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손흥민(33)이 10년간 활약했던 토트넘(잉글랜드)을 떠나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직접 “올여름을 끝으로 떠난다”고 밝히면서 이별을 알린 그는 차기 행선지에 대해선 함구했지만 지금까지 정황 등을 고려했을 때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로스앤젤레스(LA) FC가 유력할 거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 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톰 보거트 기자는 2일(한국시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소식통에 따르면 LA FC가 손흥민 영입을 위한 블록버스터급 이적에 가까워지고 있다”면서 “아직 아무것도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LA FC가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손흥민은 오늘 토트넘에 이적 의사 전달했다”고 전했다.
실제 손흥민은 오는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2경기 뉴캐슬 유나이티드(잉글랜드)와 맞대결을 하루 앞두고 여의도 IFC몰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올여름을 끝으로 팀을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손흥민의 미래를 두고 다양한 추측이 끊이질 않았던 가운데 그가 스스로 이별을 알린 것이다.
“제 커리어 통틀어서 가장 어려운 결정이었다”고 힘들게 말문을 연 손흥민은 “한 팀에서 10년간 있었던 건 자랑스러운 일이다. 정말 하루도 빠짐없이 팀을 위해 모든 걸 받쳤다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해서 노력했고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우승을 하면서 팀에서 이룰 수 있는 것을 다 이뤘다고 생각했다. 그게 떠나게 된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새로운 환경과 동기부여가 필요했고 새로운 변화가 필요했다. 이런 선택을 하는 데 있어서 팀에서도 많이 도와줬다. 제 결정을 존중해준 팀에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 “토트넘은 10년 동안 제가 가장 많이 좋아했고, 축구 선수로서, 사람으로서 가장 많이 성장한 곳이다.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향후 거취를 묻는 질문에 “이 자리를 통해서 어디로 간다고 말씀드리려고 온 건 아니”라고 선을 그은 손흥민은 “향후 거취는 확실하게 결정이 되면 그때 가서 말씀드리겠다”고 말을 아꼈다. 오는 14일 예정된 UEFA 슈퍼컵을 치르고 떠나는지에 대해서도 답하지 않은 손흥민은 “거취는 내일 경기 이후에 확실하게 정해지면 알려드리겠다”고 했다.
손흥민이 향후 거취에 대한 질문에 답변을 회피했지만 현재로서 가장 유력한 차기 행선지는 LA FC로 꼽힌다. 현지 보도를 종합하면 지난달 초부터 손흥민에게 관심을 가진 LA FC는 올여름 새로운 슈퍼스타로 손흥민을 낙점, 영입을 위해 이적 제안을 보내면서 구체적인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LA FC는 EPL에서 10년간 활약하며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는 데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선수인 손흥민을 영입해 전력 보강과 마케팅 전략 모두 잡겠다는 포석이다. 특히 LA FC는 지명 선수 자리도 비워놓은 상태다. MLS의 경우 규정상 각 구단에 최대 3명까지 지명 선수를 허용하는데, 지명 선수에겐 샐러리캡(연봉 총액 상한제)을 초과하는 연봉을 지급할 수 있다.
손흥민 역시 MLS행 힌트를 남겼다. 그는 “아무래도 내년 월드컵이 가장 중요하다. 마지막 월드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모든 것을 쏟아부을 수 있는 환경이 되어야 한다. 그런 부분이 거취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클 것”이라고 말했다. 월드컵이 북중미에서 열리는 가운데 그가 월드컵을 위해 현지 적응하고자 MLS행을 택할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한편, 2015년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손흥민은 이적 첫 시즌은 적응 등을 이유로 고전했지만,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적응을 마친 후 눈부신 퍼포먼스 속에 ‘에이스’로 발돋움했다. 실제 통산 454경기를 뛰면서 173골·101도움을 기록했다. 토트넘 역사상 최다출전 6위이며, 최다득점 5위에 해당한다. 2023년부터는 아시아인 최초로 주장으로 임명돼 선수단을 이끌었다.
이 기간에 손흥민은 UEL 우승 1회를 달성했다. 또 EPL 득점왕을 한 차례 거머쥐었고, 잉글랜드 프로축구선수협회(PFA) 올해의 팀에 한 차례 선정되는 영광을 누렸다. 2020년 국제축구연맹(FIFA) 푸스카스상을 수상하고, 2019년과 2022년 세계 축구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발롱도르 후보에 오르면서 세계적인 선수로 발돋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