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르 카시야스넥슨

레알 전설도 ‘광장시장 떡볶이‘는 못 참는다…‘한일 WC 악몽’ 카시야스, 이번에는 웃으며 굿바이

[골닷컴, 상암] 이정빈 기자 = 레알 마드리드의 전설적인 골키퍼인 이케르 카시야스(44·스페인)가 한국에서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22년 전 아쉬움을 뒤로한 채 한국을 떠났던 카시야스는 이번에는 웃으며 작별했다.

카시야스는 16일(한국 시각) 개인 채널을 통해 광장시장에서 보낸 시간을 공유했다. 카시야스는 광장시장 명물인 떡볶이, 빈대떡 등 음식 사진을 업로드한 뒤 시장을 구경하는 짧은 영상을 전했다.

카시야스는 넥슨에서 주최한 2025 아이콘 매치: 창의 귀환, 반격의 시작(이하 아이콘 매치)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라파 베니테스(65·스페인) 감독이 이끄는 실드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었다. 카시야스가 한국에서 경기를 치르는 건 2002 한일 월드컵 8강전 이후 이번이 처음이었다. 당시 카시야스는 8강에서 한국을 만나 승부차기에서 패했다.

한국에 온 카시야스는 아이콘 매치에 앞서서 광장시장을 방문한 거로 보인다. 이곳저곳을 둘러보면서 한국의 문화를 체험했다. 광장시장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낸 카시야스는 아이콘 매치 본 경기에서 녹슬지 않은 기량을 자랑했다. 

카시야스는 전성기 시절이 떠오르는 선방쇼를 펼쳤다. 특히 후반전 레알 마드리드 팀 동료였던 카카()가 감아 때린 슈팅을 선방한 장면은 68,555명 관중의 박수를 이끌었다. 이 밖에 가레스 베일(36·웨일스), 클라렌스 세이도르프(49·네덜란드)의 중거리 슈팅도 가뿐히 처리했다. 웨인 루니(39·잉글랜드)에게 실점하긴 했지만, 그의 잘못은 아니었다.

카시야스가 버틴 실드 유나이티드는 경기 막판에 마이콘(44·브라질)과 박주호(38)가 연달아 득점해 2-1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해에 이어서 또 FC 스피어를 격파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 선 카시야스는 “베일의 슈팅이 휘어져서 왔는데, 가장 막기 어려웠다”라며 “세이도르프의 슈팅 역시 시야가 가려서 막기 어려웠다”라고 선방쇼를 펼친 소감을 전했다.

카시야스는 현역 시절 레알 마드리드와 스페인 국가대표팀 황금기를 이끈 수문장이다. 골키퍼치고 작은 신장(182cm)임에도 빼어난 반사신경과 판단력으로 이를 상쇄했다. 상대가 어느 위치에서 득점을 노려도 카시야스는 장점을 살려서 팀을 구했다. 

카시야스는 레알 마드리드에서만 18개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여기에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우승 5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 3회가 포함됐다. 개인 커리어로는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 월드베스트 5회, UEFA 올해의 팀 6회 등 수많은 영예를 차지했다.

스페인 국가대표팀에서는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우승 1회와 UEFA 유로 우승 2회를 거뒀다. 특히 남아공 월드컵 결승전에서 아르연 로번(41·네덜란드)의 슈팅을 막은 장면은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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