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K리그1 수원FC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최근 5경기에서 4승 1무로 패가 없다. 하위권에 쳐졌던 순위는 수직 상승했다.
김도균 감독이 이끄는 수원FC는 올 시즌 도깨비 팀으로 통한다. 개막 후 3연패에 빠지더니 연승으로 분위기를 회복하고, 4-3으로 승리한 직후 다음 경기에서 3-4로 패하는 등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여주었다. 20경기를 치르는 동안 7승 4무 9패, 승점 25점을 따내며 6위에 올라있다.
눈에 띄는 것은 득점이 27점으로 12개 팀 중 3위인데 실점 또한 29점으로 꼴찌에서 세 번째란 점이다. 공격은 손발이 맞으며 잘 풀리고 있는데 뒷문 단속에는 애를 먹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최근 5경기만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4승 1무라는 쾌조의 상승세 속에 7골을 넣고 1실점만 했다.
공교롭게도 이 5경기에서 베테랑 수비수 신세계가 선발로 나와 풀타임을 활약했다. 상승세의 시작이었던 김천상무와의 16라운드 이전까지 그는 올 시즌 리그 5경기 출전에 그쳤다. 부상도 있었지만 그로 인해 보여준 것이 없어 김도균 감독에게 믿음을 심어주지 못했다.
그러나 32세 노장은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16라운드 김천전부터 20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전까지 5경기 연속 풀타임 활약했다. 주 포지션인 오른쪽 풀백은 물론 수원삼성과 대구FC전에서는 포백의 센터백으로 뛰며 팀의 무실점 승리를 이끌었다. 신세계의 가세로 불안했던 수원FC의 뒷문은 단단함을 넘어 쉽게 공략할 수 없는 요새가 되었다.
반전 활약의 배경이 궁금해 신세계와 직접 전화로 이야기 나누었다. 언제나 유쾌했던 성격 만큼이나 시원시원하게 인터뷰에 응한 신세계는 요즘 축구가 재밌다는 말로 활약의 비결을 대신했다. 이외에도 그는 최근 팀 분위기, 이승우를 비롯한 팀 동료들, 유튜브를 쉬고 있는 이유 등에 대해 전했다.
최근 컨디션 좋아 보이는데 실제로 어떻게 느끼나?
원래 여름에 몸이 좋다. 그래서 요즘 날씨가 더운데 몸이 너무 좋다고 느끼고 있다.
일정이 굉장히 빠듯한데 진짜 그런가?
일정이 빠듯해서 힘든 것도 있는데, 좋은 음식 먹으면서 뛰고 있다. 그리고 팀이 너무 잘 나가고 있기 때문에 뛰는 것 자체가 기분이 좋다.
상승세라 팀 분위기도 좋을 것 같다.
지금 분위기 너무 너무 좋다. 사실 초반엔 많이 못 이겼을 때도 팀 분위기가 나쁘진 않았는데 아무래도 승리가 없다 보니 쳐지는 경향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성적도 좋으니 분위기도 너무 좋다.
수원FC반등 시점이 신세계 선수 선발 출전과 비슷하게 맞물린다.
에이,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그런데 내가 경기에 나서면서 그런 것 같기도 해서, 팀에 기여를 한 것 같아 열심히 하고 있다.
코칭스태프나 선수들 사이에서 승리요정으로 통할 만도 할 것 같다.
선수들 사이에선 우스갯소리로 나오긴 한다, 하하.
또 최근에는 멀티 플레이어로 활약한다. 어떤가?
지금까지 수비형 미드필더나 사이드 백, 스리백의 센터백 등 여러가지 많이 봤는데, 새로운 포지션을 본다는 게 너무 재밌다. 여러 포지션 보는 게 적성에도 맞다. 사실 수원삼성전 때 포백의 센터백을 처음 봤는데, 사실 스리백의 센터백과는 다르고 신체적인 부분도 좋아야 한다. 그래서 부담도 없지 않아 있었는데 결과가 좋아, 그 포지션도 잘 맞는 것 같다고 생각된다.
감독님의 피드백은 어땠나?
처음에 괜찮겠냐고 물어보시더라. 그런데 난 어디든 뛰게만 해주시면 좋다는 주의이기 때문에, 일단 선수가 경기에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처음이지만 해보겠다고 말씀드렸다. 결과적으로 믿음에 보답을 하게 되었다.
올 시즌 팀을 옮기게 된 이유는?
일단 강원과 계약이 끝나게 됐다. 재계약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새로운 팀에서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 와중에 수원FC와 연락이 닿아서 이 팀에 오게 되었다.
시즌 초반엔 결장이 잦았다.
동계 때부터 몸이 안 좋았다. 무릎도 안 좋았고 잔부상이 있었다. 억지로 해보려고 했는데 시간이 필요한 부상이었다. 사실 감독님이 나에 대한 확실한 믿음이 서지 않았던 시기다. 훈련 때 보여드리고 어필할 시간이 짧았던 것 같다. 그런데 이제는 팀 성적도 나고 있고 나도 팀을 위해 희생하고 있기 때문에 감독님도 생각을 좀 해주시는 것 같다.
올 시즌 수원FC 하면 이승우 선수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다. 같이 생활해 보니 어떤가?
맞다. 사실 나도 처음에는 언론에 비춰지는 모습만 보고 생각했다. 그런데 겪어보니 정반대까진 아니지만 너무 달랐다. 기본적으로 프로페셔널한 모습이 굉장히 인상이 깊었다. 운동을 진짜 굉장히 열심히 한다. 정말 성실하다. 난 나이가 있어서 훈련 한 시간 전에 보강 운동을 하는데 승우도 보강 운동을 같이 하는 멤버 중 한 명이다. 훈련 때도 집중 잘 하고 팀 분위기도 많이 올려준다. 진짜 여러모로 팀에 도움을 많이 주는 선수다.
경기장에서는 골 넣고 셀러브레이션 하며 끼를 발산한다. 훈련장에서도 그런가?
하하, 훈련장에서는 춤까지 추진 않는다. 셀러브레이션 때문에 막 튀는 선수일 것 같지만 그렇진 않다. 집중할 땐 집중하면서 팀 분위기를 올리려고 한다. 락커룸에서 승우가 음악을 트는데 그런 것도 너무 재밌다.
한국프로축구연맹그런데 사실 끼 하면 신세계 아닌가?
그렇다. 그래서 둘이 잘 맞는다. 승우랑 밥도 같이 제일 많이 먹는다. 요즘 날씨가 덥다 보니깐 보양식을 자주 먹는데 승우도 그 멤버다. ‘스테미너 멤버’다. 나와 승우, 김현, 라스 이렇게 멤버다. 특히 라스가 보양식을 엄청 잘 먹는다. 낙지전복삼계탕을 좋아하고 장어도 좋아하고, 소고기도 자주 먹는다. 보양식 먹는 걸 좋아한다. ‘스테미너 멤버’들이 요즘 보양식만 찾아다니고 있다.
수원FC는 유튜버를 두 명이나 보유한 팀이다. 박주호와 신세계. 근데 요즘 유튜브를 왜 자주 안 하나?
아이가 둘 있고, 또 축구가 요즘 너무 재밌어서 축구에 전념하느라 콘텐츠 생각을 잘 못하겠다. 축구 관련 콘텐츠를 할까 생각도 하는데 그건 좀 오그라드는 부분이 있어서 못하고 있다. 그래서 어떻게 재밌게 축구 콘텐츠를 풀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 팬들과 소통하고 싶은데 마음처럼 쉽지는 않다.
팀 분위기 때문에 안 하는 것은 아닌가?
그런 건 전혀 없다. 주호 형 유튜브 ‘캡틴 파추호’ 라이브 방송도 참여했었고, 주호 형이 또 콘텐츠 꼭 같이 찍자고 하셔서 ‘캡틴 파추호’도 곧 나갈 것 같다. 제 것도 콘텐츠 생각을 해보고는 있다. 사실 승우한테 춤 배우는 콘텐츠 한번 할까 생각 중이다. 그럼 조회수 좀 잘 나오지 않을까?
배우고 난 뒤, 경기에서 골을 넣고 셀러브레이션으로 하면 잘 나올 것 같다.
맞다, 그렇다.
토트넘과 경기하는 팀K리그 명단이 발표됐다. 수원FC는 라스와 이승우가 간다. ‘내가 요즘 잘하는데 왜 난 안 뽑혔지?’라는 생각은 혹시 좀 들지 않았나?
하하, 손흥민 선수와 붙어보면 좋은 경험이 될 것 같긴 하다. 자신은 있는데 우리 팀에 좋은 선수가 많아서 생각은 안 하고 있었다. (주 포지션인 우측 풀백에 서면 손흥민과 맞붙었을텐데…) 사실, 하고 싶다는 생각은 많이 해봤다. 그런데 좋은 선수들이 너무 많다. 라스나 승우, 주호 형도 있다. 그래서 갈 생각은 안 했다.
올 시즌 목표는 무엇인가?
지난 시즌 수원FC가 5위를 차지했다. 이번에 수원FC로 오면서 열심히 잘해서 AFC 챔피언스리그에 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수원삼성에 있을 때 ACL에 많이 나가봤는데 너무 좋은 경험이었다. 선수로서 아시아에서 대결한다는 게 너무 재밌었다. 은퇴가 언제일지 모르겠지만 은퇴하기 전에 수원FC에서 꼭 ACL을 나가보고 싶다.
홈 팬들이 많아지고 있다. 한 말씀 드린다면?
홈 경기 때 많은 팬들이 오신다. 기대를 충족시켜 드려야 한다. 무더운 날씨에 오셔서 감사드린다. 선수들도 홈에서 강하다고 생각한다. 홈에서 더 화끈한 경기 보여드릴 자신 있으니, 더운 여름에 경기장 오셔서 시원한 경기 보셨으면 좋겠다.
한국프로축구연맹#비욘더게임은 축구 경기 그 이상의 스토리를 전합니다.
글 = 김형중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골닷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