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손흥민(33·로스앤젤레스 FC)의 후계자이자 한국 축구의 미래를 이끌어갈 양민혁(19·토트넘)이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포츠머스로 임대를 떠나는 모양새다. 현지에서 양민혁이 포츠머스로 임대를 앞두고 있다고 일제히 보도한 가운데, 존 무시뉴(39·잉글랜드) 포츠머스 감독도 공식 기자회견에서 직접 인정했다.
7일(한국시간) 포츠머스 소식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더 뉴스에 따르면 무시뉴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구단이 공격진 보강에 집중하고 있으며, 당장 이번주 토요일부터 새 시즌이 개막하는 만큼 빠르게 영입을 마무리하기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다.
무시뉴 감독은 특히 “현재 선수단에 윙어가 부족해 윙어 보강을 우선순위로 둔 가운데, 양민혁 임대 협상에 상당한 진전이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실제 무시뉴 감독은 좌우 측면에 윙어를 두는 전술을 주로 활용하는데, 선수단에 윙어가 조쉬 머피, 플로리안 비앙키니, 에이드리언 세게치치 그리고 전열에서 이탈한 하비 블레어 정도뿐이다.
이미 토트넘 소식에 정통한 알레스데어 골드 기자는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양민혁은 이번 주 포츠머스로 임대를 떠나면서 챔피언십으로 향할 것”이라고 전했다. 모든 당사자 간의 합의가 거의 마무리된 가운데, 24시간 내로 임대 계약이 공식화될 거로 예상되고 있다.
양민혁이 포츠머스로 임대를 떠나게 된다면, 새 시즌 챔피언십에서 배준호, 백승호, 엄지성 등과 맞붙게 될 예정이다. 최근 이적설을 종합하면 설영우가 셰필드 유나이티드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어, 만약 이적이 성사된다면 설영우와도 맞대결을 펼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양민혁은 지난해 고교생 신분으로 강원FC와 준프로계약을 맺어 프로 데뷔한 후 그야말로 ‘센세이셔널한’ 활약을 펼치며 K리그1을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했다. 실제 38경기 모두 출전해 공격포인트 18개(12골·6도움)를 기록했다. 단순히 공격포인트 양산뿐 아니라, 빠른 스피드와 번뜩이는 움직임, 현란한 드리블 돌파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2006년생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의 퍼포먼스를 뽐낸 양민혁은 한국프로축구연맹 선정 이달의 영플레이어상(4, 5, 6, 7, 10월)을 무려 다섯 번이나 수상한 데다, 이달의 선수상(7월) 영예를 안기도 했다. 결국 6월 정식 프로 계약을 체결, 2018년 준프로 계약 도입 이래 처음으로 계약 도중 프로 계약을 체결한 선수가 됐다.
손흥민과 이강인을 이을 한국 축구의 차기 슈퍼스타로 급부상한 양민혁은 7월 토트넘과 계약을 맺었다. 이후 K리그1 영플레이어상(신인왕)을 수상한 후 12월 토트넘에 합류했다. 토트넘에 합류한 양민혁은 스쿼드에 등록되면서 데뷔전을 기다렸다. 그러나 기회를 받지 못하더니 퀸스 파크 레인저스(QPR)로 임대 이적했다.
양민혁은 QPR에서 14경기 동안 2골·1도움을 기록하며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이런 그는 올여름 토트넘으로 복귀한 후 아시아 프리시즌 투어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토마스 프랑크 토트넘 감독은 그를 중용하지 않았다. 결국 새 시즌도 토트넘에서 자리를 확보하지 못한 양민혁은 포츠머스 임대를 앞두고 있다.
1898년 창단한 포츠머스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전신인 풋볼 리그 퍼스트 디비전 2회,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2회 등 우승한 이력이 있는 역사와 전통을 지닌 명문이다. 2000년대 중후반까지도 꾸준히 EPL에서 활동했다. 그러나 재정 문제로 인해 임금 체불 문제가 발생, 승점 삭감 징계를 받고 선수들이 줄줄이 떠나더니 잉글랜드 리그 2(4부)까지 떨어졌다.
한편, 양민혁이 포츠머스로 임대를 떠나게 되면, 2015년 이후 무려 10년 만에 토트넘에는 한국인 선수가 없게 된다. 손흥민은 이날 공식적으로 토트넘과 10년 동행에 마침표를 찍고 로스앤젤레스 FC로 이적,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