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Getty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결국 분노 폭발한 축구협회 노동조합, 정몽규 4연임 반대 “불출마 선언하고 떠나라”

[골닷컴] 강동훈 기자 = 대한축구협회 노동조합이 정몽규 축구협회장의 4연임을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노조는 그동안 축구협회가 숱한 행정 난맥상을 반복한 데다, 최근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논란으로 여러 잡음과 축구 팬들의 비판·비난이 끊이지 않자 참아 왔던 분노를 터뜨리며 모든 책임이 있는 정 회장에게 일침을 가하면서 이번 임기를 끝으로 물러날 것을 촉구했다.

노조는 12일 성명을 통해 “축구 팬과 언론의 성난 여론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회장의 4선 고지만 맹목적으로 쫓는 정몽규 집행부의 행태는 무지를 넘어 무능 그 자체”라고 비판하면서 “정 회장은 불출마 선언을 하고, 위기의 축구협회를 수습하는데 남은 임기를 보내기를 바란다. 정 회장의 불출마 선언이 한국 축구 위기를 수습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정몽규 집행부의 연속된 헛발질을 보면서도 ‘상식의 수준에서 수습하겠지’ 하는 마음으로 지켜봤다. 그 기대에는 축구협회 구성원이라는 일말의 책임 의식도 있어 사측을 비판하기 전에 우리 스스로 문제는 없었는지 성찰하는 시간을 먼저 가졌다. 내년 1월 축구협회장 선거에 노조가 개입한다는 인상을 주지 않으려 침묵이 길었던 것도 사실”이라고 밝힌 후 “하지만 노조도 축구 팬과 마찬가지로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끝으로 “정몽규 집행부는 이번 임기까지만 하고 유종의 미를 거두길 바란다. 정 회장은 논란과 우여곡절 속에 새로 꾸려진 대표팀 감독과 스태프들이 자리 잡을 수 있게 하는 것을 끝으로 한국 축구와의 인연은 여기서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 나머지 산적한 개혁과제는 차기 집행부의 몫으로 남기고 미련 없이 떠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정 회장의 사퇴를 요구한 건 노조가 처음은 아니다. 지난 7월 한국축구지도자협회가 성명을 내고 “역대 이렇게 무능하고 무책임한 축구협회를 본 적이 없다”며 “총체적 난국을 조장하고 더 큰 혼란만 가중시키는 책임이 전적으로 정 회장에게 있음을 명백히 밝힌다. 따라서 정 회장은 이 모든 과정과 결과에 대해 책임지고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그러나 정 회장은 빗발치는 사퇴 여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지난 5월 아시아축구연맹 동아시아지역 할당 집행위원으로 단독 입후보해 당선되면서 4연임에 대한 야욕을 보였고, 본인이 총수로 있는 HDC·HDC현대산업개발을 축구협회 공식 파트너로 선정해 4선 의지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 지난달엔 아시아축구연맹 산하 상설위원회인 회원협회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결국 문화체육관광부는 홍 감독 선임 과정에서 절차적 문제가 불거지면서 여론의 들끓자 지난달 축구협회에 대한 감사에 나섰다. 감사 결과는 다음 달 중순 종료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축구협회와 관련한 현안 질의에 정 회장과 홍 감독 등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현안 질의는 추석 연휴 이후인 오는 24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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