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원한국프로축구연맹

[단독 인터뷰 ②] “하나부터 열까지 다 설명하고 이해시켜” 서정원 감독이 밝힌 청두를 中 최고의 팀으로 변모시킬 수 있었던 이유

[골닷컴, 장충동] 강동훈, 김형중 기자 = 서정원 감독은 5년간 청두 룽청을 이끌면서 기대 이상의 놀라운 성과를 냈다. 부임 첫해부터 중국 갑급리그(CLO·2부)에 있던 청두를 중국 슈퍼리그(CSL·1부)로 승격시켰고, 이후 CSL에서 꾸준히 성적을 내며 우승 경쟁하는 팀으로 변모시켰다. 청두는 승격 첫해 5위, 이듬해엔 4위에 올랐고, 2024년에는 3위를 기록하면서 구단 역사상 첫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진출에 성공했다. 지난해에도 3위로 마쳤다.

현지에서는 당연히 서정원 감독을 향한 극찬이 끊이질 않았다. 실제 중국 매체 지난일보는 “서정원 감독이 청두에서 보낸 5년을 돌이켜보면, 정말 대단하다”고 강조하면서 “2021년 서정원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을 당시 청두는 CLO에서 고전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부임한 후 팀은 새로운 활력을 찾으면서 달라졌다. CSL 승격은 그저 시작에 불과했다. 승격 후 CSL에서 다크호스로 자리매김하며 2년 연속 상위권으로 마쳤다. 서정원 감독이 한때 평범했던 팀을 CSL을 대표하는 강팀으로 탈바꿈시켰다”고 집중 조명했다.

그러면서 “2025년에는 한때 CSL 선두에 오르기도 하며 중국 축구계의 주목을 받았다. 또 ACLE에 진출하는 역사적인 성과를 거두며 구단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업적을 칭찬하면서 “이러한 성과는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서정원 감독은 단순히 전술적인 변화 이상의 것을 청두에 가져다주었다. 팀의 규율을 새롭게 만들고, 또 선수들 개개인 신체적·정신적 능력을 끌어올렸다. 이를 통해 청두는 나날이 발전했다”고 높게 평가했다.

서정원 감독은 “제가 청두 지휘봉을 잡고 이 팀을 어떻게 바꿀지 많이 고민했고, 5년 동안 이끌면서 해마다 조금씩 조금씩 바꿔나갔다. 아무래도 중국의 문화가 있고, 또 선수마다 개개인 특성도 다르다. 그래서 최대한 눈높이를 맞춰가면서 훈련 시스템을 도입하고, 선수들의 습관을 고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한 후 “그런데 또 이게 한 번에 고치려고 하면 안 된다. 천천히 그리고 선수들 본인이 느낄 수 있게끔 고쳐야 한다. 그렇게 하다 보면 조금씩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들이 보이고, 또 선수들도 변화하는 걸 자각하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수들한테 고강도, 스피드, 패스 등 각종 경기 데이터와 체지방, 근육량 등 체성분 데이터를 직접 수치로 보여주면서 예전과 크게 달라진 점을 일깨워주고, 또 이런 변화 속에서 성적도 좋아지니깐 결국 선수들도 변하기 시작하고 훈련이 힘들어도 따라오게 된다. 물론 훈련할 때마다 제가 선수들한테 이 훈련은 왜 하고, 저 훈련은 왜 하는지 세밀하게 설명하면서 이해를 잘 시키기도 했다”고 웃으면서 “선수들은 결국 본인들이 변화하는 걸 직접 느끼면 이해하고 받아들인다. 계속 그렇게 하다 보니까는 성적이 5년 동안 매번 상승 곡선을 그리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훈련 시스템을 유스에도 도입했다. 사실 청두는 산둥 타이산이나 베이징 궈안, 상하이 선화, 상하이 상강 등 다른 팀들과 비교했을 때 유스 레벨이 많이 떨어져 있었다. 그런데 제가 5년 동안 유스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고 이야기하면서 “동계 훈련 때마다 유스에서 5~6명씩 콜업해서 훈련을 같이 시켰다. 그러다 보니깐 유스 레벨이 많이 올라가고, 또 연령별 국가대표도 많이 배출했다. 그렇게 전체적으로 팀이 발전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전반적인 체질 개선은 잘됐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에게 프로라면 이렇게 해야 한다는 것을 많이 일깨워줬다. 확실히 그 부분은 잘 된 것 같다”고 자랑스럽게 말을 이어간 서정원 감독은 “사실 하나하나 모든 걸 바꾸는 데 있어서 많이 힘들었다. 중국은 선수들이 아침 식사를 거의 안 한다. 그래서 왜 아침 식사를 꼭 해야 하는지부터 훈련할 때 GPS 웨어러블 트래커는 왜 착용해야 하는지 하나부터 열까지 다 설명하고 이해시켜야 했다. 그렇게 하나하나 다 바꿔놓으니깐 선수들도 본인들이 변화하는 걸 보고 좋아하고, 또 그렇게 기분이 좋아지면 훈련이 힘들어도 결국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5년 동안 정성을 쏟아부으면서 청두를 CSL 최고의 팀으로 변모시킨 만큼, 팬들은 서정원 감독이 떠난다는 소식에 슬퍼하고 아쉬워하면서 남아달라고 간곡히 요청했다. 서정원 감독이 출국하는 날에는 공항에 집결해 배웅하기도 했다. 당시 팬들은 공항에서 서정원 감독을 둘러싼 후 응원가를 부르고, 또 한국어로 ‘서정원 감독님 청두 팬들이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청두가 감독님을 영원히 환영한다’는 문구가 적힌 걸개로 감사 인사를 전했다. 서정원 감독은 결국 공항에서 메가폰을 잡고 팬들에게 “청두에서의 좋은 기억을 영원히 마음속에 간직하겠다. 청두를 절대 잊지 않고 자주 찾아오겠다”고 약속했다.

“정말 팬들에게 너무나 많은 사랑을 받았다. 매일 훈련할 때마다 훈련장 밖은 팬들로 꽉 차 있었다. 저는 그런 팬들을 차마 외면하지 못해서 시간이 오래 걸려도 항상 사인을 다 해줬다. 그렇게 팬들과 만나면서 대화하다 보면 청두에 있는 팬들도 있고 타지에서 온 팬들도 있다. 어떤 팬은 2~3시간 넘게 걸려서 와서 기다린다고 했다. 그래서 팬들을 외면 못 한다”고 밝힌 서정원 감독은 “팬들이 제가 떠나는 걸 직감했는지 지난해 10월부터 계속 남아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팬들이 우승은 필요 없으니 제가 계속 팀을 이끌어줬으면 한다고 부탁했다. 그거 때문에 사실 떠날지 말지 많이 고민했고, 마음이 흔들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서정원 감독은 이어 “팬들이 정말 열정적이다. 가장 놀랐던 게 홈경기 때마다 표를 예매하는 게 전쟁이다. 홈구장 정원이 6만석이지만 사고가 날 수 있어서 규정상 4만석으로 제한해 두는데, 거짓말이 아니라 평일·주말 상관없이 항상 가득 찬다. 홈경기 표 예매 사이트를 이틀 전에 열어도, 하루 전날에 열어도 짧게는 5분 길어도 10분 만에 매진된다. 저도 정말 믿기지 않았다. 특히 팬들이 청두에서만 오는 게 아니라 각지에서, 오로지 축구를 보기 위해 찾아온다”고 했다.

계속해서 “또 제가 5년 동안 청두를 이끌면서 새로웠던 건 원정경기에 가서도 상대 팬들한테 박수를 많이 받았다”고 힘주어 말하면서 “사실 경기력이 안 좋으면 팬들은 안 온다. 하지만 알다시피 축구에서는 패하더라도 그라운드 안에서 최선을 다하고 투지를 보여주면 팬들은 박수를 보내준다. 저희는 (팬들을 위해서) 매 경기 정말 끈질기게 싸웠다. 패하더라도 포기하지 않았다. 그래서 팬들이 홈경기 때마다 항상 찾아 주시고, 또 원정에 가서도 상대 팬들한테 박수를 많이 받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팬들뿐 아니라 서정원 감독의 지도를 받았던 선수들도 이별 소식에 많이 아쉬워했다. 젠타오는 “감독님의 격려 속에 자신감을 되찾았고, 지금까지 성장할 수 있었다. 앞으로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바라며 감독님의 말씀을 항상 떠올리면서 더 성장하겠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고, 후허타오는 “감독님의 믿음과 지지가 없었다면 지금의 저도 없었을 것이다. 감독님의 간곡한 가르침을 기억하고, 그라운드 안에서 끊임없이 생각하는 법을 배워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다짐을 밝혔다.

서정원 감독은 “제가 이제 청두를 떠나게 된다고 했을 때 선수들로부터 개별적으로 감사하다는 메시지를 많이 받았다”며 “청두에서 뛰다가 이적한 선수가 있는데, 제가 내일 출국한다고 하니깐 저녁에 비행기를 타고 제집으로 인사하러 오기도 했다. 국가대표도 했던 선수였는데, 저한테 ‘여러 팀에서 뛰면서 지도자를 20명 가까이 만나봤고, 외국에서 온 유명한 감독들한테도 지도를 받아봤는데 감독님이 가장 인상에 남는다’고 말하면서 나중에 지도자를 하게 되면 저한테 배운 걸 응용하겠다고 한 일화도 있다”고 했다.

③편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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