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이정빈 기자 = 울버햄튼이 황희찬을 방출 대상자로 분류했다. 황희찬이 방출 명단에 오르면서, 박지성(은퇴) 이후 20년간 이어온 EPL 코리안리거 계보가 끊길 위기다.
글로벌 매체 ‘디 애슬레틱’은 27일(한국 시각) “울버햄튼은 이번 겨울에 적절한 이적 제안이 온다면, 선수들을 매각할 수도 있다”며 “유력한 선수로 주제 사와 황희찬이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방출 대상자로 뽑힌 사와 황희찬은 구단 내에서 고액을 받는 선수들이다. 스포츠 재정 사이트 ‘카폴로지’에 따르면, 사는 주마다 6만 파운드, 황희찬은 7만 파운드를 받고 있다. 그런데 이번 시즌 두 선수의 활약이 아쉽다. 사는 주전 경쟁에서 밀렸고, 황희찬은 공격 포인트 생산력이 말을 듣지 않는다.
EPL 최하위인 울버햄튼은 두 선수를 내보내 체질 개선을 시도할 생각이다. 기존 선수들로는 현재 분위기와 성적을 바꿀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겨울 이적시장이 열리면, 새로운 선수를 데려오기 위해서 경기력이 아쉬운 고액 급여자들을 정리할 거로 보인다.
방출 후보로 뽑힌 황희찬은 2023년 12월 울버햄튼과 2028년까지 재계약을 체결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그는 울버햄튼을 대표하는 공격수였다. 마테우스 쿠냐(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페드루 네투(첼시) 등과 함께 팀의 공격을 이끌었다. 2023-24시즌 황희찬은 공식전 31경기에서 13골(3도움)을 기록했다.
문제는 부상이었다. 커리어 내내 발목을 잡았던 부상이 재계약 후에도 말썽을 부렸다.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던 황희찬은 곧바로 내림세에 빠졌다. 그는 지난 시즌 25경기에서 2골(1도움)에 그쳤고, 이번 시즌 역시 16경기에서 1골(1도움)뿐이다. 팀이 혼란스러운 가운데, 황희찬도 함께 가라앉고 있다.
울버햄튼은 황희찬의 부활을 기다릴 여유가 없다. 이들은 리그 18경기에서 2무 16패라는 처참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EPL 단일 시즌 최다 무승행진 기록을 갈아치우며 불명예를 떠안았다. 울버햄튼은 일말의 잔류 가능성이라도 살리고자, 올겨울 대대적인 선수단 개편을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
황희찬이 울버햄튼을 떠나 타 리그로 이적한다면, 2005년 박지성을 시작으로 이어진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계보가 멈추게 된다. 그동안 황희찬, 박지성을 포함해 이영표, 설기현(이상 은퇴), 이청용(울산HD), 기성용(포항스틸러스), 손흥민(LAFC) 등이 이 무대에서 족적을 남기며 국내 축구팬들에게 기쁨을 선사했다.
토트넘 소속인 양민혁(포츠머스)와 브렌트포드 소속인 김지수(카이저슬라우테른)가 있지만, 현재 두 선수의 원 소속팀에는 마땅한 자리가 없다. 박승수(뉴캐슬)는 아직 1군 팀과 거리가 먼 상태다. 이런 와중에 황희찬마저 떠난다면, 한동안 EPL에서 한국 선수를 찾아볼 수 없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