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를 이끌 당시 전 세계 축구 감독 통틀어 최고연봉을 받았던 로베르토 만치니(59·이탈리아) 감독이 카타르 스타스리그(QSL)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과거 이정수(45·은퇴), 정우영(35·울산 HD), 남태희(34·제주 SK) 등이 뛰었던, QSL 최다우승(18회)을 자랑하는 알사드 지휘봉을 잡았다.
알사드는 13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만치니 감독이 새 사령탑으로 부임했다”면서 “이번 만치니 감독 선임은 팀의 야망을 달성하고 지속적으로 성과를 거둘 수 있는 뛰어난 전문성을 갖춘 코칭스태프를 선임하려는 경영진의 노력의 일환으로 이루어졌다”고 발표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만치니 감독의 기본 계약은 2026년 6월까지이며, 만치니 감독이 뛰어난 성과를 내면서 경영진으로부터 신임을 얻으면 추후 계약기간이 연장될 수 있는 옵션이 포함됐다. 이 옵션이 발동되면 임기는 2028년 6월까지 연장된다. 연봉도 2026년 6월까지는 500만 유로(약 85억 원)를 받고, 옵션이 발동되면 800만 유로(약 136억 원)로 인상된다.
앞서 알사드는 지난달 15일 성적 부진을 이유로 펠릭스 산체스 감독을 경질했다. 실제 산체스감독 체제에서 알사드는 올 시즌 개막 이래 모든 대회에서 2승5무3패를 기록했다. 특히 QSL 3연패를 목표로 했지만 현재 순위는 6위(4승2무3패·승점 14)까지 떨어졌다.
새 사령탑을 찾아 나선 알사드는 당장 분위기를 빠르게 바꿔 우승권으로 올라가기 위해 지도력이 검증되고, 또 우승 경험이 풍부한 인물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 그리고 지난주 만치니 감독을 최종 낙점하면서 협상 테이블을 차려 논의를 나눈 끝에 선임을 완료했다.
이탈리아 태생의 만치니 감독은 지난 2001년 현역 은퇴를 선언한 후 피오렌티나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건 2004년 인터 밀란 지휘봉을 잡은 후부터였다. 당시 이탈리아 세리에A 3연패를 이끄는 등 트로피를 휩쓸었다.
2009년부터는 맨체스터 시티 사령탑으로 부임, 당시 구단주 만수르 빈 자이드 알나얀의 막대한 투자 속에 ‘영입 러시’가 이어졌는데, 만치니 감독은 선수들을 단기간에 융화시키면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정상에 올려놓으며 ‘오일머니 왕조’ 건설에 앞장섰다.
만치니 감독은 이후 갈라타사라이와 인터 밀란,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 등을 거쳐 2018년부터는 이탈리아를 이끌고 2020 유럽선수권대회(유로 2020)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그러다 2023년 돌연 사우디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당시 연봉은 전 세계 축구 감독 통틀어 최고 수준인 2500만 유로(약 420억 원)에 달했다.
지난해 사우디를 떠난 후 야인으로 지내오던 만치니 감독은 당초 세리에A 무대로 복귀하길 원했다. 실제 최근까지 그는 유벤투스를 비롯해 복수 구단과 연결됐다. 다만 실질적인 협상으로는 이어지지 못했고, 이런 가운데 알사드의 제안을 받자 고심 끝에 수락하면서 약 1년 1개월 만에 다시 현장으로 복귀했다.
한편, 카타르 수도 도하를 연고로 1969년 창단한 알사드는 QSL 최다우승은 물론이고, 카타르컵(8회)과 에미르컵(18회), 셰이크 자심컵(15회) 최다우승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서 2차례 우승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