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한국프로축구연맹

[김형중_비욘더게임] 감독과 선수의 신뢰가 쌓였을 때 이루어지는 일

[골닷컴] 축구도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다. 피치 위에서 뛰는 11명의 선수들 뿐만 아니라 벤치에 있는 감독과 코칭스태프, 그리고 지원스태프까지 혼연일체로 한 마음이 되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때문에 그들 사이의 신뢰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1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는 통산 97번째 슈퍼매치가 열렸다. 경기는 원정팀 FC서울이 수원삼성을 1-0으로 꺾었다. 후반 12분 조영욱의 헤더 선제골이 그대로 결승골이 되었다. 조영욱은 U-23 아시안컵에 나선 뒤 경기 3일 전인 16일 밤에 귀국했지만, 예상을 깨고 선발 명단에 들어 승리의 주역이 되었다.

경기 전 안익수 감독에게 물었다. 시차 적응도 안 되었을 것 같은 선수의 선발 출전 배경이 궁금했다. “뛰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한 번 보시죠, 자신 있는가 봐요” 그의 답변은 명쾌했다. 뛸 수 있다는 선수의 의견을 존중했고 감독인 자신도 믿음이 있었다는 뜻이었다.

결국 조영욱은 100%가 아닌 컨디션 속에서도 제 역할 이상을 해냈고, 중요한 경기에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개인적으로는 시즌 3호 골이었고, 지난 3월 울산현대전 이후 약 3개월 여 만의 득점이 라이벌전에서 터진 것이었다. 안익수 감독은 경기 후에도 제자에 대한 신뢰를 보냈다.

“상당히 마인드가 좋은 선수고, 아시안컵에서 기대치에 못 미친 것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소속팀에서 그런 걸 만회하고자 했어요. 영욱이가 많이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앞으로 이런 모습들이 자주 나왔으면 좋겠네요”

조영욱한국프로축구연맹

안익수 감독만이 아니었다. 조영욱도 자신을 믿어준 감독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우선 슈퍼매치라는 경기를 뛰고 싶었고 컨디션이 100%는 아니지만 팀에 도움이 되고 싶었어요. 팬들이 응원해 주신 상황 속에 오래 뛰고 싶었고요. 자청한 것도 있지만, 감독님이 믿어 주셨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있었습니다”

서울은 승점 3점을 추가하며 6위로 한 단계 올라섰다. 아직 선수단이 원하는, 팬들이 원하는 순위는 아니지만 서울만의 특색 있는 축구로 K리그를 선도하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끊임없이 특유의 색깔을 입혀온 ‘익수볼’은 점점 진화하고 있다. 물론 경기에서 패할 때에는 실리를 챙겨야 한다는 부정론도 적지 않은 게 사실이지만, 선수단은 꿋꿋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추구하고 있다.

지도자와 선수, 모든 관계자 간의 신뢰가 쌓여야만 가능한 일이다. 아무리 좋은 축구를 시도한다고 해도, 결과가 좋지 않으면 분위기는 흐트러지기 십상이다. 하지만 서울에 이런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코로나 시대에 처음으로 재개된 믹스트존에서 지켜본 구단 구성원들의 표정에는 승리의 여운 뿐만 아니라 ‘할 수 있다’는 하나 된 믿음과 자신감도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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