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이정빈 기자 = 커리어 동안 우승과 거리가 먼 손흥민이 무관 탈출 기회를 잡았다. 토트넘이 보되를 격파하고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결승 진출권을 획득했다.
토트넘은 9일 오전 4시(한국 시각) 노르웨이 보되에 있는 아스프미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5시즌 UEL 4강 2차전 보되와 원정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도미닉 솔랑케와 페드로 포로가 연달아 득점을 터트렸다. 홈에서 치른 1차전을 3-1로 승리했던 토트넘은 합산 스코어 5-1로 보되를 누르고 대회 결승으로 향한다.
전반 16분 오버래핑을 시도한 데스티니 우도기가 낮은 크로스로 동료 공격수들에게 기회를 전달했지만, 크로스가 그대로 흘러 나갔다. 전반 22분 포로가 찬 프리킥은 니키타 하이킨 골키퍼 선방에 걸렸다. 전반 31분 반격에 나선 보되는 파트리크 베르그의 프리킥이 굴리엘모 비카리오 골키퍼에게 막혔다.
후반 초반 보되가 측면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를 연달아 시도하며 토트넘을 위협했다. 보되 공격을 가까스로 막아내던 토트넘은 후반 18분 코너킥 상황에서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머리로 건넨 패스를 솔랑케가 밀어 넣으면 선취점을 기록했다. 후반 24분 포로가 크로스를 시도한 공이 절묘한 궤적을 그리더니, 그대로 보되 골망을 흔들었다.
순식간에 격차를 벌린 토트넘은 편안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후반 추가시간 3분 포로가 페널티 킥을 내주는 듯했지만, 비디오 판독에서 판정이 번복됐다. 끝까지 점수 차를 지킨 토트넘이 상대 안방에서 UEL 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토트넘이 UEL 결승에 오른 건 1983/84시즌 이후 41시즌만이다. 당시 벨기에 강호 안데를레흐트를 만났던 토트넘은 승부차기 접전 끝에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해당 우승을 끝으로 토트넘은 유럽 대항전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주제 무리뉴, 안토니오 콘테 등 세계적인 명장들도 이루지 못한 우승을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토트넘이 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이번 UEL 결승은 주장인 손흥민에게도 중요하다.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우승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토트넘과 계약 기간이 1년밖에 남지 않은 손흥민이 올여름 팀을 떠날 수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어느덧 선수 경력 15년 차에 달하는 손흥민이지만, 아직 커리어 동안 굵직한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다.
손흥민은 2015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우승을 시작으로 2016-17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준우승, 2018-19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UCL) 준우승, 2020-21시즌 잉글리시풋볼리그(EFL) 카라바오컵 준우승 등 결승에서 연달아 무너졌다. 번번이 우승에 실패했던 손흥민이 토트넘 주장 완장을 달고 UEL 트로피를 높이 들어 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