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현한국프로축구연맹

[김형중_비욘더게임] 21개월 만에 필드골 넣은 김지현 “정신적으로 많이 배웠다”

[골닷컴] 김형중 기자 = 2020년 9월 파울루 벤투 감독은 23세 이하 대표팀과의 스페셜 매치를 위해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당시 강원FC에서 활약하던 젊은 공격수가 깜짝 발탁되었다. 2019년 K리그1 영플레이어상에 빛나는 김지현이었다.

2019년 프로 데뷔 2년차 공격수로서 10골을 폭발했다. 시즌 통틀어 가장 뛰어난 활약을 한 신인급 선수로 인정받은 후 이듬해에도 8골을 작렬하며 성공가도를 달렸다. 이 같은 활약으로 2021시즌에는 우승 경쟁을 하는 울산현대의 부름을 받았다.

그러나 이적의 부담이 컸던 걸까. 김지현의 득점력과 경기력은 거짓말처럼 떨어졌다. 점차 경기에 나서는 시간도 줄어들었고 자신감도 동반 하락했다. 오랜만에 경기에 나온 날에는 찬스를 잡아도 무거워 보이는 움직임 속에 슈팅은 골대를 외면하기 일쑤였다. 마치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한 모습이었다.

탈출구가 필요했다. 입대를 선택했다. 그렇게 2021년 말 훈련소에 입소하며 새 출발을 다짐했다. 하지만 김천상무에는 선임 조규성이 있었다. 2022년 1월 대표팀에 승선해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었다. 올 시즌 리그에서도 한층 발전한 모습으로 김천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김태완 감독은 9월 전역 예정인 조규성의 공백을 김지현으로 메우기로 일찌감치 점 찍었다. 5월과 6월 점차 경기에 투입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다.

지난달 27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18라운드 원정 경기. 올 시즌 자신의 리그 11번째 경기에 나선 김지현은 마침내 득점포를 쏘아 올렸다. 권창훈이 찔러준 볼을 박스 안에서 침착하게 칩샷으로 마무리했다. K리그 기준 13개월 만의 득점이었고, 무려 21개월 만의 필드골이었다. 조금씩 자신감이 올라온 걸까? 김지현은 다음 경기인 전북현대전에서도 좋은 활약을 보여준 뒤,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20라운드에서도 자신감 넘치는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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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김지현과 전화 인터뷰를 가졌다. 최근 폼이 올라오며 들뜰 법도 했지만 그의 목소리는 예상 외로 매우 차분했다. 김지현은 “굉장히 오랜만에 골을 넣었다. 기분은 덤덤했다. 크게 기쁘거나 그러진 않았다. 팀이 이기고 있는 상황도 아니고 쫓아가야 하는 상황이라 더 덤덤했다”라며 당시 감정을 전했다. 이어 “드디어 터졌다는 느낌보다는 앞으로 해야 할 게 많고, 그걸 또 알고 있기 때문에 덤덤했던 것 같다”라며 차분히 말했다.

득점 장면에 대해선 “넣을 거란 생각은 못했다. 자연스럽게 그런 반응이 나왔던 것 같다. 여기는 운동할 수 있는 여건이 굉장히 좋아서 컨디션 끌어올리는 데는 정말 좋다. 항상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도록 노력하고 있어서 그런 플레이가 나오지 않았나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한때는 리그에서 가장 촉망받던 젊은 선수였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침체기가 길었다. 김지현은 철저히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제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진짜로 그렇다. 내가 잘했더라면 그런 상황을 맞이하지 않았을 거다. 배울 것도 많고 부족했기 때문에 그런 상황을 맞이했던 것 같다”라고 한 뒤 “그래도 그런 과정 속에서 많이 배웠다. 한편으로는 침체기이기도 했지만 많이 배웠던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정신적인 면을 많이 배웠다”라고 돌아봤다.

입대 후 슬럼프 극복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궁금했다. 그는 “무엇보다 마음의 부담을 내려놓으려 했다. 자신을 내려놓고 처음부터 시작하자란 마음이 컸다. 울산에서의 모습을 벗어 던지고 싶었고 새로운 마음으로, 제가 잘하는 것을 많이 보여주자는 생각을 많이 하고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김태완 감독의 영향도 컸다. 그는 “지금까지 제 모습을 다 지우라고 하셨다. 처음부터 해야 한다는 생각을 심어 주셨고 저도 깊게 생각해보고 초심을 찾게 되었다”라고 한 뒤 “감독님께서 자신 있는 플레이를 원하시고, 2019년에 자신 있고 당돌했던 모습이 좋았다고 말씀해 주셨다”라며 김태완 감독의 조언을 공개했다.

김천 공격을 이끌고 있는 조규성은 9월에 전역한다. 현재 일병인 김지현이 최전방을 책임져야 한다. 2022년 2차 합격 인원들은 22세 자원들이 많아 김지현이 공격의 중심이 되어야 하는 상황이다. 그는 “저와 권창훈, 이영재, 강윤성 등 일병들이 팀의 주축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저희끼리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 같은 포지션인 조규성 병장님처럼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더 노력해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조규성에 대해선 “입대하기 전에도 항상 지켜봤다. 옆에서 지켜보면 배울 게 많다. 일단 본인의 노력으로 지금의 위치까지 갔다. 대단한 선수라 생각하고 저도 배우고 싶다”라고 설명했다.

오랜 침묵을 깨고 다시 날아오르려는 김지현은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말한다. “가족들을 늘 생각한다. 제가 힘들 때 부모님은 더 힘드셨을 거다. 골 넣었을 때 티는 안 내셨지만 좋아하시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라고 한 뒤, “김천이란 팀에 고맙고 친정팀 울산에도 고맙다. 어쨌든 성장시켜준 팀 아닌가? 부족한 부분을 깨닫게 해줬기 때문에 성장할 수 있도록 해준 팀이다. 그런 면에서 고맙게 생각한다”라고 했다.

그는 어려웠던 시간이 길었던 만큼 천천히 올라가려고 한다. 최근 폼이 좋다고 욕심을 부리진 않겠다는 생각이다. 김지현은 “욕심은 전혀 없다. 지금 컨디션이 좋은데 이걸 계속 유지하고 싶다. 제가 생각했던, 그리고 팬들이 생각했던 제 모습을 빨리 되찾고 싶은 마음뿐이다”라며 소박한 목표를 전했다. 김지현의 축구는 이제 다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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