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익수한국프로축구연맹

[김형중_비욘더게임] ‘스토리? 결과?’ 안익수 감독의 고충과 뚝심

[골닷컴] K리그1 구단 감독이란 직업은 단 12명에게만 허락된 자리다. 그만큼 화려한 직업이기도 하지만, 남모를 고충도 많은 위치다.

수도 서울의 유일한 K리그1 클럽 FC서울. 이 팀을 이끌고 있는 수장은 안익수 감독이다. 지난 시즌 도중 부임해 후반기 대반전을 이루며 팬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을 받았다. 전임 감독이 추구했던 축구와는 다른 공격 축구를 표방하는 동시에 성적도 나오자 팬들은 열광했다. 급기야 ‘익수볼’, ‘익수 그리스도’라는 애칭도 얻으며 승승장구했다.

큰 기대와 함께 시작한 2022 시즌. 현재 8경기가 진행된 가운데 서울은 고전하고 있다. 개막 라운드 승리 이후 무려 7경기 동안 승리가 없다. 1승 4무 3패, 8득점 10실점, 승점 7점으로 12개 구단 중 10위에 머물러있다. 작년 후반기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상황이다.

지난 8라운드 강원FC전을 2-2 무승부로 마친 뒤, 기자회견에 참석한 안익수 감독에게서 현재의 고충을 느낄 수 있었다. 단순히 이기지 못한 것에 대한 답답함이 아니었다. 그는 “모처럼 홈 팬들 앞에서 좋은 결과와 스토리를 함께 보여주려고 했는데, 스토리는 보여줬다. 결과가 아쉬운 것에 대해선 우리가 좀 더 노력을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두 골을 먼저 내준 후 끈질긴 추격 끝에 원점으로 만든 스토리는 좋았지만 승리하지 못한 결과가 아쉽다는 얘기였다.

이어 “어떤 방법으로 승리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본다. 우리만의 축구가 아니고 프로 구단으로서 FC서울이란 팀은 현대 축구의 트렌드에 방향을 맞춰야 한다. 진일보한 축구를 서울이란 팀이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 안에서 팬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축구를 계속해서 지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인터뷰 때마다 강조하는 ‘수도 서울의 팀으로서 천만 시민에게 메시지를 선사하는 경기를 하겠다는 것’과 같은 맥락이었다.

감독으로서 성적에 대한 부담도 당연히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안익수 감독의 철학은 뚜렷했다. 그는 “우리가 지향하는 공격 축구에 대한 방법으로 결과를 내야 완성체로 태어날 수 있고, 그렇게 됐을 때 축구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안에서 진화하면서 완성체로 태어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성적에 급급해 정체성 없는 축구를 하기보단 뚝심으로 밀고 나가 스토리와 결과를 모두 잡는 축구를 하겠다는 강한 의지였다.

감독으로서 쉽지 않은 길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눈앞의 성적에 얽매이지 않고 팬들을 위한 축구를 통해 강팀으로 거듭나겠다는 건, 어찌 보면 자신의 축구에 그만큼 자신감이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40번째 시즌을 맞은 K리그도 이제 이런 축구를 하는 팀이 많아져야 한다. 서울 뿐만 아니라 많은 팀들이 팬들을 위한 축구, 리그 발전을 위한 축구를 지향하고, 스토리와 결과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길 응원한다.

*비욘더게임(Beyond the Game)은 축구 경기를 넘어 그 이상을 소개하는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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