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이번 시즌 내내 부상자들이 끊이질 않아 골머리를 앓았던 토트넘이 마지막까지 ‘부상 악령’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훈련 도중 오른 발목을 접질리면서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미드필더 루카스 베리발(19·스웨덴)이 생각보다 상태가 좋지 못해 올 시즌 남은 경기를 더는 뛸 수 없게 됐다.
앞서 지난 1일(한국시간) 토트넘이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메디컬 리포트에 따르면 베리발은 훈련 도중 오른 발목을 접질렸다. 이에 따라 그는 2일 보되/글림트(노르웨이)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4강 1차전 홈경기에서 결장했다.
실제 결장한 베리발은 이날 손흥민, 라두 드러구신, 데인 스칼렛 등과 함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을 방문해 동료들을 응원했는데, 이때 그는 오른발에 보호대를 착용한 가운데 양손으로 목발을 짚고 있었다. 한눈에 봐도 부상이 심가해보였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당시 “안타깝게도 베리발은 훈련 도중에 발목을 다쳐서 출전하지 못하게 됐다”고 설명하면서 “올해 그가 훌륭한 활약을 보여줬던 만큼 실망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부상으로 인해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베리발도 본인 스스로에게 크게 실망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이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오는 4일 열릴 예정인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5라운드 원정경기를 앞두고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서 베리발의 ‘시즌 아웃’ 소식을 전했다. “베리발의 부상이 심각하다”고 깊은 한숨을 내쉰 그는 “시즌이 끝날 때까지 경기 출전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베리발의 이탈은 토트넘에 매우 뼈아프다. 최근 들어서 붙박이 주전으로 뛰면서 기대 이상의 좋은 활약을 펼쳐왔기 때문이다. 실제 전반기엔 주로 교체 자원으로 기회를 받던 그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술에 빠르게 녹아들더니 후반기엔 이브 비수마와 파페 마타르 사르 등을 밀어내고 주전으로 도약했다.
중원에서 많은 활동량과 뛰어난 기동력을 바탕으로 전진하면서 공간을 창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경기를 주도하는 미드필더를 선호하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베리발을 높게 평가하는 등 마음에 들어 하면서 후반기 들어선 매 경기 선발 라인업에 고정적으로 포함시키고 있다.
실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모든 대회 통틀어 45경기(선발 24경기)에 출전해 1골·4도움을 기록한 베리발을 두고 “핵심 선수로 자리 잡았다. 그는 경기장에 투입됐을 때 정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경기장에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어 넣고 있다. 정말 훌륭하다”고 극찬했던 바 있다.
빼어난 활약상 속 베리발은 최근 이적설이 나오기도 했다. 레알 마드리드와 맨체스터 시티, 바이에른 뮌헨 등이 베리발을 주시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고, 또 베리발이 토트넘으로 적을 옮기기 전 토트넘과 치열한 영입 경쟁을 펼쳤던 바르셀로나가 관심을 재점화하면서 영입을 계획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토트넘은 이에 베리발의 뛰어난 활약상을 인정하고, 또 사전에 다른 팀들의 관심을 차단하면서 붙잡기 위해 지난달 30일 재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기간을 2031년까지 연장했고, 이 과정에서 급여도 인상했다. 현지 보도를 종합하면 기존에 1만 5000파운드(약 2천 850만 원)였던 주급이 6만 5000파운드(약 1억 2350만 원)까지 인상됐다.
“토트넘과 여정을 계속할 수 있어 기쁘다. 도움을 준 모든 이에게 감사하다”고 재계약을 맺은 소감을 전한 베리발은 “토트넘은 훌륭한 야망을 가진 팀이다. 올해 많은 걸 배웠다. UEL에서 우승하는 게 목표이며,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했다.
한편 베리발은 지난 2021년 당시 16세 나이에 IF 브롬마포이카르나에서 프로에 데뷔한 후 유르고덴스 IF를 거쳐 토트넘에 입단했다. 지금까지 프로 통산 105경기 동안 11골·11도움을 기록 중이다. 스웨덴 연령별 대표로 활약해온 베리발은 지난해 성인 대표로도 발탁되더니 A매치 4경기에 출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