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김상식(48)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이 국적법이 개정되면서 전례 없는 대규모 귀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스페인 라리가 바르셀로나 유스 시스템인 라 마시아 출신 미드필더 헨드리오 아라우호(31·하노이)가 귀화 절차 마무리 단계에 진입했다. 현지에선 귀화 후 베트남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한 응우옌 쑤언 손(28·텝싸인 남딘)에 이은 새로운 슈퍼스타의 탄생을 기대하고 있다.
13일(한국시간) 베트남 매체 베트남 뉴스에 따르면 응우옌 꾸옥 투안 하노이 사무국장은 “헨드리오는 이번 시즌 국내 선수로 등록될 것이다. 현재 귀화 절차가 진행되고 있으며,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이렇게 말했다. 앞서 베트남 정부가 복수국적을 일부 허용하는 방향으로 국적법 개정을 통과시키자, 베트남축구협회(VFF)가 해외 베트남계 선수 귀화를 추진한 가운데 헨드리오가 마침내 귀화를 앞두고 있는 것이다.
VFF는 지난 6월 2027 사우디 아시안컵 최종예선 F조 2차전에서 말레이시아에 0-4로 대패할 당시 말레이시아가 아르헨티나 출신 귀화 선수를 여럿 출전시켰고, 이들이 득점을 터뜨리는 등 맹활약하자 이대로 가만히 있다가는 경쟁에서 뒤떨어질 수 있다고 판단하면서 해외 베트남계 선수를 귀화시키기 위해 다급하게 계획을 세운 후 추진했다.
100명 이상의 해외 베트남계 선수 명단을 확보한 VFF가 가장 적극적으로 귀화를 추진한 선수는 헨드리오였다. 바르셀로나 유스 시스템인 라 마시아 출신으로 줄곧 유럽에서 커리어를 이어오다가 지난 2021년 꾸이년 빈딘에 입단하면서 베트남으로 건너온 헨드리오는 이후 텝싸인 남딘을 거쳐 하노이 유니폼을 입었다. 특히 지난 시즌 베트남 V리그 1(1부)에서만 24경기 동안 10골(13도움)을 뽑아내며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았다.
VFF는 헨드리오를 귀화시키고자 곧바로 서류를 제출했고, 이후 조속하게 절차를 완료하기 위해 힘썼다. 그 결과 헨드리오는 현재 귀화 절차 마무리 단계에 있어 조만간 베트남 국적을 취득할 거로 전망되고 있다. 하노이가 이미 그를 이번 시즌 국내 선수로 등록한다고 밝힌 것도 곧 베트남 국적을 취득할 거란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만약 헨드리오가 귀화가 완료되면서 국가대표에도 발탁된다면, 베트남은 전력이 강해질 전망이다. 이미 베트남은 지난해 11월 귀화하면서 국가대표로 발탁된 후 올해 초 열린 2024 동남아시아축구연맹(AFF) 미쓰비시 일렉트릭컵에서 7골을 몰아넣으면서 우승을 이끌며 단숨에 ‘에이스’로 발돋움한 응우옌 쑤언 손으로 큰 재미를 봤다.
다만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에 따르면, 귀화 선수는 해당 국가에서 5년 동안 지속적으로 거주해야 국가대표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이에 따라 헨드리오는 오는 12월에 국가대표 자격을 얻게 된다. 김 감독은 헨드리오를 꾸준히 관찰하다가 국가대표에 도움이 될 거라고 판단된다면, 12월에 발탁해 테스트해볼 거로 예상된다.
한편, VFF는 아라우호의 귀화가 마무리되는 대로 구스타보 산토스와 리마리오 고든, 마이클 올라하, 지오베인 마그노, 케빈 팜 바 등 해외 베트남계 선수들을 차례로 귀화시킬 계획이다. 이미 현지에서는 구스타보의 경우 베트남 국적 취득 자격을 충족해 조만간 귀화 절차가 마무리될 거로 전망하고 있다.
