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지난 9월 충칭 퉁량룽 드래곤즈 지휘봉을 잡았던 장외룡 감독이 해임될 위기에 놓였다. 충칭 퉁량룽이 새로운 감독을 선임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하면서다. 특히 장 감독은 부임할 당시 중국 슈퍼리그(CSL·1부)로 승격시켜야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고 이를 해냈음에도 불구하고 경질될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5일(한국시간) 소후 닷컴, 시나 스포츠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장 감독은 계속 팀을 이끌고 싶다는 뜻을 밝혔지만 충칭 퉁량룽을 현재 장 감독을 해임하고 류젠예 감독을 새롭게 선임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이미 일각에선 충칭 퉁량룽이 류젠예 감독과 협상 테이블을 차려 논의를 나눈 끝에 구두로 계약을 체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야말로 ‘토사구팽’이다.
앞서 장 감독은 지난 9월 급하게 소방수로 투입돼 충칭 퉁량룽 지휘봉을 잡으면서 3년 만에 중국 무대로 복귀, 지도자 생활을 다시 시작했다. 당시 그에게 주어진 임무는 중국 갑급리그(CLO·2부)에 속한 충칭 퉁량룽을 CSL로 승격시키는 것이었다. 충칭 퉁량룽은 “장 감독의 리더십 아래 그가 강조하는 인내, 노력, 희생의 정신으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며 달라질 것”이라고 승격을 약속했다.
결과적으로 장 감독은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해냈다. 장 감독이 지휘봉을 잡기 전까지 2연패 늪에 빠져 CSL로 승격이 불투명했던 충칭 퉁량룽은 장 감독이 부임한 후 분위기가 180도 달라지더니 7경기에서 4승2무1패를 기록, 승점 14점을 획득하면서 2위를 사수해 마침내 2021년 창단 이래 첫 CSL 승격의 꿈을 이뤘다.
자연스레 장 감독은 임무를 수행해낸 만큼, 계속해서 동행을 이어갈 거로 예상됐다. 그러나 충칭 퉁량룽은 장 감독의 거듭된 재계약 의사에도 불구하고 아직 새로운 계약을 제안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최근 며칠 사이 류젠예 감독을 선임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됐고, 장 감독은 해임하는 쪽으로 무게가 급격하게 기울었다.
소후 닷컴은 “장 감독의 미래에 대해서는 시즌 종료 이후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태다. 그는 CSL로 승격시키면서 새 계약을 기대했지만 충칭 퉁량룽은 장 감독과 이별을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까지 딩난 간리안을 이끌었던 류젠예 감독이 현재로선 충칭 통량롱의 차기 사령탑으로 부임할 거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국가대표 출신 장 감독은 1989년 현역 은퇴 후 부산 대우 로얄즈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해 도스 퓨처스(현 사간 도스), 베르디 가와사키(현 도쿄 베르디), 홋카이도 콘사돌레 삿포로 등 줄곧 일본 무대에서 활동하다가 2004년 인천 유나이티드 사령탑으로 부임해 그해 K리그1 준우승을 달성하며 지도자로 두각을 드러냈다.
장 감독은 이후 2011년 중국 무대로 옮겨 칭다오 중넝(현 칭다오 하이뉴), 다롄 아얼빈(현 다롄 프로), 허난 젠예(현 허난 FC), 충칭 량장을 이끌었다. 이후 2023년부터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으로 선임돼 행정가로 활동을 이어왔다. 그러다 지난 9월 충칭 퉁량룽의 제안을 받고 3년 만에 중국 무대로 복귀하면서 동시에 지도자 생활을 다시 이어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