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오랜만에 끌어안아 봤는데 너무 귀엽더라.”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은 26일 오후 9시 30분(한국시간) 태국 방콕의 라차망칼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태국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4차전에서 3-0 완승을 거둔 직후 방송사 인터뷰를 통해 득점 직후 도움을 준 이강인(파리 생제르맹)과의 포옹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날 주장 완장을 차고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황선홍호가 이재성(마인츠)의 선제골을 앞세워 1-0으로 앞서가던 후반 9분 태국의 골망을 갈랐다. 이강인이 패스를 찔러주자 페널티 박스 안 왼쪽 측면에 있던 손흥민은 스텝 오버(헛다리 짚기 기술)로 수파난 부리랏(포트FC)을 따돌린 후 왼발 슈팅을 때렸다. 손흥민의 발을 떠난 공은 골키퍼 파티왓 캄마이(방콕 유나이티드)의 다리 사이로 흘러 들어가며 골라인을 통과했다.
이강인은 손흥민의 슈팅이 골라인을 넘어가자 곧바로 손흥민에게 달려갔다. 손흥민은 두 팔을 벌려 달려온 이강인을 그대로 껴안았다. 둘은 환하게 미소를 지으면서 기쁨을 만끽했고, 뒤이어 다른 동료들과도 함께 기쁨을 나눴다. 손흥민과 이강인의 득점 합작은 축구 팬들이 그토록 보고 싶어 했던 그림이었다.
손흥민은 “며칠 전에 상대로 만났었는데 당시 내용은 만족스러웠으나 무승부를 거두면서 부정적인 시선이 선수들을 불안하게 했다”며 “더운 날씨 등 어려운 환경에서 선수들의 헌신과 노력으로 좋은 경기를 펼치면서 승리해 기분이 정말 좋다. (팬분들이) 오늘 분명히 보셨을 거로 생각한다. 한 팀이 돼서 경기했고, 무실점 승리를 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득점 후 이강인과 진하게 포옹한 부분에 대한 질문을 받자 손흥민은 “강인이를 오랜만에 끌어안아 봤는데 너무 귀엽다”고 웃으며 답한 뒤 “축구하다 보면 다들 승부욕이 강하고 각자 요구하는 것도 달라 다툼이 있을 수 있다. 강인이는 더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는 선수다. 이번 경험을 통해 훌륭한 선수로, 또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할 거라고 100% 확신한다. 매번 말씀드렸지만 기술이나 개인 능력이 정말 뛰어나며 앞으로 대한민국 축구를 이끌어 갈 선수다. 행동 하나하나 5천만 국민들이 보고 있다는 걸 인지하고 선수 생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손흥민은 “경기는 분명히 쉽지 않았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선수들의 노력이 없었다면 이렇게 덥고 습한 날씨, 환경이 다른 잔디로 경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선수들이 모두 한 발씩 더 뛰면서 희생함으로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면 좋겠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한편 이재성의 선제골로 앞서가던 황선홍호는 손흥민과 박진섭(전북현대)의 연속골이 터지면서 태국을 3-0으로 제압했다. 승점 3을 추가한 황선홍호는 승점 10(3승1무)이 되면서 C조 1위 자리를 유지했다. 2위 중국(2승1무1패·승점 7)과 격차는 승점 3이 됐다. 황선홍호는 곧바로 소집해제하는 가운데 본진은 내일 귀국길에 오르면서 오후에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