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이정빈 기자 = 토트넘 팀 분위기가 말이 아니다. 첼시와 경기 후 미키 판 더 펜(24)과 제드 스펜스(25)가 토마스 프랑크(51·덴마크) 감독을 무시하고 라커룸으로 향하는 장면이 포착돼 충격을 안겼다.
토트넘은 2일(한국 시각) 영국 런던에 있는 토트넘 훗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6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0라운드 첼시와 홈 경기에서 0-1로 패했다. 90분 동안 슈팅 3개에 그치는 등 저조한 경기력으로 홈 팬들에게 실망을 안겼다.
그런데 경기가 끝나고 또 다른 문제가 발생했다. 프랑크 감독이 선수들을 격려하기 위해서 그라운드 안으로 들어갔는데, 판 더 펜과 스펜스가 프랑크 감독을 무시한 채 그대로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한 토트넘 팬이 촬영한 영상 속 두 선수는 프랑크 감독을 보지도 않고 제 갈 길을 갔다.
프랑크 감독은 당황한 듯 라커룸으로 걸어가는 두 선수를 한동안 응시했다. 그러다 고개를 돌려 다른 선수들에게 다가갔다. 토트넘의 위계질서가 얼마나 무너졌는지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아무리 서양권 문화가 개인 개성이 강하다지만, 상관인 감독을 대놓고 무시하는 건 용납할 수 없는 행위다.
더 충격적인 건 판 더 펜은 이번 시즌 새롭게 토트넘 부주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프랑크 감독이 크리스티안 로메로(27)를 보좌할 선수로 선정한 선수 중 한 명이다. 심지어 최근 로메로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그가 주장 완장을 차고 나오기도 했다.
두 선수의 행동을 본 토트넘 팬들은 당연히 화가 잔뜩 났다. 한 팬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둘 다 쓸모없었다. 사비 시몬스(22)와 함께 실점에 일조했는데 참 역겹다”라며 “판 더 펜이 이런 식으로 행동한다면, 다시는 주장 완장을 차는 걸 보고 싶지 않다. 스펜스도 어린아이 같은 행동이다”라고 비판했다.
이런 행동은 손흥민이 주장으로 있을 때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지난 두 시즌 간 토트넘은 팀 성적이 좋지 않아도 선수단 내에서는 별다른 잡음이 나오지 않았다. 손흥민이 특유의 해맑은 리더십으로 선수들을 잘 이끌었다. 이번에 문제를 일으킨 판 더 펜, 스펜스 모두 손흥민을 잘 따른 선수였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 경기장 안팎으로 변화가 발생했다. 프랑크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았고, 10년간 활약했던 손흥민과 결별했다. 토트넘을 세계적인 구단으로 이끈 다니엘 레비(63·잉글랜드) 회장 역시 사임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선수의 행동으로 혼란이 가중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