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히 ‘월드 클래스’다.”
스티브 체룬돌로(46·미국) 감독이 또 ‘손세이셔널’ 손흥민(33·로스앤젤레스 FC)을 극찬했다. 23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의 BC 플레이스에서 펼쳐진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컵 플레이오프(PO) 서부 콘퍼런스 준결승 밴쿠버 화이트캡스와 원정경기에서 패배한 직후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서다.
LA FC는 이날 밴쿠버 화이트캡스와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 끝에 무릎을 꿇었다. 전반 39분과 추가시간 1분 각각 엠마누엘 사비와 마티아스 라보르다에게 내리 실점하면서 0대 2로 끌려가던 LA FC는 후반 15분과 추가시간 5분 손흥민의 연속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 연장전으로 향했다.
손흥민은 후반 15분 마크 델가도의 크로스를 앤드류 모런이 머리로 떨궈주자 문전 앞에서 집념을 발휘해 세 차례 슈팅 끝에 골문 안으로 밀어 넣었고, 추가시간 5분엔 페널티 아크서클 왼쪽 부근에서 얻은 프리킥 찬스에 키커로 나서 수비벽을 절묘하게 넘기는 감아차기 슈팅으로 왼쪽 상단 골문 구석에 꽂아 넣었다.
다만 LA FC는 수적 우위에도 연장전에서 역전에 실패, 결국 승부차기로 향했다. 승부차기에서 첫 번째 키커로 나선 손흥민의 실축으로 출발이 좋지 않았던 LA FC는 세 번째 키커로 나선 델가도까지 실축했다. 골키퍼 위고 요리스가 밴쿠버의 네 번째 키커 에디에르 오캄포의 슈팅을 막아냈음에도 끝내 3대 4로 패했다.
MLS컵 PO 서부 콘퍼런스 준결승부터는 단판 승부로 진행돼 이날 패배는 곧 탈락이었다. 자연스레 LA FC는 올 시즌 모든 일정이 끝났고, 이번 시즌이 끝나면 지휘봉을 내려놓겠다고 이미 알린 체룬돌로 감독은 LA FC 사령탑으로서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이에 그는 팬들에게 작별인사를 건넸다.
체룬돌로 감독은 “받아들이기 힘든 결과”라고 아쉬워하면서 “우리가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생각하지만 축구는 원래 그런 법이다. 오늘 밤은 우리의 운명이 아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내일, 모레, 며칠이 지나면 우리 모두 이 경기는 LA FC가 졌지만 그렇다고 밴쿠버가 이긴 건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2년 LA FC 사령탑으로 부임한 체룬돌로 감독은 지난날들을 돌아보면서 “LAFC와 함께한 4년을 돌아보면 우리가 자랑스러워할 것이 많다”고 강조하면서 “오늘 이 공식 기자회견 자리에서 그 모든 것을 다 말하진 못하겠지만 자랑스러워할 만한 것들이 정말 많다”고 힘주어 말했다. 체룬돌로 감독 체제에서 LA FC는 2022년 MLS컵 우승에 성공했다.
지난 8월 LA FC 유니폼을 입은 손흥민에 대해선 “‘월드 클래스’ 선수다. 그를 영입하게 돼서 정말 기쁘고, 또 그를 지도할 수 있어서 정말 기뻤다”고 칭찬하면서 “욕심을 부리고 싶진 않지만 초반에 그를 데려왔으면 좋았을 것 같다. 그랬다면 지금은 다른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체룬돌로 감독은 이에 앞서서도 손흥민을 여러 차례 칭찬했다. 지난 9월엔 LA FC에 합류한 지 한 달이 조금 넘은 손흥민과 함께 해보면서 어땠는지 질문에 “팀 내 활기가 넘친다. 새로운 선수가 합류하면 통상적으로 그렇지만 손흥민처럼 훌륭한 클래스, 높은 수준의 기량을 지닌 선수가 오면 그 영향력은 더욱 크다”고 말했다.
앞서 20일에도 체룬돌로 감독은 손흥민을 두고 “단지 환상적인 선수만이 아니라 훌륭한 리더이자 열심히 훈련하며 정말 싸우고자 하는 의지가 강한 투쟁적인 선수”라며 “동료들에게도 계속 이야기하며 선수들이 강해지도록 하며 선수들에게 더 많은 것을 요구한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어 “손흥민의 합류 후 LA FC는 확실히 많이 변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