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前 독일 대표팀 공격수이자 우니온 베를린 에이스 막스 크루제가 5년 6개월 만에 볼프스부르크로 돌아왔다. 이제 그는 베르더 브레멘 시절 은사 플로리안 코펠트 감독과 함께 추락하고 있는 볼프스부르크를 구해야 하는 중책을 수행할 예정이다.
볼프스부르크가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크루제 영입을 발표했다. 이적료는 500만 유로(한화 약 67억)이고, 계약 기간은 2023년 6월까지이다. 그의 이적료가 싸게 책정된 건 그의 나이가 어느덧 만 33세로 베테랑인 데다가 前 소속팀 우니온과의 계약 기간이 5개월 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VfL Wolfsburg EN/US그는 오랜 기간 분데스리가에서 뛰면서 실력 만큼은 확실히 인정을 받은 선수다. 실제 그는 분데스리가 통산 288경기에 출전해 90골 78도움을 올리고 있다. 이는 분데스리가 현역 선수들 중 최다 골 4위이자 최다 도움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특히 2013/14 시즌(12골 11도움)과 2018/19 시즌(11골 10도움)엔 분데스리가에서 두 자릿수 골과 도움을 동시에 달성한 바 있다.
그는 30대를 넘기고도 뛰어난 축구 지능을 바탕으로 여전한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 시즌, 우니온에 입단한 그는 11골 5도움을 올리며 구단 역사상 첫 유럽 대항전(UEFA 컨퍼런스 리그) 진출에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이번 시즌 역시 그는 5골 5도움으로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주며 우니온의 분데스리가 4위 진입에 있어 핵심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우니온에서 그처럼 창의적이면서도 노련하게 공격을 풀어나갈 수 있는 선수는 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하지만 그는 뛰어난 재능에도 문제아적인 기질로 인해 7개 구단(베르더 브레멘, 상 파울리, 프라이부르크,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 볼프스부르크, 페네르바체, 우니온 베를린)을 전전해야 했다. 또한 그가 한 구단에서 가장 오래 뛴 기간은 3시즌이 전부이다. 2013년에 독일 대표팀에 승선해 A매치 14경기 4골 7도움으로 준수한 득점 생산성을 보여주었음에도 2016년 3월 이후 더이상 대표팀에도 소집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미 베르더 브레멘 유스 시절부터 각종 사건 사고를 일으키면서 악동 기질을 보였던 그는 2015/16 시즌, 볼프스부르크에서 뛰면서 정점을 찍었다. 당시 그는 누텔라(초코잼) 중독으로 체중 조절에 실패해 골 9도움의 부진을 보였고, 독일 대표팀 소집을 앞둔 시점에 클럽을 방문해 생일 파티를 즐기다 '빌트'지 여기자와 물리적인 충돌을 일으켜 물의를 빚었으며, 같은 시기에 본인이 직접 촬영한 누드 비디오가 유출되는 사태도 있었다. 이로 인해 그는 독일 대표팀에서 영구 퇴출됐고, 소속팀 볼프스부르크에서도 입단 1년 만에 쫓겨나듯 이적 수순을 밟아야 했다.
이후에도 그는 잦은 포커 대회 참가와 트위치 방송, 나이트클럽 방문 등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심지어 발가락 부상을 당했을 때조차도 나이트클럽에서 춤을 추는 장면을 올려 비난의 도마 위에 올랐다. 하지만 그라운드 위에서만큼은 여전히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기에 그를 찾는 구단들은 언제나 존재했다.
이러한 가운데 볼프스부르크는 이번 시즌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 4위를 차지하면서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을 획득했으나 마크 판 봄멜 신임 감독 체제에서 부진을 보이면서 흔들리고 있다. DFB 포칼 1라운드에선 실제 기용 가능한 교체 선수 숫자보다 1명을 더 활용해 몰수패를 당하는 수모를 겪었고, 챔피언스 리그 32강 조별 리그에서도 릴과 레드 불 잘츠부르크, 세비야에게 밀리면서 조 최하위로 조기 탈락하고 말았다. 분데스리가에서도 6승 3무 11패 승점 21점으로 잔류 마지노선인 15위에 그치고 있는 볼프스부르크이다.
Bundesliga English이에 볼프스부르크는 판 봄멜을 경질하고 플로리안 코펠트를 새 감독으로 임명하면서 분위기 쇄신에 나섰으나 여전히 하락세를 면치 못하자 그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크루제를 5년 6개월 만에 다시 팀으로 복귀시키기에 이르렀다. 크루제는 2017/18 시즌과 2018/19 시즌, 브레멘 소속으로 코펠트 감독 밑에서 분데스리가 55경기에 출전해 17골 19도움을 올리며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낸 바 있다(그가 있는 동안 브레멘은 중위권 이상의 성적을 올렸으나 그가 떠나자 강등되고 말았다).
분명 볼프스부르크는 크루제와 그리 좋은 인연이 있는 팀은 아니다. 하지만 그가 능력이 있는 공격수라는 사실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고, 특히 코펠트 감독과의 전술 궁합이 좋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5년 6개월 만에 볼프스부르크로 돌아온 '탕아' 크루제가 이번엔 결자해지의 자세로 팀의 분데스리가 잔류를 이끌 수 있을 지 궁금할 따름이다. 그의 말대로 그와 볼프스부르크의 스토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크루제 "내가 볼프스부르크로 돌아오기로 결정한 이유는 아직 우리의 역사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난 앞으로 나에게 어떤 일이 닥칠 지 알고 있고, 그 도전을 받아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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