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이강인(24·파리 생제르맹·PSG)이 출전시간이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설 자리를 잃어 올여름 떠날 가능성이 큰 가운데 차기 행선지로 나폴리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두 팀으로 좁혀지는 분위기다. 나폴리가 이강인 영입에 더 적극적이지만, 최근엔 맨유도 이강인을 영입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29일(한국시간) 현지 보도를 종합하면 이강인은 올여름 PSG를 떠나는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 출전시간 부족을 이유로 그는 현재 처한 상황에 만족하지 못한 가운데 재계약을 거절하면서 이적을 모색하고 있다. PSG 역시도 떠나려는 이강인을 붙잡진 않을 계획이다. 만족할 만한 이적료를 제안받는다면 곧바로 협상 테이블을 차려 이적 논의를 나눌 생각이다.
실제 이강인은 이번 시즌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당초 그는 전반기 동안엔 꾸준히 기회를 받았다. ‘제로톱(가짜 9번 공격수)’부터 측면 공격수, 중앙 미드필더 등 여러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고, 이런 와중에 지난겨울 흐비차 크라바츠헬리아의 합류와 맞물려 주전 경쟁에서 완전히 밀려났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후반기 들어서 공격진을 꾸릴 때 크바라츠헬리아와 우스만 뎀벨레, 브래들리 바르콜라, 데지레 두에를 중용했고, 이강인은 외면했다. 그렇다고 중원으로 자리를 옮길 수도 없었다. 비티냐, 주앙 네베스, 파비안 루이스가 붙박이 주전으로 버티고 있는 탓이었다. 특히 기동력 있는 미드필더를 선호하는 엔리케 감독의 성향에 맞지 않았다.
이강인은 겨울 휴식기(지난해 12월 24일부터 올해 1월 5일까지) 전까지 전반기 동안 PSG가 모든 대회에서 치른 23경기 가운데 23경기(6골·2도움)를 모두 뛰었다. 평균 출전시간으로 따져보면 56.5분. 하지만 후반기 들어서 PSG가 공식전 34경기를 치르는 동안 그는 22경기(4도움)밖에 뛰지 못했고, 평균 출전시간도 49.9분으로 감소했다.
특히 이강인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기회를 받지 못했다. PSG가 밥 먹듯 우승하는 프랑스 리그1에 비해 아직 우승이 없는 UCL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주전과는 거리가 멀어졌다고 볼 수 있다. 이강인은 최근 UCL 4경기 연속 결장했다. 그의 마지막 UCL 출전도 교체로 투입돼 19분 뛴 게 전부였다.
결국 지난 몇 달 동안 이강인이 PSG를 떠날 거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이적설이 쏟아져 나왔다. 특히 그의 에이전트가 몇몇 구단들과 접촉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적설에 불이 붙었다. 이런 가운데 여름 이적시장이 코앞으로 다가오자, 본격적으로 이강인에게 관심을 보이는 구단들이 등장하면서 그가 떠날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현재 이강인에게 가장 적극적인 관심을 보내는 건 나폴리다. 나폴리는 이미 지난여름 이강인을 원했다. 당시엔 합의점을 찾지 못했지만, 최근 상황은 또 다르다. 이번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을 차지한 나폴리는 UCL에 참가하는 만큼 스쿼드의 경쟁력을 갖추고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기로 결심, 케빈 더 브라위너 영입을 앞둔 가운데 이강인까지 품겠다는 각오다.
맨유 역시도 최근 들어서 구체적으로 이강인을 영입하려는 정황이 포착됐다. 후벵 아모림 감독이 공격진에 창의성을 더하길 원하는 가운데 이강인을 강력하게 원하자, 맨유는 마테우스 쿠냐 영입을 최대한 빠르게 마무리 짓고 이강인과 리암 델랍 영입에 나설 계획이다. 이강인과 쿠냐, 델랍을 영입해 다음 시즌 공격진을 꾸리겠다는 게 맨유의 현재 구상이다.
지난 2018년 발렌시아에서 프로 데뷔한 이강인은 3년간 많은 기회를 받지 못해 결국 이적을 택하면서 지난 2021년 마요르카에 입단했다. 이후 그는 잠재력이 만개하더니 가파른 성장 폭을 그리면서 눈부신 활약상을 펼쳤다. 특히 화려한 발기술과 날카로운 킥, 창의성 등을 앞세워 이목을 집중시킬 정도로 놀라운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이강인은 태극마크를 달고도 활약이 이어졌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 명단에 극적으로 승선한 후 조별리그 2차전 가나전 당시 교체로 들어가자마자 날카로운 왼발 킥을 앞세워 조규성의 헤더골을 돕는 등 흐름을 단번에 바꾸는 ‘게임 체인저’로서 제 몫을 해냈다. 이후 그는 꾸준하게 발탁되며 이제는 ‘차세대 에이스’로 확실히 입지를 다졌다.
자연스레 이강인은 복수 구단들의 관심을 받으면서 이적설이 끊이지 않더니, 지난 2023년 이적료 2200만 유로(약 340억 원)를 기록하면서 PSG와 5년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이강인은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있는, 세계 최고의 구단으로 꼽히는 PSG에 합류해서 뛰게 돼 정말 기쁘다”고 입단 소감을 전했던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