지만 생각보다 이우혁은 안정감을 보여줬다. 경기 시작 9분 만에 박스 바로 바깥에서 날라 온 기습적인 슈팅을 안정적으로 막아냈다. 여기다 본래 패싱력이 좋고 발밑이 부드러운 만큼 빌드업 과정에서 큰 실수가 없었다. 후반전을 앞두고는 전반 내내 최후방에서 선수들의 움직임을 지켜봤던 것들을 토대로 조언해주기도 했다.

물론 2실점을 헌납했지만 이를 온전히 이우혁의 탓으로 돌릴 수는 없었다. 문전 앞 슈팅이었던 데다가 그 전 상황을 놓고 봤을 때 수비수들이 부천의 공격수들을 제대로 저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 두 번째 실점 과정에서는 이우혁이 강력한 슈팅을 잘 쳐냈으나 그 후 수비수들이 세컨볼 처리가 미흡했고 부천의 공격수들이 침투하는 것도 막지 못했다.

이런 점들을 고려했을 때 이우혁은 이날 충분히 박수받을만했고, 급작스럽게 골문을 지키게 됐지만 최선을 다해 전문 골키퍼 공백도 잘 메웠다. 또, 위기에 빠진 팀을 구하고자 헌신하는 자세 역시 칭찬받아 마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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