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지난 두 시즌 동안 펩 과르디올라(54·스페인) 감독의 구상에 제외돼 설 자리를 잃은 탓에 임대를 전전했던 캘빈 필립스(29·잉글랜드)가 올 시즌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잉글랜드)에서 재기를 노린다. 당초 이번 여름 떠날 거로 예상됐던 필립스가 맨시티에 잔류하는 게 사실상 확정됐다.
13일(한국시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사무국에 따르면 맨시티는 지난 2일 이적시장이 마감된 후 서류 작업 등이 모두 마무리된 가운데 25인 로스터를 최종 제출했다. 25인 로스터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은 다름 아닌 필립스였다.
필립스는 당초 올여름 맨시티와 동행을 마치는 게 유력했다. ‘방출 대상’으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실제 올여름 임대 생활을 마치고 맨시티로 돌아온 필립스는 티자니 라인더르스가 새롭게 가세하고 로드리가 장기 부상에서 돌아와 뛸 자리가 없었다. 지난겨울 맨시티에 입단한 니코 곤살레스도 건재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데다, 주급도 15만 파운드(약 2억 8300만 원)로 고액인 터라 필립스를 향한 관심은 없었다. 결국 이적에 실패하면서 잔류하는 쪽으로 기운 그는 과르디올라 감독의 눈에 들기 위해 프리시즌 동안 체중을 감량하고 체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
이런 가운데 필립스는 결국 25인 로스터에 포함되면서 이번 시즌 맨시티에서 다시 재기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다만 그는 기존에 맨시티에서 달던 등번호 4번을 라인더르스에게 빼앗긴 터라, 등번호를 44번으로 변경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올여름 임대 생활을 마치고 맨시티로 돌아온 후 체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한 필립스는 EPL 25인 로스터에 이름을 올리면서 맨시티에 남게 됐다”면서 “EPL 25인 로스터에 포함되면서 올 시즌 맨시티에서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거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필립스는 한때 EPL에서 손꼽히는 미드필더였다. 기본적으로 수비력이 뛰어나고 패싱력도 빼어난 그는 후방 빌드업 시에 간결한 패스를 통해 앞쪽으로 볼을 배급하는 능력에서만큼은 EPL 내에서 ‘톱 클래스’였다. 활동량도 많아 공수 밸런스를 유지하는 데 탁월하다는 평가도 받았다.
2014년 리즈 유나이티드(잉글랜드)에서 프로에 데뷔한 필립스는 8년간 주축으로 활약하며 명성을 떨쳤다. 빼어난 퍼포먼스 속 2020년 9월 잉글랜드 국가대표에 발탁돼 A매치 데뷔전을 치렀고, 이후 붙박이 주전으로 도약했다. 필립스는 A매치 통산 31경기(1골·2도움)를 뛰었다. 이 과정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에도 참가했다.
결국 빅 클럽들의 러브콜을 받은 필립스는 2022년 이적료 4500만 파운드(약 850억 원)를 기록, 많은 기대를 모으면서 맨시티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이후 커리어가 꼬여버렸다. 필립스는 잦은 부상과 과체중 논란 속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철저히 외면받았다.
실제 필립스는 맨시티에서 모든 대회 통틀어 31경기(선발 6경기)밖에 뛰지 못했으며, 평균 출전 시간은 불과 29.39분밖에 되지 않았다. 결국 지난 두 시즌 동안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입스위치 타운(이상 잉글랜드)으로 임대를 떠났다. 다만 임대를 떠나서도 반등하진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