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오현규(24·헹크)가 이적시장 마지막날 슈투트가르트의 러브콜을 받으면서 꿈꿔오던 빅 리그행을 앞뒀다가 무산된 가운데, 이적이 불발된 이유로 다양한 주장이 나오고 있다. 메디컬 테스트에서 문제가 발생해 슈투트가르트가 영입을 포기했다는 주장이 처음 나왔는데, 일각에선 슈투트가르트가 메디컬 테스트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을 빌미로 이적료를 낮추더니 급기야 선 임대를 제안했다가 헹크와 최종적으로 합의에 실패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2일(한국시간) HBVL, HLN, 부트발 프리뫼르 등 벨기에 매체들에 따르면 슈투트가르트는 오현규가 메디컬 테스트에서 문제가 발생하자 의구심을 제기하면서 이적료를 낮추더니 급기야 임대를 제안했다가 헹크와 최종적으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에 슈투트가르트는 곧바로 오현규 영입을 포기했다. 오현규는 결국 헹크에 잔류하게 되면서 뒤숭숭한 분위기 속 남은 시즌을 치러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슈투트가르트가 메디컬 테스트에서 의구심을 제기한 부분은 오현규의 왼쪽 십자인대다. 9년 전, 오현규는 매탄고 재학 시절 왼쪽 십자인대를 다쳤다. 당시 왼쪽 십자인대 상당 부분이 손상됐는데도 그는 수술이 아닌 자연치유를 택했다. 이후 재활을 거쳐 프로에 데뷔한 오현규는 수원 삼성과 셀틱을 거쳐 헹크에서 커리어를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오현규의 왼쪽 십자인대는 특별한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적할 때마다 메디컬 테스트에서 탈락한 적이 없었다.
HLN은 “슈투트가르트는 메디컬 테스트에서 오현규의 왼쪽 십자인대 문제를 지적했고, 이적료를 낮춰서 다시 협상하려고 했다. 심지어 선 임대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헹크가 이에 응하지 않으면서 오현규는 이적이 무산돼 잔류하게 됐다”며 “헹크는 오현규의 왼쪽 십자인대가 전혀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실제 그는 그동안 왼쪽 십자인대에 특별한 문제 없이 선수 생활을 이어왔다”고 설명했다.
앞서 슈투트가르트는 지난 1일 이적시장 마지막날을 앞두고 오현규 영입에 나섰다. 슈투트가르트는 주포였던 닉 볼테마데가 뉴캐슬 유나이티드로 이적하면서 주전급으로 활용할 최전방 공격수가 에르메딘 데미로비치밖에 없자 새로운 최전방 공격수를 찾아 나섰고 오현규를 낙점했다. 올여름 헹크에 잔류하는 분위기였던 오현규는 급작스러운 슈투트가르트의 러브콜에 고민하지 않았다. 쉽게 찾아오지 않는 빅 리그 입성 기회를 놓치지 않고자 이적을 단행했다.
슈투트가르트는 오현규를 영입하기 위해 헹크와 이적료 2000만 유로(약 326억 원)에 원칙적으로 구단 간 합의를 맺었다. 이후 오현규와도 5년 계약 등 큰 틀에서 원칙적으로 개인 합의를 맺었다. 오현규는 곧바로 메디컬 테스트를 비롯해 서류 작업을 마무리하기 위해 독일로 건너갔고 도착하자마자 메디컬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러나 왼쪽 십자인대 부상 이력이 발목을 잡았고 슈투트가르트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으로 결국 빅 리그 입성이 좌절됐다.
부트발 프리뫼르는 “슈투트가르트가 오현규의 왼쪽 십자인대 부상 이력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하면서 이적료를 낮추고 더 나아가 선 임대를 제시하면서 영입하려고 한 건 부끄러운 일이다. 축구계에서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사례로 남게 됐다”며 “슈투트가르트의 행동은 분명 부적절한 방식이며, 특히 이전에 합의된 내용을 어기기 위해 메디컬 테스트 문제를 악용하는 건 올바르지 않다. 이번 이적 취소로 인해 헹크도 큰 타격을 입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슈투트가르트 이적이 불발돼 분위기가 뒤숭숭한 오현규는 아쉬움을 뒤로 한 채 헹크로 곧장 돌아가지 않고 미국으로 건너가 축구대표팀에 합류한다. 축구대표팀은 오는 7일 미국(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스타디움)과 10일 멕시코(지오디스 파크)로 이어지는 원정 평가전 2연전을 치른다. 오현규는 이후 A매치 휴식기가 끝나면 헹크로 다시 돌아가 상황을 정리한 후 주전 경쟁을 펼칠 거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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