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장충동] 강동훈, 김형중 기자 = 5년 동안 청두 룽청을 지휘하면서 팀 체질 개선에 성공하고, 좋은 성적까지 내면서 그야말로 센세이션을 일으킨 서정원 감독은 지난해 6월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를 이유로 경질된 브란코 이반코비치(크로아티아) 감독의 뒤를 이어 중국 국가대표를 이끌 후임 사령탑 후보에 올랐다.
서정원 감독은 로저 슈미트(독일) 감독, 미하우 프로비에시(폴란드) 감독, 테무르 카파제(우즈베키스탄) 감독, 파비오 칸나바로(이탈리아) 감독,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 헤수스 카사스(스페인) 감독,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콜롬비아) 감독 등 여러 외국인 지도자와 함께 중국 국가대표 사령탑 후보로 거론됐다.
당시 중국 매체 텐센트 스포츠는 “중국 국가대표를 이끌던 이반코비치 감독이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에 따라 해임됐다. 중국축구협회(CFA)는 이제 새 사령탑 선임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며, 현재 서정원 감독과 슈미트 감독이 유력한 차기 사령탑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서정원 감독은 중국 축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청두를 이끌며 매년 실력을 향상시켜 훌륭한 성적을 거두었다. 게다가 젊고 패기 넘쳐 현재 중국 국가대표 사령탑을 이끌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실제 서정원 감독은 청두 지휘봉을 잡은 첫해 중국 갑급리그(CLO·2부)에 있던 청두를 중국 슈퍼리그(CSL·1부)로 승격시켰고, 이후로도 CSL에서 꾸준히 성적을 내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청두는 승격 첫해 5위, 이듬해엔 4위에 오르더니 2024년에는 3위를 기록하면서 구단 역사상 첫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진출에 성공했다. 지난해에도 3위로 마쳤다. 승격팀에서 단숨에 우승 경쟁하는 팀으로 변모시킨 것이다.
서정원 감독은 “재작년부터 제가 중국 국가대표 차기 사령탑 후보에 올랐다는 보도들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조심스럽게 입을 연 후 “아무래도 중국 축구가 최근 몇 년간 계속해서 성적이 좋지 않았고 중국 국가대표 사령탑이 계속 바뀌고 하면서 이제 팬들도 많은 관심을 가졌고, 언론들도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그 과정에서 제 이름이 항상 대두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보면 팬들과 언론들이 제가 청두에서 5년 동안 좋은 성적을 낸 것을 좋게 봐주셨다”고 웃으며 말한 후 “팬들과 언론들은 ‘그동안 CSL에서 꾸준하게 성적을 내고, 이렇게 오래 이끈 감독은 서정원 감독뿐이다. 청두를 이끌면서 27경기 무패를 기록한 감독도 없다’며 중국 국가대표 차기 사령탑 후보로 저를 계속 추천했다”고 밝혔다.
이어 “축구 해설가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중국 축구를 잘 알고 아무리 세계적인 명장이 와도 매번 실패한다. 하지만 서정원 감독은 다르다. 서정원 감독이 중국 국가대표를 이끌어야 한다. 지금까지 5년 동안 청두를 이끌면서 다 보여줬다. 시스템도 잘 만들어놨다. 서정원 감독이 만들어놓은 시스템을 중국 국가대표에 도입해야 한다’며 ‘서정원 감독은 청두를 이끌면서 체질 개선도 성공적으로 해냈다. 청두 경기를 보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건 CSL에서 청두가 유일하다’고 저를 중국 국가대표 사령탑으로 추천하는 주장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계속해서 서정원 감독은 “팬들과 언론들이 계속해서 그렇게 저를 추천하다 보니깐 CFA에서도 저에게 상당히 많은 관심을 가졌다. CFA에서 한창 차기 사령탑 선임 작업에 착수하면서 공개 채용할 때도 연락이 오기도 했다. 제가 지원을 안 하니깐 지원하라는 연락이 왔다”고 일화를 밝히더니 “그거보다 더 진보된 얘기까지도 갔었다. 축구를 좋아하지 않는 일반 대중들이나 윗선에서는 한국인 감독을 중국 국가대표 사령탑에 앉히는 것을 정서상으로 받아들이기 힘들 수도 있는데 그 문제들도 해결이 다 됐다”고 밝혔다. 결국엔 지원을 안 한 건지 묻자 “그렇게 됐다”고 답했다.
중국 국가대표 지휘봉을 잡을 뻔하기도 했던 서정원 감독은 중국 축구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5년 동안 있으면서 중국 축구를 들여다봤을 때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니라 정말로 소질 있고 능력 있는 어린 선수들이 많다. 다만 그런 선수들을 잘 성장시킬 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이 부족하다”고 안타까워하면서 “잠재력 있는 어린 선수들이 있는데 끌어내는 게 부족하다. 그런 것들이 눈에 보이니깐 너무 아쉬웠다. 체계적인 시스템을 만들어서 도입해 어린 선수들을 잘 성장시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소신 발언을 했다.
그러면서 “정말로 중국 축구는 분명히 자질이 있다. 어떻게 보면 이번에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했다. 물론 당장 변화해야 할 게 많지만 자질은 분명히 있다. 시간을 갖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도입해서 변화시킨다면 분명 더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하면서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가 관건이다. 예전보단 월드컵 본선 진출 티켓이 많아졌으니깐 잘 준비한다면 월드컵도 본선 진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