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위르겐 클롭(58·독일) 감독이 현재로선 리버풀 복귀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최근 아르네 슬롯(47·네덜란드) 감독의 입지가 흔들리면서 경질될 시에 클롭 감독이 다시 안필드(리버풀 홈구장)으로 돌아올 거란 추측이 잇달아 나왔는데, 클롭 감독은 레드불 풋볼 그룹 글로벌 축구 총괄 책임자로서의 역할에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일(한국시간)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클롭 감독은 당분간 리버풀로 복귀할 생각이 없다. 그는 최근 “만약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로 다시 돌아가게 된다면, 오로지 리버풀 사령탑으로만 부임할 것”이라며 “복귀할 가능성이 이론적으로는 있다”고 밝혔지만 현재는 레드불 풋볼 그룹 글로벌 축구 총괄 책임자 역할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디펜딩 챔피언’ 리버풀은 지난여름 알렉산더 이삭과 위고 에키티케, 제레미 프림퐁, 플로리안 비르츠 등을 영입하면서 이적료 무려 4억5000만 파운드(약 8680억 원)를 지출하면서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정작 개막 이래 13라운드까지 7승6패, 승점 21로 8위에 머물고 있다.
특히 지난 시즌 25승9무4패, 승점 84로 여유롭게 EPL 왕좌에 올랐던 리버풀은 올 시즌 이미 지난 시즌 기록한 패수를 넘어섰다. 1992년 EPL 출범 이래 33년 동안 개막 후 12경기에서 6패를 기록한 것도 10년 만이자, 이번이 두 번째다. 암흑기 시절에도 쉽게 볼 수 없었던 ‘불명예’ 기록들이 슬롯 감독 체제에서 나오고 있는 셈이다.
리버풀은 유럽축구연맹(UEAF) 챔피언스리그(UCL)에서도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리그 페이즈 5차전까지 치른 현재 3승2패, 승점 9로 13위까지 떨어진 상태다. 특히 객관적인 전력 등을 비교했을 때 우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PSV 아인트호벤에 1대 4로 대패해 큰 충격에 빠졌다.
크게 실망한 리버풀 팬들은 슬롯 감독을 경질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이곳저곳에서 내고 있다. 리버풀 역시 내부적으로 슬롯 감독의 해임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물론 당장 슬롯 감독을 경질할 계획은 아직까진 없지만 올해 안에 상황을 확실하게 바꾸지 못한다면 과감하게 칼을 빼 들을 거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슬롯 감독이 경질될 경우 차기 사령탑으로는 리버풀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클롭 감독이 거론됐다. 리버풀 팬들이 클롭 감독의 복귀를 요구했고, 리버풀도 좋은 기억이 많았었던 클롭 감독 재선임을 진지하게 고려했다. 때마침 클롭 감독도 리버풀 복귀 가능성을 열어 놨다.
현지 도박사들 사이에선 차기 리버풀 사령탑으로 클롭 감독을 전망했다. 스포츠 베팅 전문 매체 벳 빅터에 따르면 클롭 감독이 4/1(20%)로 가장 높았고 올리버 글라스너 감독이 5/1(16.7%)로 2위였다. 각각 6/1(14.3%)과 12/1(7.7%) 배당률을 받은 안도니 이라올라 감독과 우나이 에메리 감독이 그 뒤를 이었다.
클롭 감독은 하지만 당분간은 리버풀로 돌아갈 계획이 없는 게 확인되면서 리버풀 팬들의 기대감은 와르르 무너졌다. 텔레그래프는 “클롭 감독이 최근 이론적으로는 리버풀 복귀가 가능하다고 밝힌 건 그저 그런 발언일 뿐이었다. 그가 정말로 복귀하겠다는 느낌을 주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클롭 감독은 지난 2015년 리버풀 사령탑으로 부임해 지휘봉을 내려놓기 전까지 9년 동안 이끌면서 리버풀의 명성을 되찾았다. EPL 1회, UCL 1회,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1회, 잉글랜드 풋볼리그(EFL)컵 2회 등 수많은 우승을 안겨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