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FC서울 수비가 급격하게 흔들리고 있다. 핵심으로 활약하던 센터백 김주성(24·산프레체 히로시마)의 이적 이후 공백을 메우지 못하면서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다. 이대로 뒷문을 개선하지 않는 한 파이널A 진출도 위태롭다.
서울은 지난 17일 김천종합운동장에서 끝난 김천 상무와 하나은행 K리그1 2025 26라운드 원정경기에서 2대 6으로 처참하게 무너졌다. 전반과 후반에 각각 3골씩 허용하며 굴욕적인 패배를 떠안았다. 승점 37(9승10무7패)로 제자리걸음을 한 서울은 5위에 머물렀다.
한 경기에서 6실점 이상 헌납한 건 서울 구단 역사상 4번째다. 럭키금성 황소 시절이던 1987년 10월 10일 포항제철 아톰즈(현 포항 스틸러스)에 1대 7로 패했고, 안양 LG 치타스 시절이던 1997년 4월 12일 부천 유공(현 제주 SK)에 1대 7로 무너졌다. 2020년 6월 14일에는 대구FC에 0대 6으로 참패했다.
사실 서울의 수비 불안은 예고됐던 일이다. 이달 1일 핵심 센터백 김주성이 히로시마로 이적하면서 떠났기 때문이다. 김주성은 올해 경고 5회 누적으로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1경기를 제외하고 전 경기 출전할 정도로 수비의 핵이었다. 특히 파트너 야잔과 함께 좋은 호흡 속 철벽을 구축했다. 김주성과 야잔 덕에 서울은 저조한 득점력에도 승점을 획득할 수 있었다.
서울은 김주성을 떠나보낸 후 그를 대체할 센터백을 찾아 나섰다.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이상민과 이한도 모두 복귀 시점이 불투명한 데다, 2003년생 박성훈은 아직 경험이 부족해 안정감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다만 우선적으로 고려했던 센터백 영입에 난항을 겪었고, 결국 정태욱을 임대로 데려왔다.
그러나 정태욱은 지난 1년 동안 거의 경기를 뛰지 못해 실전 감각이 떨어졌고, 그전에 전북 현대에서도 부진했던 터라 의문부호가 따라붙었다. 결국 우려는 현실이 됐다. 정태욱은 2경기 동안 기존 선수들과 호흡에서 문제가 발생한 데다, 판단 미스를 범하면서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는 등 김주성의 빈자리를 채우지 못했다.
여름 이적시장 문이 닫힌 상황에서 서울은 내부적으로 문제 해결 방책을 찾아야 한다. 수비 조합에 변화를 주거나 수비 대형에 변화를 가져가거나 묘책이 필요하다. 서울이 올해 상위권에서 버티고 있을 수 있었던 건, 안정적인 수비 때문이었던 것을 떠올려야 한다. 서울은 지난 2경기를 치르기 전까지 23실점만 허용, 전북에 이어 최소 실점 2위에 올랐었다.
서울은 여전히 파이널A 진출할 수 있는 순위에 있다. 하지만 수비 불안이 발목을 잡고 있는 가운데 뒷문 단속을 못 한다면 올해 파이널A 진출에 실패할 수도 있다. 수비의 안정을 찾을 수 있느냐에 따라 올해 성패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